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무덤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주님 어디 계신가요’
신상옥(안드레아)씨는 사순을 주제로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임 쓰신 가시관’ 등을 썼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부활’을 주제로 한 곡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에 작정하고 성경을 묵상하기 시작했다.
“성경을 묵상하면서 ‘말하고 싶어라’라는 가사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면 그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때부터 성경 장면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가사는 물 흐르듯 흘러나왔죠.”
그렇게 만들어진 ‘빈 무덤’은 오케스트라와 밴드 연주에 합창단과 함께 녹음했다. 곡의 길이만 해도 7분 남짓이고 음역대가 넓어 쉽게 부를 수 없는 곡이다.
“이 곡은 쓰러지기 직전까지 불러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부릅니다. 부활의 기쁨을 그냥 부를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죠. 라디오나 방송에서는 짧은 곡을 좋아합니다. 방송시간에 맞추기 위해서요. 그러나 ‘빈 무덤’을 만들면서는 그런 제약에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부활의 기쁨은 그런 것 아닐까요?”
■ 하느님의 어린양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성가는 신앙체험이나 기도를 통해 만들어지곤 한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청소년·청년 미사에서 많이 불리는 신상옥씨의 ‘미사곡’은 ‘취중’에 만들어졌다.
“1995년이었습니다. 결혼을 했고, 아기도 있을 때였죠. 그런데 제 마음은 방황 중이었습니다. 방탕한 생활을 할 때였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쾌락을 좇던 시기였죠.”
주머니는 두둑했다.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렇게 거리낌 없이 죄를 짓고 다녔다. 그리고 그 죄는 마음의 공허함을 불러왔고, 그 공허함을 평소 듣던 팝송이 달래주는 것 같았다. ‘Without you’, ‘You Needed Me’, ‘Evergreen’ 등 널리 알려진 곡들을 들으며 마음의 위안으로 삼았지만 한때뿐이었다. 허전함과 외로움은 계속 마음에 자리했고, 그럴 때 술을 마셨다. 그렇게 술과 죄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평소 사용하지 않던 코드 진행이 떠올랐다.
“여느 때처럼 술을 먹고 있었어요. 독한 술을 한잔 마셨는데 문득 선율이 떠올랐습니다. 기타를 잡고 평소 성가에서 잘 사용하지 않던 코드들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기타를 치며 흥얼거리는데 옆에 있던 유승훈씨가 너무 좋다고 이야기해 주는 거예요. ‘그래? 그럼 계속해보자’하는 마음에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 곡이 ‘하느님의 어린양’이에요.”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부르기도 하는 ‘하느님의 어린양’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솔직한 고백이며, 하느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고백이다. 그것 또한 하느님 계획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에서다.
“그 당시 제 음악성은 폭넓어졌지만, 죄의 결과는 외로움과 고독이었어요.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다시금 하느님께 돌아올 수 있었죠. 그 시기를 당당하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 것이 무엇 있을까요? 죄 많은 저를 들어 쓰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제 죄보다 하느님의 자비가 더 크시다는 것을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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