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청(소)년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교회의 변함없는 사랑 - 청(소)년 현실태

이승훈
입력일 2025-01-13 09:16:06 수정일 2025-01-20 14:08:26 발행일 2025-01-19 제 3426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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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성장은 환경과 타인 그리고 자기 자신과 심오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현대화와 가족 형태의 변화는 지나치게 개인에게 집중하게 하는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개인주의는 종종 개인과 그가 속한 자연적·사회적 환경 사이에 긴장과 갈등을 초래하거나, 외부 현실을 자신의 의식에 통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일종의 나르시시즘을 부추깁니다. 오늘의 위기는 바로 개인에게서 비롯되며, 삶의 계획이 오직 자신과 개인적인 자원에만 의존하는 데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청소년기의 신체적 성장과 성숙이 단지 주관적 요소들의 복합체로 축소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젊은이들 안에 깊은 이기심을 낳고 결국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나르시시즘이라는 개념은 최근의 사회적 변화가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다시 말해, 이는 우리 시대의 ‘자유로운’ 성격을 비교적 정확하게 묘사해 줍니다. 나르시시즘은 현대 생활의 긴장과 불안에 대처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나타내는 듯하며, 사회적·문화적으로 지배적인 환경들은 각자에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존재하는 나르시스트적 특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르시스트는 자신의 욕구를 타인이나 어떤 이상에 종속시키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이기적이며, 자신의 즉각적인 욕구를 초월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근시안적입니다. 이는 자족감과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특징지어지며, 이러한 폐쇄성은 대인 및 사회적 신뢰, 이웃 간의 유대, 사회적 연결과 협력, 그리고 선한 이웃 관계가 점차 침식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에 관하여 폴란드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구입하고, 즐기고, 버리는 소비자”로,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병철은 지나친 자기 긍정의 피로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소모하는 주체로, 슬로베니아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디카페인 커피나 칼로리 없는 탄산음료처럼 본질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자기중심적 모습을 비판합니다.

이런 끔찍함을 피하려면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에 참여해야 하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사명과 타인 및 창조된 세상에 대한 헌신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을 통한 계시는 무엇보다도 만남의 형태로 그 안에서 성령은 믿는 이의 삶의 본질을 ‘은총’의 체험 장소로 규정하도록 돕습니다.

개인주의와 나르시시즘에 실망하고 혼란스러워하던 청(소)년들은 세계청년대회 안의 만남을 통해 복음의 기쁜 소식이 오늘의 그들 가슴속 깊이 간직한 생명, 사랑, 평화, 기쁨에 대한 갈망에 진정한 답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습니다. 이는 ‘아무도 혼자서는 구원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형제애를 쌓아가는 법을 배우는 장소입니다. 청(소)년들은 젊고 살아있는 교회의 표징이며, 언어, 민족, 국가를 초월한 인간적 형제애가 가능하다는 본보기이자, 절망에 빠진 세상의 눈에 비친 빛과 희망의 불꽃입니다. 그들은 교회를 위한, 그리고 교회의 희망적인 예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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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박상일 대건 안드레아 신부(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수원교구대회 준비위원회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