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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예수님은 나에게 누구이신가?(4) - 서로 간의 사랑

이승훈
입력일 2025-03-18 13:38:41 수정일 2025-03-18 13:38:41 발행일 2025-03-23 제 343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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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아도 신체가 불편해도 분과위원이 될 수 있나요?” 나는 하고자 하시는 분은 모두 분과위원으로 모셨다. 생태영성의 길은 나이가 많아도 신체가 불편해도 다 같이 잘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간의 사랑만 잘 유지할 수 있다면!

이런저런 사정으로 활동을 못 할 때도 생긴다. 그러면 미안한 마음에 아무 도움도 못 되느니 차라리 그만둘 결심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분께 공동체 안에 남아 기도로써 공동체를 지탱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하느님께서는 시련 중에 당신께 의탁하는 사람들과 더 가까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나약할 때 영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하기도 한다.

초자연적인 사랑은 자연적인 사랑을 제외시키지 않는다. 분과 활동을 위해 모이는 것 외에도 서로를 알아가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상대방이 원한다면, 더 가까이 다가서서 서로를 돌본다. 이런 시간을 내어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으면서도 세속적인 친교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다른 봉사직을 위해 떠나거나 다른 봉사를 하다 되돌아오는 분도 계신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어 온 사람들의 관계가 세속적으로 변질되면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도 버티기 힘들다. 이러한 일들을 경계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서로의 영적인 성장을 돕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을 성실히 하고자 한다.

우리는 부족함이 많다. 그래서 서로에게 선물이 될 수도 있지만, 단순한 친교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갈등도 생긴다. 이때에는 서로에게! 목숨을 내어주는 사랑이 요구된다. 그러지 못하면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목숨을 내어주더라도 갈등은 해결되지 않는다. 드물지만 진리 안에서 서로 충고하며 악습을 고쳐가기도 한다. 이를 허락하신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이처럼 우리는 모든 활동에 앞서 복음적인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사랑이 결핍된 최선보다는 사랑이 감도는 차선을 기꺼이 선택하고 역할 분담을 했어도 항상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한 분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여러 차례 일을 하거나 이미 결정된 사항을 미룰 때도 있다. 늘 서로의 사정을 살피고 기도가 필요한 분을 위해 마음을 모은다. 활동을 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분들이 바쳐주시는 기도에 감사하며 모든 공로를 함께 나눈다. 궂은일일수록 더욱 솔선수범하시는 분과위원들이 계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렇게 함께 기도하고 봉사하는 가운데 자라난 서로 간의 사랑은, 우리를 내적·외적으로 성장시키고 작지만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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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안현정 소피아 (수원교구 제1대리구 용인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