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시간 온전히 상처 받은 예수 성심 위로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마리 베르노 수녀로부터 시작 환시로 본 원형 시간표 따라 회원 각자 정한 한 시간 동안 감실 안에 현존해 계시는 예수님 사랑에 자신을 봉헌 사제·수도자·평신도 상관없이 누구나 회원으로 활동 가능 현재 한국에는 55명 활동 중
전례력으로 6월은 예수 성심 성월이다. 예수 성심은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St. Margarita-Maria Alacoque, 1647~1690) 수녀가 예수 성심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공적 신심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성녀가 속한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는 예수 성심에 대한 신심을 발전시켜 왔고, 그 중심에 ‘예수 성심 수호대’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신앙인들이 예수 성심 수호대 회원으로서 예수 성심을 위로하고 있다. 예수 성심 성월을 맞아 예수 성심 수호대가 어떤 단체인지 알아본다. ■ ‘예수 성심 수호대’의 탄생 예수 성심 수호대는 성녀 마르가리타 수녀에게 발현한 예수 성심 메시지에 깊이 감동 받은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소속 마리 베르노 수녀(1825~1903)에게서 시작됐다. “동정을 바랐건만 허사였고 위로해 줄 이들을 바랐건만 찾지 못하였습니다.”(시편 69,21) 이 시편 구절의 탄식은 베르노 수녀의 영성을 잘 요약한다. 예수님께서는 성녀 마르가리타 수녀에게 상처 받은 성심을 보이며 은혜를 잊고 사랑을 배신하는 인간들로 인해 탄식했고, 베르노 수녀는 이러한 예수님의 메시지를 되새기면서 예수님께 위로를 드릴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베르노 수녀는 상처 받은 예수 성심을 둘러싼 원형 시계의 환상을 보게 됐다. 곧바로 동료 수녀들의 도움을 받아 원형 시간표를 제작했다. 베르노 수녀는 이때부터 기도단체의 이름을 ‘예수 성심 수호대’라 칭했다. 1863년 3월 13일 수녀 원장은 12시간으로 나눠져 있는 원형 시간표를 축성했고 공동체의 모든 수녀들은 각자 선택한 시간에 자신의 이름을 써 넣었다. 그렇게 자신이 정한 하루 한 시간은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했다. 감실 안에 현존해 계신 예수님의 사랑에 자신을 내어드리는 것이다. 예수 성심 수호대는 이렇게 시작됐다. 1년 후 비오 9세 교황(1846~1878)은 이 신심단체를 공식 인준하면서 자신을 첫 번째 예수 성심 수호대의 회원으로 봉헌했다. 곧이어 30여 명의 주교들과 110여 개 수도원에서도 예수 성심 수호대에 가입하면서 20개국에 전파됐다. 같은 시기인 1864년 마르가리타 수녀가 시복되면서 예수 성심 신심활동이 교회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되고 공표됐다.■ 예수 성심 수호대-예수 성심의 현존과 함께하는 시간
예수 성심 수호대 회원들은 하루 중 자신이 선택한 한 시간 동안 본업을 유지한 채 감실 안에 현존해 계신 예수의 성심 곁으로 마음을 모은다. 자신의 생각, 말과 행동, 기쁨과 고통을 모두 봉헌하며 예수님을 위로한다. 예수 성심 수호대의 목적과 존립 이유, 이상은 모두 상처 받은 예수 성심을 위로하는 것이다. 원형 시간표에는 창에 찔린 예수 성심 주위로 12시간을 의미하는 12개의 별이 있다. 각 시간을 주관하는 보호자의 이름 밑에 있는 해당 시간에 이름을 적으면 예수 성심 수호대의 활동이 시작된다. 모든 이름은 창에 찔린 예수 성심을 향해 있다. 전 세계 수많은 회원들은 매 시간마다 한마음으로 봉헌기도를 드리며 예수 성심을 위로한다. 예수 성심 수호대의 회원 자격은 따로 없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 상관없이 예수 성심의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할 수 있는 마음이 있는 신앙인이면 된다. 현재 한국에는 5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2005년 한국에 진출한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는 예수 성심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봉쇄수녀회 특성상 외부 활동이 제약되기 때문에 예수회의 도움을 받으며 예수 성심을 알리고 있다. 예수 성심 수호대의 한국 회원은 1년에 두 번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 한국분원에서 모임을 가지며 수호대 서약식과 갱신식을 진행한다. 매월 첫 금요일에는 예수회센터에서 예수 성심 신심미사를 봉헌하고 있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