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헌 주교가 12월14~15일 이틀간에 걸쳐 주교서품 및 착좌식을 갖고 제2대 군종교구장에 공식 취임했다. 이 주교는 14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한국 주교단의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주교 서품미사와 15일 오후 6시 군종교구 사제단 등이 함께 한 가운데 국군 중앙성당에서 거행된 착좌미사를 통해 초대 정명조 주교의 뒤를 이어 제2대 군종교구장에 착좌했다.
이 주교는 14일 김수환 추기경과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비롯한 한국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와 신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서품식에서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로부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임명장을 받았다. 또한 이 주교는 15일 오후 6시 국군 중앙성당에서 군종교구 신자들과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 착좌함으로써 교회법 382조에 따른 교회법적 취임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군종교구 8만여 신자들은 새 목자와 함께 2천년 대희년과 새로운 3천년기를 맞게 됨으로써 군 복음화에 정진할 수 있게 됨은 물론 남북한의 화해와 일치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이날 서품미사를 주례한 김수환 추기경은 훈시를 통해 『그리스도께서는 주교의 봉사를 통해 끊임 없이 복음을 선포하시고, 신자들에게 신앙의 신비를 거행하신다』며 주교직의 의미를 강조하고 『사랑의 고리 안에서 연결된 가톨릭교회 안에서 주교단의 일원이 되었음을 잊지 말고 모든 교회의 근심 걱정을 언제나 함께 지고, 어려움을 겪는 교회를 기꺼이 도와줄 것』을 당부했다.
이기헌 주교는 주교직무 수락과 서약에 이어 성인호칭기도가 바쳐지는 가운데 제단에 가장 낮은 자세로 엎드려 교구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하느님의 종으로서 참 목자의 길을 걸어갈 것을 다짐했다. 주교 서품식의 핵심인 주교단의 안수와 주교 서품기도 후 주례 주교가 크리스마 성유를 바름으로써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의 일원이 된 이기헌 주교는 하느님 말씀의 선포 직무를 상징하는 복음서와 주교 표지인 반지, 주교관, 목장을 받고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미사에 이어 열린 축하식에서 교황대사 모란디니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세기말과 새천년이 시작 되는 역사적인 시간에 2천년 대희년의 축제를 통해 교회가 이 주교에게 군종교구를 맡긴 것은 참으로 막중한 사명이며, 한국 군종교구는 현대사회가 요구하고 교회가 새로운 복음화 운동의 일환으로 선포한 지속적인 쇄신과 현대화의 길을 시작할 것』이라고 치하하고 『군종교구 모든 신자들이 사목적이고 선교적인 누룩으로서 자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미사에서는 군종교구 연합 성가단이 참석해 전례를 빛냈으며 군종교구 신자들은 교구민들의 기도를 모은 영적 예물을 이주교에게 전달하며 환영의 마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