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준비하면서 흔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모습과 실제로 성경이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가능한 한 성경이 표현하고 있는 모습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어요.”
200쪽 전체가 컬러로 인쇄된 책은 모든 페이지가 임씨가 그린 그림으로 채워졌다. 책장을 넘기며 그림만 봐도 성경 한 권을 모두 읽는 느낌이다.
동화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으로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했던 임씨는 어린이들이 그림만 봐도 성경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작가로서의 온 역량을 쏟았다. 임씨는 이번 책을 위해 그 시대의 의복과 건물, 음식 등을 조사했고, 성경의 표현을 그대로 그림으로 살리기 위해 고민했다. 그림 자체에도 정성을 들여, 색연필로 작업한 그림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수 백 장을 겹쳐서 한 장의 작품을 만들었다.
정성이 들어간 것은 그림만이 아니다. 긴 내용을 짧게 줄이면서 작가 개인의 생각이 개입되지 않도록 성 바오로 딸 수도회 수녀들과 수없이 회의하며 1년에 걸쳐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임씨는 “개신교 등의 어린이 성경은 작가의 생각이 많이 반영되는데, 이 책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걸 주기보다 아이들이 성경 그대로를 느끼게 해주려고 고민했다”며 “단어 하나하나, 조사 하나하나까지 신경썼다”고 말했다.
임씨는 이번 책에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축복을 담아 성경을, 신앙을 선물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임씨는 서울대교구 초등부에서 교리 교재를 만들기 위해 그림봉사를 했고, 가톨릭출판사의 잡지 「소년」에도 전례에 관한 그림을 그렸다. 또 어린이들을 더 이해하고 싶은 갈망으로 본당에서 주일학교 교리교사도 맡아 어린이들과 만났다. 그러면서 “어린이에게 신앙을 전해주고 싶은 부모님들의 간절함을 참 많이 느꼈다”면서 “책이 그런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정말 기도를 많이 했어요. 제 힘으로 완성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성당에 왜 가야하는지 모르는 어린이들이 성경을 가까이하고, 성경을 통해 하느님이 따듯하고 좋으신 분임을, 돌아보면 항상 손닿는 곳에 계신 분이라는 걸 알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