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CPE 한국지부장 우기홍 선교사 혼인 성소 위한 만남 이끄는 ‘지저스 시그널’…2년간 부부 두 쌍 탄생시키며 큰 인기
“청년들을 보면 남 같지 않아요. 저도 지난날 10년 넘게 우울증이 심하다가 동생 때문에 기도 모임을 나가며 하느님을 대면하게 됐고, ICPE 초기 멤버인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했죠.”
가톨릭 세계복음화 ICPE 선교회(이하 ICPE) 한국지부장 우기홍(미카엘) 선교사는 일과 인간관계, 사랑, 신앙에 있어 부침이 많았던 지난 삶을 소회하며, 하느님을 만난 뒤 서울가톨릭연극협회 회원이자 성극(聖劇) 배우로 활동하게 된 이야기를 나눴다.
ICPE는 신자 대상 선교 단체로 교회 내 복음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청년 대상으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1920~2005)이 강조한 몸 신학을 중심으로 두고 이에 관한 여러 피정을 개최한다. 하느님 자녀로서의 정체성 피정, 청장년층의 혼인 성소를 찾기 위한 만남의 장인 ‘지저스 시그널’, 그 후속 모임이자 성·생명·사랑을 주제로 다루는 몸 신학 피정, 하느님과의 관계 치유와 회복인 SONE, 이혼한 신자들의 만남과 치유의 장인 ‘비긴 어게인’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이중 2022년부터 시작한 지저스 시그널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 지부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에 익숙해진 청년들이 만남을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론 만남에 갈증을 느끼는 걸 보며 많이 안타까웠다”며 “이들을 신앙 안으로 불러들이고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친교를 이루게 하며,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이고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저스 시그널에서는 2박 3일 동안 남녀 동수가 모여 미사와 강의뿐만 아니라 올림픽과 데이트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다. 현재 5차까지 진행된 지저스 시그널을 통해 두 쌍이 결혼하고 여러 커플이 탄생하는 등 실질적 결실도 맺었다. “점점 떨어지는 결혼·출산율을 보며 하느님의 창조 사업을 위한 일을 해보자는 비전으로 시작했다”는 지저스 시그널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보건복지부의 후원도 받고 있다.
참가자들은 일회성 만남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 지부장은 “지저스 시그널 1차~5차까지 모두 모인 단체채팅방도 있고 북클럽이나 공연 관람 등 후속 모임도 하고 있으며, 내년쯤 전체 기수가 모이는 운동회도 계획하고 있다”며 “단순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뛰어넘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친교의 충만함과 풍족함을 느끼는 기회이자, 그 완성인 혼인과 성가정으로 가는 첫걸음이 되는 피정”이라고 밝혔다.
청년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경험을 한 인생 선배로서 우 지부장은 본당과 지구 차원에서도 지저스 시그널 등의 피정 지원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달려가겠다며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희망했다.
“지저스 시그널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에 대한 바람을 읽었어요. 앞으로도 처음 설정한 선의의 목적과 교회 질서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참가자들이 영적·육적으로 새로 태어나는 여정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