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 임신센터장 이영 교수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자연적이고 윤리적인 임신, 나프로 임신율 26% 넘어”
설립 2년 만에 100건 성공
심리치료 병행해 임신 도와

이영 나프로 임신센터장은 “나프로 임신성공률 26.4%라는 결과는 가톨릭교회가 지향하는 자연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결혼한 지 16년. 아이를 갖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는 한 부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 임신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받은 치료는 대단할 것이 없었다. 부인은 자신의 점액을 세 달가량 관찰해 차트를 만들어 임신이 가능한 날짜를 수치화했다. 이후 부부는 센터 상담 수녀와의 영성·심리상담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12월 심리상담을 마친 부부는 며칠 후 임신했다는 소식을 병원에 전했다. 이처럼 난임으로 힘들어하던 많은 부부들이 나프로 임신법을 통해 임신에 성공, 지난 4월 임신 100건을 달성했다. 센터 설립 2년 만에 얻은 성과다.

이영(요한 세례자) 나프로 임신센터장은 “‘자연적 임신(natural procreation)’을 줄인 나프로 임신법은 점액관찰법을 이용해 여성 스스로 생리주기를 관찰하고 기록된 차트를 통해 난임의 원인을 진단해 가임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라며 “가톨릭교회가 지향하는 자연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자연임신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임신 100건, 나프로 임신성공률 26.4%라는 결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프로 임신법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인공적인 피임방법이 반생명적이라는 입장을 회칙 「인간생명」을 통해 반포했고 미국에 설립된 교황 바오로 6세 연구소에서 그의 뜻을 따라 여성의 건강을 해치지 않고 피임할 수 있는 방법, 즉 점액관찰법을 개발했다. 이영 센터장은 나프로 기술의 핵심은 ‘가임기에 있는 여성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1970년대 당시 점액관찰법의 피임성공률은 80% 정도였고, 성공률 90%가 넘는 약보다 효과가 적다보니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이를 거꾸로 활용해 임신에 적용했고, 내 몸을 해치지 않고 주도적으로 임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나프로 임신법은 생리를 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적용할 수 있다. 실제 센터에서 최고령으로 임신한 여성은 만 46세이다. 이곳에 내원하면 차트작성법을 배운 뒤 심리상담에 들어간다. 3개월간의 차트작성만으로도 센터에 내원한 부부의 50% 정도가 임신에 성공했다고 이 센터장은 밝혔다.

또한 이 센터장은 나프로 임신법의 핵심이 심리치료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적게는 몇 년에서 많게는 16년간 아이가 없던 부부들이 심리치료를 통해 몇 달 만에 임신한 사례들을 직접 보고나면 생명의 탄생에 있어서 의료적인 방법뿐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