인도의 정신적·정치적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존경한다. 간디는 인도의 독립운동을 이끈 민중의 지도자였다. 사춘기 때는 술과 여자에 빠지고 종교적 반항심도 생겼지만 심성이 착하여 두려움과 죄책감에 곧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간디의 인생에서 힌두교 철학은 큰 영향을 주었다. 물질적 욕망을 끊고 고통이나 기쁨, 승리나 패배에 동요되지 말라는 가르침이 인생의 방향타가 되었다.
영국에서 유학하고 귀국한 간디는 인도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어느 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의뢰한 소송을 맡았는데 이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자신이 남아공에서 겪은 철저한 인종차별의 심한 부당한 차별로 그는 옥살이를 반복하며 독립운동가로 변신했다. 간디가 만약에 남아공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인도의 변호사로 인도의 높은 계급이 받아오던 대우를 받으며 편안하게 생을 마칠 수도 있었다. 역사의 물줄기는 참으로 신비하다.
미카 예언자는 기원전 8세기경 혼란의 시기에 남유다에서 활약한 인물이다. 미카는 아시리아가 북이스라엘을 정복할 것이라 예언했고, 남유다왕국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어렵고 힘든 국제정세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엄청난 힘과 잔인함으로 무장한 아시리아는 여러 전투에서 계속 승리하며 이스라엘도 위기에 휩싸인다. 특히 이 무렵 이스라엘은 야훼 신앙마저 위기에 처하면서 더욱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다.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통치자들은 오히려 백성을 더 억압하고 끝을 모르게 부정부패에 빠져든다. 미카는 아시리아의 침공을 피해 예루살렘으로 피난하였는데 전쟁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도 위정자들이 저지르는 농민들에 대한 착취 현장을 목격하고 그들의 죄를 고발했다.
미카는 이스라엘에서 공공연한 부정과 불법을 고발하며 지도자들의 비리를 파헤치는 하느님의 분노를 전하고 있다. 권력을 자신의 사익으로 남용하는 고관들에 대해 정치 종교 지도자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일갈한다. 자신의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손 놓고 있는 사이 그 피해는 오로지 백성들에게 돌아가 더 피폐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카가 예언한 예루살렘의 멸망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전대미문의 메시지였다. 그러면서도 미카는 하느님은 마지막 때 결국 남은 자들이 번영과 행복을 누릴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 하느님께서 가져다줄 구원은 이스라엘 국가가 아니라 고통을 겪어낸 남은 자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남은 자들은 하느님의 뜻을 알고 실천하는 선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승승장구해도 시간이 지나면 불법과 부패는 결국 드러나 심판을 받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글_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