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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N 심포지엄차 방한한 미얀마주교회의 의장·말라위 좀바교구장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10-23 수정일 2018-10-23 발행일 2018-10-28 제 311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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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해결하려면 세계교회 연대 필요”
두 나라 공통문제로 ‘젊은이 이주’ 꼽아
사목활동 이어가려면 재정 지원 절실

미얀마주교회의 의장 펠릭스 리안 켄 탕 주교(왼쪽)와 말라위 좀바교구장 조지 데스몬드 탐발라 주교가 손가락 하트를 그리고 있다.

아시아의 미얀마와 아프리카의 말라위, 서로 다른 대륙의 두 나라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난이다. 가난한 환경에서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미얀마주교회의 의장 펠릭스 켄 탕 주교와 말라위 좀바교구장 조지 데스몬드 탐발라 주교를 만났다. 두 주교는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 한국지부(이사장 염수정 추기경, 지부장 요하네스 클라우자, 이하 ACN 한국지부)가 마련한 ACN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나서기 위해 방한했다.

“가난은 우리의 친구예요. 인구의 5%만 부유하고 나머지는 의식주와 보건, 교육 등에서 소외되는 가난에 시달리고 있어요. 미얀마의 가톨릭교회는 복음화율이 1%에 지나지 않은 작은 교회지만 가난한 환경에서도 힘차게 복음화 활동을 하고 있어요.”

탕 주교는 미얀마교회는 교육과 보건, 자선활동을 통해 미얀마에 복음의 정신을 퍼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과 종교간 대화에 중점을 둔다. 그는 “미얀마는 로힝야와 카친 분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라면서 “대화와 교육을 통해 서로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동남부에 있는 말라위에 가톨릭교회가 전래된 것은 100여 년 전으로 말라위교회는 비교적 젊은 교회에 속한다. 하지만 개신교인을 포함한 그리스도인은 전체 인구의 65%에 이른다. 무슬림이 25%며 나머지는 토속종교를 믿는다.

탐발라 주교는 종교간 갈등은 없는 편이지만 근본주의자들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탐발라 주교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비난하며 그리스도인들을 개종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무슬림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돼지고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려고 로비도 한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공통된 문제는 젊은이들의 이주다. 탕 주교는 “가난과 분쟁을 피해 젊은이들이 타이와 말레이시아 등 이웃 나라로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탐발라 주교는 “젊은이들은 이웃의 부자 나라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 인신매매로 노예처럼 살게 된다”면서 “교회는 이들이 말라위 안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교들은 이 두 나라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교회의 연대를 요청했다. 탐발라 주교는 “한국의 성당은 고요하지만 한국 신자들이 말라위에 오면 미사 중 춤추고 노래하는 말라위교회만의 독특한 전례를 경험할 수 있다”면서 “서로 연대해 다양한 사목활동을 교류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탐발라 주교는 “한국교회가 말라위교회의 사목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탕 주교는 “이미 많은 한국의 선교사들이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고, 미얀마 신학생이 한국에서 공부하는 등 양 교회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얀마 교황대사인 장인남 대주교에게 각별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