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백민관 신부가 엮는 신약성서 해설] 360 십자가 밑에서 슬퍼하는 부인들

백민관 신부ㆍ가톨릭대 교수
입력일 2012-02-27 수정일 2012-02-27 발행일 1996-01-14 제 198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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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사가마다 다른 이름 서술
십자가 아래의 부인들 신원 다룬 이론 다양
(요한 19, 25)

형리 병사들은 예수의 옷가지를 나누어 가지고 앉아서 십자가 현장을 감시하고 있었다(마태 27, 36). 그들은 넷이서 형을 집행하느라고 힘이 빠졌을 것이다. 이때 예수의 목숨을 촌각을 다투고 있었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동안 예수를 따라 다니며 시중을 들고 있던 부인들 일행이 이 순간에 어디에 있었을까.

예수께서 숨져가는 마지막 광경을 목격한 사랑하는 제자 요한은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어머니의 자매, 클로파스의【아내】마리아와 막달라의 마리아가 서 있었다』(요한 19, 25)고 전하고 있다.

여기서 거명된 부인들은 성모 마리아를 합쳐서 3명 또는 4명이라고 학자들은 해석하는데 이 문제를 풀기 위하여 한 사람씩 그 정체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확실한 인물로 성모 마리아와 막달라의 마리아이다.

문제는 요한복음 19장25절에 열거한 명단 중 두 번째 즉 「어머니의 자매」와 세 번째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가 같은 인물이냐 아니면 다른 인물이냐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어머니의 자매」의 이름을 나타내지 않았고 원문에는 명단의 둘째와 셋째 사이에「와」라는 접속사가 없고 쉼표, 만 찍혀 있기 때문에 쉼표 ,는 「와」라고 읽을 수도 있고 「즉」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여기서 성모의 자매와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가 누구인지를 추정 확정하기 위하여 거의 같은 시간에 마지막 숨을 거두시는 순간에 이 광경을 멀리서 바라다 보고 있었던 여자들을 마태오와 마르꼬가 소개하는 명단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마태오는 막달라의 마리아,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어머니를 꼽았고(마태 27, 56), 마르꼬는 막달라의 마리아와,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를 꼽았는데 이들은 모두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를 따라 다니며 시중 들던 여자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제베대오의 아들들은【대】야고보와 요한이며 (마태 4, 21 : 마르 1, 20), 그의 어머니와 함께 천국에서 높은 자리를 원했던 사람들이다(마태 20, 20 : 마르 10, 35). 이 두 제자의 어머니 이름은 살로메라고 대부분의 성서학자들과 성서사전은 확정하고 있다.

그러니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는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일 수 있고 따라서 성모의 자매는 대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살로메이다 라고 할 수 있다. 마태오와 마르꼬에 따르면 살로메가 십자가 죽음에 임석했고 요한은 자기 글인 요한복음에서 자기 집안 식구에 관한 한 자기에 대해서도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여기서도 자기 어머니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저 「그 어머니의 자매」라고 하였다. 클로파스는 클레오파스 라고도 읽으며 클레오파트로스의 축소어이다.

클로파스는 부활 후 엠마오에서 주님을 만나본 클레오파스로 소개된 것(루까 24, 18)외에는 성서에 언급되지 않는 이름이다. 십자가 밑에 있던 네 부인의 이름 중 「어머니의 자매」가 제베대오의 아내 살로메로 밝혀진 것을 받아 들인다면 남는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는 마태오와 마르꼬가 소개하는 「멀리서 쳐다보고 있던 여자들」의 명단과 비교하면 「작은 야고보와 요세(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같은 인물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초대교회의 역사가 성 헤게씨푸스(150년경)의 말에 따르면 클로파스는 예수의 양부 요셉과 동기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이모와 숙모, 막달라의 마리아가 있었다.

이 상의 추정은 Raymond E. Brown, s.s의 「요한복음서 주해 vol. 2」에 따른 것이고 G. La-grange에 따르면 성모의 자매는 차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라고 했고 헤게시푸스의 말을 빌어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는 예수의 형제들로 거론된 시몬과 유다(마르 6, 3)의 어머니라고 추정한다. 제자들 중에는 요한만이 거기에 있었고 다른 제자들은 없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하다(대목 97 참조).

백민관 신부ㆍ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