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司祭(사제) 마음」理解(이해)할 터
지난 7일 제2대 마산교구장으로 임명된 장요셉 주교는 19일 오후 「아무도 모르게」 왜관 베네딕또 수도원으로 가서 성신의 특은을 특별히 간구하며 5일간에 걸친 피정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막차로 온 성소」를 받고 막내주교가 된 탓인지, 장 주교의 표정이며 몸짓은 무던히도 황송하고 수줍고 부끄러운 그런 것이었다. 장 주교가 자신의 주교 피명을 처음 알게된 것은 지난 8월 28일, 교황청 포교회 사무국장 콘웨이 몬시뇰이 부산교구를 방문했을 때. 그날 밤 11시, 모든 일정이 끝날 무렵 부산 최 주교는 당시의 부주교인 몬시뇰을 보고, 로똘리 교황대사와 콘웨이 몬시뇰이 묵고 있는 극동호텔로 가서 말동무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불어는 통하나 영어는 잘모르는 장 몬시뇰은 가기를 꺼렸지만, 최 주교의 태도가 워낙 막무가내여서 할 수없이 호텔로가, 밤 12시 30분까지 「베란다」에서 얘기를 나누다 각자의 방으로 헤어졌다. 바로 그때 로똘리 교황대사가 장 몬시뇰을 자기 방으로 불러들인 후 「라띤」말로 「일곱비밀」임을 전제하고 『교황성부께서 당신을 마산 주교로 임명했읍니다』- 그 자리에서 장 주교는 무거운 짐을 지기에는 너무 늙었으니 박력있는 젊은 사람이 좋지 않겠느냐고 두어번 사양했으나 『당신은 아직 젊고, 교황성부의 결정에는 반드시 하느님의 뜻이 있다』는 로똘리 대주교의 말에 결국 승복했다고. 소박한 「유모어」로 주위 사람들에게 밝은 웃음을 곧잘 선물하던 장 주교는 마산교구의 사목방침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손을 내저으면서, 50대에 주교로 임명된 일이 한국교회사상 처음이기에 「젊은 사제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최선을 다할 비장한(?) 각오를 비쳤다. 오는 10월 3일, 한국주교단 대표 김수환 대주교와 교황대사 로똘리 대주교를 비롯한 한국 순례단과 함께 「로마」로 갈 장 주교는 그곳에서 성성식을 갖기를 희망, 신청서와 교황대사의 추천서를 이미 교황청으로 보냈고, 착좌식은 10월 말경에 가질 예정. 12세때 영세입교하여 1938년 6월 11일에 사제로 서품된 그는 30년간의 사제생활을 통해, 가장 기뻤던 일은 역시 어느 작은 본당에서 5백여명에게 성세성사를 집전했을 때이고 가장 인상에 남는 일은 일제때 왜경(倭警)들이 성작에까지 손을 대며 행패를 부리고, 비밀얘기를 한다고 고백성사를 방해하는 등 박해를 받던 일이라고. 장 주교의 동기생으로는 현재 대구의 서정길 대주교, 부산의 최재선 주교 매일신문사장 김영호 신부 해운대에서 휴양중인 박 신부 등 5명뿐 가족은 당년 75세인 편모 지데레사 여사와 남동생 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