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청년, 희망의 현재 진행형]
팬데믹 이후 청년들의 탈종교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향한 지금, 청년을 ‘현재’의 주인공으로 환대하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동행한 예수님처럼 청년과 동반하는 교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교사 없이 신앙을 받아들인 유례없는 신앙의 역사를 지닌 한국교회. 그 창설의 중심에는 청년들이 있었다. 첫 세례자인 이승훈(베드로)이 세례를 받았을 때, 첫 사제 김대건(안드레아)이 사제품을 받았을 때, 그들은 20대 청년이었다. 그리고 1927년 가톨릭신문을 창간한 이들 역시 청년이었고, 천주교 민주화운동의 최전선에 서있던 것도 청년이었다.
그러나 청년들의 열정으로 타오르던 교회는 이제 옛말이 된 듯하다. 청년층의 감소세는 이미 진행 중이었지만, 팬데믹을 기점으로 더욱 큰 폭으로 청년 신자가 감소하고 있다. 본당 청년미사에 참례하는 청년의 감소는 이를 더욱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은 청년 세대가 더 이상 영성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종교를 떠난 많은 청년들이 자신을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인’(Spiritual But Not Religious, 이하 SBNR) 존재로 여기며, 제도화된 종교를 떠나 개인화된 신앙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적 갈망을 지닌 청년들이 정작 영적 보화를 지닌 교회에서 영적인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유를 청년을 ‘미래의 희망’으로만 여기는 교회의 태도에서 찾았다. 청년들을 현재 교회를 일구는 주역으로 환대하지 않고, 미래의 주역, 다시 말해 아직은 주역이 아닌 존재들로 대하는 모습에 청년들이 교회에 대한 매력을 잃고 떠나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회 밖으로 떠난 청년을 찾는데 소홀했고, 영적인 것을 갈구하는 청년들에게 성소(聖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사목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런 실태 속에 WYD를 준비하는 한국교회의 여정이 청년들을 다시 ‘희망의 현재 진행형’으로 회복시킬 기회로 주목받는다.
서울 WYD 기획사무국을 비롯해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 등 준비부서들은 청년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사목자들이 그 과정에 동반하는 시노달리타스적 청년사목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방적으로 청년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존의 사목방식에서 벗어나,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 교부들이 제안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청년사목 모델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에서 “세속에 물들지 않으며 흠 없이 완벽한 청년 사목을 주장하다 보면, 우리는 복음을 진부하고 무의미하며 매력 없는 명제로 만들어 버려, 엘리트에게만 적합한 것이 되고 만다”면서 “엘리트주의를 버리고 기꺼이 ‘대중적’이 되고자 할 때, 청년 사목은 점진적이고 존중하는 여정, 인내로우며 희망차고 지칠 줄 모르며 공감하는 여정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