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원역사(창조부터 아브라함 이전까지의 역사)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이 노아 이야기다. 이 신부는 노아 이야기를 통해서 ‘신앙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느님은 타락한 세상을 쓸어버리기 위해 홍수를 일으켰고, 노아와 그의 가족, 그리고 하느님이 선택한 동물들이 방주를 통해 구원됐다. 답답한 방주에 갇혀있길 1여 년. 파멸의 물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노아는 하느님의 말씀만을 기다렸고 그 말씀이 들리자 그대로 움직인다. 사방이 어둠이고, 모두가 내게 대적하는 것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과연 우리는 하느님의 뜻만을 따르는 신앙인의 자세를 지킬 수 있을까. 책은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기다렸던 노아를 통해 신앙인의 모습을 배울 수 있다고 전한다.
그리스도인의 의무가 무엇인지는 이사야의 이야기를 통해 알린다. 성전에서 어좌에 앉은 하느님을 뵌 이사야는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한다. 그러자 천사 하나가 불타는 숯으로 그를 깨끗하게 만든다. 그때에 하느님이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해 가리오?”(이사야 6,8)라고 묻자 이사야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야 6,8)라고 답한다.
잘 나가던 젊은 귀족 이사야가 예언자라는 질곡의 삶으로 들어가게 된 계기는 하나였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고, 하느님을 찾지 않는 세태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입술로는 공경하지만 마음은 멀리 떠나있는 이들. 이사야가 만났던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지금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 신부는 이사야의 이야기를 통해 신앙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전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밖에 책은 신앙의 열정으로 승리한 유다 마카베오, 철저한 고독 속에 산 예레미야, 하느님에게서 도망치는 요나 등 구약성경 속 인물을 하나하나 살피며 그들의 삶을 이끄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게 돕는다.
이 신부가 오랜 시간 성경을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엮은 이유는 하나다. 많은 신앙인들이 성경과 친해지길 바랐기 때문이다. 이 신부는 “이 책은 학문적인 연구 서적이 아니라 제가 한 성경독서에 대한 기록이며 성경독서로의 초대장”이라며 “그러니 이 책에 머물지 말고 성경을 직접 펼쳐 읽어 달라”라고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