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걷고 기도하며 신앙 돌아보는 ‘GOD길’
서울·수원·의정부 청년도 참가
순례 중 묵주기도 725단 봉헌
청년들이 걷고 기도하며 일상의 활기를 되찾고, 신앙심을 고취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 청장년부(부국장 박수종 스테파노 신부)는 6월 18~19일 ‘잠시 GOD길에서 쉬었다 가세요’를 주제로 강화도 일대에서 제6기 청년도보성지순례를 진행했다. 6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순례에는 인천교구 청년뿐 아니라 서울·수원·의정부교구 청년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순례를 총괄한 박수종 신부는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과 삶의 갖가지 고민, 경쟁으로 지친 청년들이 순례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주님과 대화하며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순교자들의 삶을 묵상하며 각자 신앙의 초심도 기억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은 1일차 순례길을 ‘GOD(같)이 걷는 길’이라고 이름 붙이고, 인천교구청에서 출발해 내가성당, 인천가톨릭대학교, 노틀담 생태 영성의 집을 거쳐 갑곶순교성지까지 33㎞를 걸었다.
하느님께 다가간다는 의미를 담은 2일차 ‘GOD(갓)길’ 순례길에서는 강화성당, 진무영순교성지, 일만위순교자현양동산까지 17㎞를 걸었다. 청년들은 코스마다 순교 역사에 대해 배우고 순교자들의 신앙을 되새겼다.
특히 순례 내내 청년들은 기도 속에 머물렀다. 청년들은 ‘청년십자가’와 ‘평화십자가’ 두 개의 십자가를 번갈아 쥐고 걸으며 묵주기도를 바쳤다. ‘청년십자가’는 각자의 지향에 더해 함께 걷는 청년 모두의 지향을 떠올리며 쥐고 가는 십자가이고, ‘평화십자가’는 한반도 평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염원하며 쥐고 가는 십자가다. 청년들은 묵주기도 5단을 바칠 때마다 십자가에 매달린 끈에 매듭을 하나씩 엮고, 기도를 마치면 뒷사람에게 십자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도를 이어갔다. 순례 동안 청년들이 엮은 매듭은 145개로 묵주기도 총 725단이다. 청년들은 인천교구 성모당에서 봉헌한 파견미사에서 이 두 십자가를 봉헌했다.
참가자 나연혜(엘리사벳·30·인천 부평4동본당)씨는 “고비라고 생각한 순간에 십자가의 길이 생각났다”며 “이보다 더 힘든 길을 걸었을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 없었고, 그동안의 신앙 여정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봉사자 윤태용(미카엘·36·인천 부개동본당)씨는 “걷는 순간만큼은 모든 근심을 잊게 되는 체험을 했다”며 “함께한 다른 분들도 각자의 고민을 털어 버리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 시간이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