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의 복사 서는 모습 보며 동생들도 자연스럽게 참여 밀어주고 끌어주며 신앙 키워…"늘 옆에 계신 하느님 느껴요"
대전교구 당진본당(주임 김경식 미카엘 신부)에는 닮은 듯 다른 4명의 복사가 있다. 베스트 복사, 선생님 복사, 끈기있는 복사, 똘똘이 복사까지. 안정현(16·베드로)·안서연(14·요안나)·안지환(12·레오)·안지훈(9·요셉) 4남매가 복사를 서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하느님을 향한 사랑만큼은 한마음이다.
둘도 셋도 아닌 네 명이 모두 복사가 된 데는 맏이의 영향이 컸다. 셋째 지환 군은 “형이랑 누나가 신부님 옆에 서서 미사를 돕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신기해서 3학년이 되면 꼭 복사를 하겠다고 다짐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막상 제대 위에 올라가니 너무 떨리기도 하고 친구들이 누가 왔나 궁금해서 자꾸 고개를 돌리다가 형이랑 누나한테 혼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첫째 정현 군은 “동생들에게 복사를 하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저를 보고 함께해 준 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든다”며 “미사에 늘 같이 가고 함께 기도하다 보니 서로 우애가 돈독해지고 신앙을 같이 키워나가며 가족 간에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야무진 둘째 서연 양은 동생들의 복사 선생님이다. 지환 군은 “누나는 제가 복사를 처음 할 때 제대 위에 올라가 신부님 역할을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려줬다”며 “형이 ‘베스트 복사’라면 누나는 친절하게 알려주는 ‘선생님 복사’”라고 말했다. 서연 양은 “동생을 믿고 있지만 오빠도 있고 저도 있으니까 처음에 완벽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상세하게 알려줬다”고 전했다.
이제 복사 한 달 차인 막내 지훈 군은 수녀님의 간식에 넘어가 복사가 됐지만 누구보다 똘똘하게 복사를 서고 있다. 그래서 형제들은 지훈 군에게 ‘똘똘이 복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복사를 서면서 사제의 꿈을 갖게 됐다는 지훈 군은 “신부님이 성체를 들어 올릴 때가 너무 멋있어서 신부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미사 전에 초를 켜는 게 제 역할이지만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동생들에게 신앙의 등대가 돼 준 맏이, 동생들을 태운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돕는 둘째, 막내가 힘들지 않도록 함께 손을 잡아 준 셋째까지. 네 남매가 탄 배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네 남매에게 함께 복사를 서면서 알게 된 신앙의 기쁨을 묻자 “하느님이 늘 옆에 계시다는 것을 알게 돼 힘든 일이 있을 때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것을 알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