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 위한 활동 지속 다짐…「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30년사」 봉정 정순택 대주교, “한반도 안에서 증오와 미움의 마음 내려놓는다면 거룩한 회심의 표징 될 것”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3월 12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설립 3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정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1995년에 소박하지만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했다”며 “1970~80년대를 거쳐 오며 우리 사회가 인권과 민주화에는 관심이 높았지만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에는 소홀했던 것에 대한 성찰에서 서울 민화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서울 민화위 30주년 미사를 준비하면서 30년 전 창립에 참여했던 분들의 고민을 생각했다”며 “2010년 이후로는 남북 교류가 중단됐지만 서울 민화위는 남북 교류 재개 가능성이 열릴 때를 대비해 기도와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또한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한반도 상황을 언급한 뒤 “의심을 버리고 환대하는 자세, 무력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대화를 통한 평화를 구하는 마음은 우리의 회심에서 출발한다”면서 “한반도 안에서 증오와 미움의 마음을 내려놓는다면 거룩한 회심의 표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 교황대사 가스파리 대주교는 축사에서 “서울대교구 민화위가 지난 30년 동안 한반도 평화를 희망하는 등불이 돼 왔고, 오늘 이 자리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미사 중에는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프란치스코 신부)가 집필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30년사」를 봉정했다. 아울러 30년 전 서울 민화위의 초석을 놓은 서울 민화위 초대 위원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 1999년부터 서울 민화위 제2대 본부장을 맡았던 정광웅(요셉) 신부, 2003년 하나원에서 신앙을 접한 후 서울 민화위 봉사자와 직원으로 남북 화해 업무에 힘쓰고 있는 김미경(프란치스카 로마나) 씨에게 정 대주교 명의 공로패를 수여했다. 정 대주교는 서울 민화위 활동을 기도와 후원, 봉사로 돕는 데 헌신한 김경자(엘리사벳)·이금숙(알로이시아)·이재근(아드리아노) 씨에게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미사 후에는 프란치스코홀로 자리를 옮겨 축하연도 마련했다.
‘서로 용서하는 화해의 은총을 내려 주소서’를 주제로 봉헌한 이날 미사는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전 위원장 이기헌(베드로)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겸 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등이 공동집전했다. 미사에는 지난 30년 동안 서울 민화위에서 활동했던 사제와 수도자, 연구자, 봉사자 등이 참례했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한 서울 민화위는 광복 50주년이 되던 1995년 3월 1일 출범해 매주 화요일 명동대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기 시작했고, 남북이 하나 되는 것을 목표로 기도와 교육, 나눔이라는 세 가지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