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치 주간’을 맞이하며

이승환
입력일 2025-01-06 17:26:13 수정일 2025-01-07 13:26:44 발행일 2025-01-12 제 342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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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매년 1월 18일부터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인 25일까지 한 주간을 ‘일치 주간’으로 지낸다. 다양한 전통과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그리스도의 뜻, 즉 ‘완전한 일치’를 지향으로 함께 기도하는 시기다.

올해 일치 주간은 더욱 특별하다. 모든 교회가 일치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초의 보편 신앙고백인 니케아신경이 완성된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의 해이기 때문이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는 올해 일치 주간 담화에서 “니케아신경의 시작인 ‘저희는 (...) 믿습니다’는 ‘나’의 믿음과 ‘당신’의 믿음이 동일하다는 의미”라며 “믿음의 핵심은 우리 모두 삼위일체에 속해 있다는 것이고 오늘에도 이 믿음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2025년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에서 올해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임을 상기시키며 희년이 교회 일치에 힘쓰는 기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천주교와 정교회, 개신교 등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를 중심으로 교회 일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교파를 불문하고 많은 신자에게 ‘교회 일치’는 여전히 먼 이야기로 여겨진다.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깊은 이해를 통해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노력은 부족한 현실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같은 그루터기에서 뻗은 수많은 가지다. 비록 가지로 나뉘어 있지만 그렇게 갈라진 교회가 일치를 위한 걸음에 여전히 나서는 것은 곧 교회의 근원을 다시 찾아나가는 사명임을 되새기는 일치 주간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