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관할 지역만큼 수많은 장병들 신앙 못자리 대전·세종·충남 전역에 걸친 예하 부대 모두가 사목 대상 위문 방문과 민간본당 협력 등 거리 멀어 성당 못 오는 장병들 신앙적 돌봄 위해 역량 집중 훈련병·기간병·간부에 따라 맞춤식 교리기간 거쳐 세례 본당 활성화 위한 가족캠프도
군종교구 육군 제32보병사단 영내에 위치한 한밭본당(주임 우석제 신부)은 32사단이 대전, 세종, 충남 전역을 부대 관할로 하고 있는 만큼 본당 사목 역시 32사단 관할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워낙 넓은 지역의 사목을 맡고 있어 우석제 신부와 본당 공동체는 단 한 명의 장병이라도 더 찾아내 신자 군인에게는 신앙생활을 지속하도록 이끌고 비신자 군인에게는 천주교를 알려 세례를 주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전개한다. 한밭본당과 본당 소속 웅비대공소, 용호공소는 수많은 장병들에게 신앙의 못자리 역할을 해왔다. 웅비대공소는 육군 교육사령부 예하 방공학교 공소지만 한밭본당과 거리상 가까워 우 신부가 미사를 담당한다. 용호공소는 32사단 예하 연대와 203특공여단 장병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곳이다. 웅비대공소는 토요일 오후 4시30분, 용호공소는 주일 오전 9시, 한밭본당은 주일 오전 10시30분 각각 주일미사를 봉헌한다. 군사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예비신자 교리와 세례의 경우 훈련병과 기간병, 간부 신자로 구분해 실시하고 있다. 사단 내에 위치한 신병교육대대 훈련병들은 한밭본당 주일미사에 기간병, 간부들과 함께 참례하고 세례 받기를 원하는 인원은 4주간 교리교육을 거쳐 세례를 받는다. 훈련병들은 훈련 기간이 끝나면 자대 배치를 받고 타 부대로 이동하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다. 훈련병들에 대한 예비신자 교리는 예비역 육군 중령 출신인 백인기(요한 사도·73) 선교사가 열정적으로 맡고 있다. 기간병들은 10회 교리를 받은 후 세례를 받으며 간부들은 소속 부대 근무 상황 등을 고려해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교리교육을 받거나 통신교리를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백 선교사는 성당에 와서 교리교육을 받기 힘든 간부를 직접 찾아가 교리를 가르칠 정도로 군복음화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우 신부는 “백인기 선교사님은 저에게는 은인과도 같은 분”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밭본당은 32사단 예하 부대 전체를 사목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본당이나 공소에서 신앙생활 할 수 있는 부대는 많지 않다. 우 신부가 32사단 사목에서 고민을 집중하는 부분도 성당에 발길이 닿지 않는 신자 장병들을 어떻게 신앙적으로 돌보느냐 하는 점이다. 부대에서 가까운 민간본당과 협조해 주일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돕고 있고 해안 소초와 격오지 위문 방문도 매월 실시한다. 잠깐의 실수로 징계(영창) 수용 중인 장병들을 찾아 “여기서는 다시 만나지 말고 밖에서 만나면 꼭 인사하자”고 위로를 건네는 활동도 우 신부의 주요 사목 중 하나다. 본당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여름가족캠프’를 열었고, 남성 군인 신자들을 대상으로 올 6월 이틀간 마련한 피정은 성시간, 신앙강의, 렉시오 디비나 등으로 구성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32사단에서 군사목이 시작된 것은 1962년 12월 30일 이중권 신부(청주교구)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면서부터다. 32사단에 군사목이 시작된 지 20년 만인 1982년 8월 28일 ‘조치원 군인성당’을 준공했지만 이듬해 3월 3일 사단은 대전 갈마동으로 이전했다. 1988년에는 다시 충남 공주군 반포면 국곡리(현 세종시 금남면 국곡리)로 부대가 이전하게 되면서 같은 해 12월 24일 ‘32사단 성당’ 봉헌식이 열렸다. 1990년 4월 4일에는 다시 ‘창조대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성당을 준공해 봉헌식을 마련했다.
이후 1993년 성라파엘성당, 1996년 용호성당, 1999년 191연대성당 등의 공소를 봉헌하며 사단 예하부대와 인접부대 사목에도 힘을 기울였다. 대전교구에서도 32사단 사목에 협력을 아끼지 않아 1984년 10월에는 주교좌대흥동본당 주일학교 교사들의 지원으로 군인 자녀들을 위한 주일학교가 개설된 적이 있고, 2000년 무렵에는 대전교구 생활성가 봉사단이 매월 부대를 찾아 위문공연을 펼쳤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