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에 나타난 은총을 다루며 최 교수는 ‘헨’에 대해 설명한다. 매력, 사람을 끄는 힘을 의미하는 헨은 신학적으로 하느님이 사람에게 가지는 호의, 사랑을 가리킨다.
최 교수는 “이사야서와 예례미야서에는 하느님이 베푸신 헨을 결코 거두시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등장한다”며 “성경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은 나를 바라보시는 사랑의 눈빛을 거두시지 않음을 알고 ‘내가 이러한 것을 했기 때문에 은총을 받을 만하다’라는 식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선행과 관련해 최 교수는 “선행과 은총의 관계에 있어 가톨릭교회의 확고한 가르침은 은총의 우선성”이라며 “선행을 베푼 만큼, 공덕을 쌓은 만큼 구원에 이른다는 생각은 인간에게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스콜라 신학자들의 ‘의합적 공로’ 개념을 언급하며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 어떤 선행이 공로로 인정된다는 이 개념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라며 공로를 내게 돌리는 것은 하느님을 향한 여정에 어울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은총론을 공부하며 자유로움을 느꼈다는 최 교수. 그는 “은총론을 공부하면서 ‘이렇게 살아야지 은총을 받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내 삶이 항상 은총 속에 있음을 깨달았다”며 “은총을 질료적으로 보지 않고 하느님은 늘 나와 함께 가시는 분이라고 이해한다면 나의 신앙, 그리고 은총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 책을 통해 은총을 제대로 이해하고, 은총이라는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으로 은총이 쓰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