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보고 싶은 가족들도 만나고 싶은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병을 얻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제와 수도자와 평신도 선교사들은 왜 그곳에서, 무엇 때문에 살아갈까하는 생각이 내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신부님께서 사목하고 있는 리퀴도이 마을은 올해부터 전기는 들어왔지만 정전되기 일쑤였고, 고지대이며 건기에는 받아 놓은 빗물로 목욕과 빨래와 주방에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기 전 신부님과 소통이 잘되지 않아서 오해하기도 했습니다. 8000여 명의 신자들을 돌보며 폭우로 무너진 학교 축대를 복구하고, 2~3일을 걸어야 가는 공소와 중·고등학교를 책임지는 교장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 몰랐었지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고독한 환경과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선교지 사제와 수도자들과 평신도 선교사들에게 더욱 따뜻한 관심과 사랑과 기도와 물질적 후원을 보내줬으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시면서 한국교회가 ‘기억의 수호자’요 ‘희망의 수호자’가 되어 주기를 당부하셨습니다. ‘기억의 수호자’로서 아시아 지역에서 고난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하기를 바라셨습니다. 복음을 널리 전하고 실천하려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을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받아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직암선교후원회 회원들과 청년들은 시노드 정신을 살려 하느님 안에서 친교의 정신으로 복음화를 위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캄보디아에서의 선교 활동과 올해 몽골과 치앙마이와 동티모르에 선교 활동과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라는 주님의 말씀을 사제나 수도자들만이 아니라 평신도들이 실천해 하느님을 증거하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됐으면 합니다.
저는 올봄 이탈리아를 순례하며 성당 안에 세워져 있는 시노달리타스 배너나 포스터를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세계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지역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시노달리타스와 선교는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 삶의 자리, 어디에서나 실현해야 하는 주님께서 저희에게 맡기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지역 교회와 교류하며 연대하는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과 직암선교후원회의 선교 사업이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복음화 방향이라고 믿으며, 많은 교우들이 서로 친교를 나누며 사명을 깨닫고, 함께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그 사랑 실천의 장을 내년 6월 동티모르의 선교 체험으로 열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글_정옥금 클라라(직암선교후원회 봉사자)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