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개발 사업 반대 호소문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 교회 지도자들이 정부에 원주민의 땅을 빼앗는 새로운 이주 및 논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파푸아교회협의회와 원주민가톨릭사제연합은 11월 11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외국계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토지 수용이 열대우림과 생물 다양성, 원주민 토지 파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파푸아 남부 지역에서 굴삭기 200여 대를 동원해 예전 네덜란드인 정착지에 200만 헥타르 규모의 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은 비파푸아인들을 파푸아 지역 동쪽으로 이주시키려는 계획도 비난했다. 원주민 출신인 자야푸라교구 정의평화창조보전위원장 존 부나이 신부는 파푸아인과 파푸아 문화를 말살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부나이 신부는 “많은 사람들이 파푸아로 이주하고 있고 비파푸아인들이 기존의 파푸아 원주민들의 생활공간을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부나이 신부에 따르면, 현재 파푸아 지역에서는 파푸아인 7만5000명이 삶의 터전을 빼앗겼고 2018년 이후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파푸아인을 탄압하기 위해 2019년부터 군대를 파견했다.
파푸아 지역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은 호소문에서 정부에 수시로 밤방 유도요노와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의 농장 프로그램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시 논을 조성했지만 방치됐다”면서 “프로보워 대통령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에 영감을 받아 프로젝트를 반대한다면서 “원주민들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지킬 권리가 있으며, 이 땅은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원천”이라고 밝혔다.
파푸아 지역에는 430만 명이 살고 있으며, 그중 15.6%의 가톨릭신자를 포함해 85%가 그리스도인이다. 파푸아인들은 인도네시아의 지배로부터 자유롭길 바라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군대를 파견해 이를 억압하고 있다. 이 지역은 세계 최대의 금광을 비롯해 천연가스와 광물, 목재, 팜유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