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의 맞춤형 지원’과 ‘미혼모 자신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자오나학교 교장 정수경(아가다·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 수녀는 이렇게 강조했다. 미혼모들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미혼모 지원 시설들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고, 미혼모 스스로 자립하려는 의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올해 3월부터 교장을 지내고 있는 정 수녀는 그동안 여러 미혼모 시설 관련 이야기를 들었고 많은 미혼모들을 봐왔지만, 이 두 가지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미혼모 지원은 일시적으로 그치거나, 미혼모의 자립으로까지 이어질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수녀는 미혼모들 각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교육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학생들마다 어휘 수준, 생활 습관 다 다릅니다.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모르는 친구가 있는 반면 어느 정도 돌볼 줄 아는 친구도 있습니다. 자오나학교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 수녀는 미혼모들이 자립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자오나학교에서는 미혼모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자립을 위해 교육을 받거나 공동생활을 하겠다는 각오를 하지 못해 입학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다.
때문에 정 수녀는 성경 속 자캐오가 스스로 나무에 올랐듯, 미혼모들도 자오나학교에서 생활하고 자립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캐오는 누가 등 떠밀어서 나무로 올라간 게 아니었습니다. 자기의지로 올라갔고, 나무 위에서 예수님을 뵙고 변했습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오나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나무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학생들이 자오나학교에서 행복한 삶을 계획하면 좋겠습니다.”
◆ 서울대교구 주교단도 미혼모 돕기 함께합니다
서울대교구 주교들이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캠페인에 동참했다.
서울대교구장이자 교구 생명위원회(이하 생명위) 위원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생명위 부위원장 손희송 주교, 생명의 신비상 시상위원장 유경촌 주교, 인재양성 기금 위원장 정순택 주교,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장 구요비 주교가 캠페인 동참을 밝혔다.
염 추기경은 12월 6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별관 1층 대회의실에서 생명위 운영위원 이동익 신부(방배4동본당 주임)에게 캠페인 후원금을 전달했다. 전달식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제26차 운영위원회 회의 중 열렸다.
염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를 포함한 주교 5명이 후원금을 모았다”며 “앞으로 교구 차원에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동익 신부는 “사회에는 당장 미혼모 지원 시설에서 떠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하는 미혼모들이 많다”며 “이들이 아이를 낳았다고 비난받기보다는, 책임지고 출산해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는 데에 박수 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