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방송 드라마에서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학부모 역할로 이목을 끌고 있는 ‘똑소리 연기자’ 탤런트 김나운(베로니카·서울 세검정본당)씨.
1985년 아역 배우로 시작해 1989년 MBC 공채 탤런트가 된 그는 “너무나 자연스러워 맡은 캐릭터들이 현실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물처럼 생명력을 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그만큼 캐릭터 연구가 철저하고 기본이 탄탄한 연기자로 꼽힌다.
그에게 지난 성탄절과 올 1월 1일은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시기로 기억된다. 지난해 8월 영세한 이후 신자로서 맞이하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 새해 첫날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김나운씨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을 통해 가톨릭에 대한 특별한 끌림을 가졌다고 했다. 그리고 2년여의 장고 끝에 지난해 초, 남편과 함께 집 가까이 위치한 성당을 스스로 찾았다. 딱 1년 전의 일이다.
“너무 늦게 하느님을 찾은 것 같지만, 또 하느님께서 조건없이 받아주신 듯해서 참 감사하다”고 밝힌 그는 “무언가 문 밖을 떠돌던 제가 이제 하느님이 계신, 믿음의 문 안에 손잡이를 잡고 들어서게 된 기분”이라고 신자된 소감을 표현했다.
하느님을 알고 난 후 1년 사이에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신앙을 통해 ‘나눔’ ‘봉사’의 진정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란다.
수 년째 소년소녀가장이나 결식 아동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김장 나눔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김씨는 이미 연예계에서도 활발한 나눔 활동으로 소문나 있다. 그런 그가 신앙인이 된 후 성가정입양원 봉사 등을 통해 ‘참 나눔’에 눈을 떠가고 있다는 것이다.
영세 후 본격적인 연을 맺기 시작한 성가정입양원 아이들은 이제 그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12월 13일에는 성가정입양원이 아기들을 위해 마련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공연장에서 남편 정수용(리카르도)씨와 함께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기도 했다.
“틈만 나면 입양원을 찾아 아이들을 만나는데, 귀에 대고 ‘엄마’라고 속삭이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살아있다’ ‘감사하다’는 느낌이 충만해짐을 느낍니다.”
“나눔은 가진 것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의 손을 잡아주고 눈을 한 번 마주쳐 주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임을 깨닫고 있다”는 김씨는 “이웃과 친구들에게도 이러한 나눔 행복의 바이러스를 적극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청하는 것은 항상 들어주셨고, 또 들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하느님이 그런 분이시란 걸 알아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을 용기를 주셨어요. 그런만큼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신앙인이 되고 싶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주일미사에는 반드시 참례하고 미사의 독서, 복음 내용은 줄쳐가며 마음에 담고 묵상한다는, 세칭 새내기 가톨릭 신자인 김나운씨에게서는 이미 신앙인의 깊은 내공이 묻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