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제100차 전국회의를 열고 광복과 분단 80주년을 맞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을 다시금 이어가야 함을 천명했다. 특히 민화위는 작금 우리 사회에서 갈라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며 형제간의 화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리는 이러한 민화위의 현실 인식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며 특히 서로 간의 대립과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남북 관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과제는 항상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현재의 남북 관계 경색은 남한과 북한 당국의 민족 화해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데 크게 기인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지난해 말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가 얼마나 민주주의적 헌정 질서에 따라 이 혼란을 정의롭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와 국가의 미래가 크게 좌우되는 만큼 온 국민의 눈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남북 관계 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궁극적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상호 간의 강대강 적대적인 방식의 정책으로는 결코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역사적인 교훈이다. 어떤 경우에도 무력과 폭력으로 평화를 이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산적한 국가적 과제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도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항상 그 전제가 되어야 한다. 분단 80주년을 맞는 올해 그러한 지혜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