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새 학기, 새 환경에 스트레스 받는 청소년들 우울증까지 느낀다는데…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8-03-20 수정일 2018-03-21 발행일 2018-03-25 제 308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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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른 행동 있는지 관심있게 살펴야
가족력 비롯 학교·친구 등 복합적 원인, 치료 시기 놓치면 위험해질 수 있어
영성 높을수록 우울감 감소 효과, 교회 내 스트레스 해소 활동 마련해야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감을 느끼는 ‘새학기 증후군’이 나타난다. 이 시기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살필 필요가 있다.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남학생은 20.3%, 여학생은 30.3%에 달한다. 남학생 9.4%, 여학생 15.0%는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다고 한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중·고교생 6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다.

과거 성인들에게 주로 나타나던 우울증 증상은 청소년층은 물론 아동에게서도 발발하고 있다.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된 후 4~5월이면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감을 느끼는 ‘새학기 증후군’이 우후죽순 나타난다. 학업이나 따돌림 등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시기인 만큼 적절한 돌봄이 필요하다.

“평소 활발한 성격이어서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고 그런 거 좋아하는데 요즘엔 나가기도 귀찮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요. 주변에선 웃음도 많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고 우울해요.”(예비 고1 학생)

최근 포털 사이트에 한 청소년이 올린 글이다. 청소년 우울증에 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실제 많은 청소년이 비슷한 증상에 대해 고민하다 올린 글을 볼 수 있다.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현대 사회 모든 세대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청소년에게 발생하는 우울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발달 과정과 관련이 있다. 청소년기엔 이른바 ‘사춘기’라는 이유로, 정서적 증상을 간과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의 경우 인지 발달이 완전하지 않아 우울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충동적인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은 가족력을 비롯해 학교, 친구, 사회문화와 경제적 상황, 발달 과정에서의 문제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한다. 특징도 잘 드러나지 않거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해 우울증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우선 청소년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 청소년 스스로는 그 증상이 우울증인지 잘 인지하기 어려워 부모가 먼저 자녀의 행동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박지혜 팀장(서울시립보라매청소년수련관 생명사랑센터)은 “예를 들어 자녀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할 때 대부분의 부모는 뭔가 불편해서라기보다 일상적인 말처럼 듣고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녀의 변화된 행동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라형규 신부(살레시오아동청소년복지연구소 소장)는 ‘영성’, 곧 ‘종교’라고도 말할 수 있는 측면이 청소년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라 신부는 “영성이 높은 학생일수록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낮다는 결과가 나타났다”면서 “청소년들이 교회를 찾아 그들이 가진 욕구를 해소해 줄 수 있도록 만남과 활동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 신부는 지난해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시설 청소년의 스트레스, 영성, 삶의 만족도에 대한 상호 관계’도 규명한 바 있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부모의 돌봄으로 해결될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의 상황이라면 상담과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우선 상담을 위해선 여성가족부가 주관하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위탁 운영하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에서는 청소년에게 친숙한 인터넷을 활용해 가족갈등, 교우관계문제, 학업중단, 가출, 인터넷 중독, 진로 및 학업문제 등을 경험하는 청소년에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 방법도 어렵지 않다. 상담 전화 ‘1388’을 누르면 24시간 언제든지 상담이 가능하다. 홈페이지(www.cyber1388.kr) 채팅상담실, 게시판 상담실 등을 통해서도 자유롭게 상담 받을 수 있다.

교회 기관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심리 상담 시설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재단법인 살레시오회 산하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센터장 이창범) 상담팀에서는 청소년 심리와 관련한 미술·모래놀이 치료, 언어상담 등을 진행한다. 재단법인 서울가톨릭청소년회 산하 서울시립보라매청소년수련관 생명사랑센터(센터장 박세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청소년과 관련된 다양한 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문의 02-2051-3743 서울시립 청소년드림센터 상담팀, 02-834-1343∼4 서울시립보라매청소년수련관 생명사랑센터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