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8월 24일 김영삼 대통령과 김종구 법무부 장관에게 페스카마호 선상반란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 받은 전재천(39)씨의 사면과 형 집행 연기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 추기경은 탄원서에서 『사형수의 삶을 살고 있는 전재천씨가 저지른 죄는 엄히 다스려야 하나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는 진실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부여할 수 있도록 그의 형 집행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페스카마호 선상반란 사건과 관련 그동안 중국 내 조선족 동포들의 탄원서가 잇따랐으며, 국내에서도 종교 사회 단체 등에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해 왔다. 또 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비롯 노동자 관련 단체도 이들을 위해 영치품과 가족 입국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쳐왔다.
이번 김 추기경의 탄원서는 이러한 시점에서 제출돼, 그동안 이들을 위해 펼쳐온 운동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게 됐다.
김 추기경은 탄원서에서 지난해 8월 11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앗아간 페스카마호 선상반란 사건은 사형수 전씨 등 6명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그들이 살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어느 정도 정상을 참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또한 『지난날 일본의 압제에 못이겨 고향을 떠나 낯설고 물설은 중국 땅으로 건너갈 수밖에 없었던 조선족 동포들의 아픔과 조국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헤아려 이들을 보듬어야 될 것』이라고 밝히고 『병은 고치되 사람은 살리라는 말이 있듯이 전재천씨의 형 집행을 연기시켜 줘야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천재천씨 등 조선족 선원 6명은 지난해 8월 페스카마호 선원 11명을 집단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전원 사형을 선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