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해악 낳게 될 것…충분한 토의 거쳐야”
[옥스포드, 영국 OSV] 영국 의회가 의사 조력 자살(doctor-assisted suicide)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신속 처리 안건으로 심사하고 있어 영국 가톨릭교회와 생명운동 단체들이 저지에 나서고 있다.
영국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인 웨스트민스터대교구장 빈센트 니콜스 추기경은 2월 4일 언론인들과 만나 “의회가 의사 조력 자살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모습”이라며 “의사 조력 자살 법안이 시행된다면 지속적인 해악을 낳고 영국 사회에 최근 수십 년 동안 겪어 보지 못한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니콜스 추기경은 생명운동 단체들이 의사 조력 자살 법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높이자 영국 가톨릭교회를 대표해 입장을 발표했다.
‘죽임이 아니라 돌봄’(Care Not Killing), ‘삶의 권리 영국’(Right To Life UK) 등 영국 내 생명운동 단체들은 “의사 조력 자살 법안은 충분한 토의도 거치지 않았고 시행에 있어 안전장치도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 의회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의사 조력 자살 법안은 말기 혹은 불치의 병을 앓는 환자가 법에 정한 요건 하에서 의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생명운동 단체들은 의사 조력 자살 법안이 실제 시행되면 장애인들이나 신체적, 정서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도 부정적인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사 조력 자살 법안은 2024년 11월 영국 의회에서 1차 심사를 통과했지만 아직 심사가 계속 진행 중에 있으며, 4월 25일 법안 통과를 결정짓는 투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운동가들은 의원들에게 유권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법안 통과에 반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