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셰브추크 상급대주교, “교황 깜짝 방문할 수도” 인터뷰 밝혀
[외신종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많은 희생자를 내며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프라우다’(Ukrainska Pravda)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이우-할리크대교구장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대주교가 최근 ‘자유 유럽 라디오’(Radio Free Europe)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교황 방문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교황 성하께서는 가끔 놀라운 일을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황은 우크라이나 방문 결정 한 달 전에 이 사실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청 공보실은 12월 27일 현재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주재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 대주교는 미국의 가톨릭계 통신사인 OSV 뉴스의 질의에 대해 “셰브추크 상급대주교가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며 “교황 성하가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기쁠 것이니 지켜보자”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은 여러 차례 논의된 바 있다. 특히 교황은 2022년 4월 2일 몰타로 향한 비행기 안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 수도 방문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월 21일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ón)과의 인터뷰에서는 “전쟁 종식, 휴전, 또는 적어도 인도주의적 구호 통로 구축을 위험에 빠뜨리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전했다.
또 2022년 6월, 로마에서 열린 ‘어린이 기차’(Children’s Train) 행사 중 교황은 “우크라이나에 가고 싶다”며 “하지만 그것이 세계 전체에 선보다 악을 더 가져올 수 있는 결정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3월 11일 라 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는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를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양쪽을 모두 방문하거나 둘 다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기대는 교황이 2024년 성탄 우르비 엣 오르비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이어지고 있는 지속적인 참상을 언급하며 조속한 전쟁 중단과 평화 협상을 촉구한 이후 제기되고 있다. 교황은 지난 12월 25일 “우크라이나에서 무기의 소리가 멈추기를 바란다”며 “대화와 만남의 문을 열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셰브추크 상급대주교는 오래전부터 교황 방문을 요청했다. 그는 2022년 4월 2일 교황이 몰타로 향한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교황이 가능한 대로 빠른 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주길 희망했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의 가톨릭교회와 정부 관계자들이 “교황 성하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새해에는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며 “정의로운 평화가 결국 우크라이나에 깃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기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모스크바로 특사를 파견해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교황은 2023년 6월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마테오 추피 추기경을 특별 특사로 임명, 우크라이나와 모스크바를 교대로 방문해 평화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교황청 애덕봉사부 장관인 폴란드의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2024년 성탄절을 우크라이나에서 지내고 있는데, 그의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9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