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422~435항 인간 구원 사명 위해 오신 예수 십자가 수난 속죄 제물로 바쳐져 하느님 자비 믿고 따르도록 인도 ‘예수’ 이름에 희망 걸고 기도해야
한 부잣집 아들, 루벤이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게 되어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시력을 잃은 아들에게 책이라도 읽어주도록 여자들을 고용합니다. 그런데 루벤은 고용된 여자들에게 손찌검을 하고 물건까지 집어던집니다. 아무도 그의 성질을 견뎌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고용된 마리라는 여자는 보통이 아닙니다. 그녀는 무력으로 성질 더러운 부잣집 도련님을 제압하고 끝내 자신이 읽어주는 책을 듣게 만듭니다.
마리는 괴팍하게 생긴 모습으로 태어나 부모에게까지 학대받으며 살아온 나이 많은 상처투성이 여자였습니다. 루벤은 조금씩 마리를 사랑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마리도 루벤이 싫지 않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루벤은 아름다운 마리를 상상합니다. 그런데 의학기술의 발달로 루벤이 백내장 수술을 받게 됩니다. 수술 전날 마리는 루벤을 떠납니다. 젊고 잘생기고 부잣집 외아들인 그가 자신의 흉한 얼굴을 보고 계속 사랑할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눈이 회복된 루벤은 마리가 자주 읽어주던 안데르센 동화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갑니다. 때마침 마리도 그 곳에 있었습니다. 루벤은 마리를 본 적이 없지만 체취로 단번에 마리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나와 함께 집으로 가요”라고 말합니다. 마리는 눈을 똑바로 뜨고 자신이 예쁜지 말해보라고 합니다. 루벤은 “예뻐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마리는 믿지 않습니다. 마리는 루벤을 뿌리치고 또 도망칩니다. 루벤은 어떻게 하면 마리가 자신의 사랑을 믿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그는 정원에서 차갑고 날카로운 두 개의 고드름을 잘라 자신의 눈을 찌릅니다. 그리고 정원 의자에 앉아 마리를 기다립니다. 그의 얼굴은 너무나 평온합니다. 마리가 곧 올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영화 ‘블라인드’(2007)의 줄거리입니다.전삼용 신부rn(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