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가톨릭 교회 교리서」 1030~1032항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기 위해 죽은 다음 거치는 ‘연옥의 정화’ 불로 단련받아 완전함에 이르러 지상에서부터 시작됨 깨달아야
개신교가 성경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 교리 중에 ‘연옥 교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이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요한 21,25)라고 하듯, 성경에 모든 가르침이 꼭 다 들어있어야만 한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연옥 교리가 없다면 이 세상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도 많이 감소합니다. 연옥은 실제로 이 세상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대통령을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 갔는데 갑자기 바지가 찢어져 엉덩이가 다 보이는 상황이 되었다면 그 상태로 대통령을 만나는 기쁨을 똑같이 누릴 수 있을까요? 대통령을 만나는 기쁨을 잠시 미뤄두고 바지를 기워입고 다시 나타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이것이 ‘연옥’이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영원한 구원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기에 필요한 거룩함을 얻으려면 죽은 다음에 정화를 거쳐야 합니다.”(1030) 하느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마태 12,20 참조) 아직 나비로 태어나지 못한 누에고치가 있다면 나비로 탄생할 때까지 기다려주실 것입니다. 아직 다 구워지지 않은 도자기가 있다면 다 구워질 때까지 기다리십니다.전삼용 신부 (수원교구 죽산성지 전담 겸 영성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