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그리고 노동의 미래’ 토론회
기후위기가 발전소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 속에 교회가 극단적 생태중심주의에 반대하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는 11월 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그리고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나눴다.
석탄화력발전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 논의 속에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8418명은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노조 전체대표자회의 이태성 간사는 “조사에 따르면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 74%가 고용이 보장된다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정책에 찬성한다고 밝혔지만, 고용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찬성한다는 답변은 5.2%에 불과했다”며 “깨끗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서 그 과정에서 해고자가 발생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비롯되는 일자리 상실을 정의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박태주 선임연구위원은 “기후위기나 전환의 과정이 미조직 노동자나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피해를 집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면 이들과 연대하는 일 역시 정의의 문제에 속한다”며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된다면 차선은 기존의 숙련을 활용할 수 있는 동종 산업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사회적 지원을 고려해야 하며 정의로운 전환 기금의 설치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와 노동의 위기가 양립하는 가운데 교회는 인간 생명의 존엄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선태 주교는 “가톨릭교회는 기후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자연을 절대화하고 인간 존엄을 그 아래에 두려는 극단적 생태중심주의(「간추린 사회교리」 463항)를 반대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참된 생태적 접근은 언제나 사회적 접근이 연계돼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특히 지구의 부르짖음과 함께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49항)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