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아 낫 언론」 펴낸 이대현 ‘씨큐브’ 대표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20-10-05 수정일 2020-10-06 발행일 2020-10-11 제 3214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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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언론에 비춰 본 현실 속 언론 이야기”
언론 다룬 영화 30여 편 한자리에 모아
일간지 기자·영화평론가 활동 경험으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 무게와 가치 풀어내

이대현 대표는 “우리의 언론 현실을 생각하면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무게와 가치를 이야기했다”고 말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기자는 단골 캐릭터 중 하나다. 영화 속 기자는 모두들 외면하는 숨겨진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는 집념의 인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권력에 빌붙어 부스러기 같은 힘을 누리는 타락한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빛과 그림자처럼 두 가지 모습 모두 언론의 실제라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다.

26년 동안 한국일보 기자로 활동한 영화평론가이자 언론학 박사인 이대현(요나) 콘텐츠랩 ‘씨큐브’ 대표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언론을 다룬 영화 30여 편을 한자리에 모은 책 「유아 낫 언론」(263쪽/1만5000원/다할미디어)을 최근 세상에 내놓았다.

‘언론고시’를 거쳐 언론사에 입사해 ‘제4부’의 권력을 누리던 시절부터 가짜뉴스가 판치고 ‘기레기’ 소리를 듣는 추락한 언론 위상을 모두 경험한 그는 올 2월 늦깎이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각 언론사 정파성(政派性)에 따라 특정한 영화를 소개하는 비중이나 논조도 달라진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신문 영화보도담론의 정파성에 관한 연구」가 박사 학위 논문이었다.

“‘언론 속 영화담론’으로 논문을 쓰면서 ‘영화 속의 언론’에 대해서도 꼭 한번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신문과 방송」에 같은 주제로 연재를 했던 적이 있어 책을 펴낼 수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책의 부제 ‘영화, 언론을 말하다’가 나타내듯이 “이러한 작업을 통해 단순한 영화적 흥미와 감동을 넘어, 우리의 언론 현실을 생각하면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무게와 가치를 이야기했다”고 말한다.

그에게 책에 소개한 영화 중 독자들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 몇 편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해리슨의 꽃’, ‘더 포스트’, ‘한나 아렌트’를 꼽았다.

이 대표는 기자 이외에도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영화 담당 기자 시절 썼던 기사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하게 됐고 영화 ‘살인의 추억’, ‘마더’, ‘의뢰인’, ‘사바하’ 등에 단역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를 만들었던 때 제가 인터뷰를 했어요. 그때 제 모습을 눈여겨 본 봉 감독이 ‘살인의 추억’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박사 역을 제안했죠. 우정 출연이 아닌 정식 캐스팅이었어요. 그 후 영화를 본 다른 감독들이 출연 요청을 했고요.”

또한 국무총리실 공보 비서관을 역임하면서 공직에도 종사했던 그는 지금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로 글쓰기와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언론에 대해 아쉬움이 많다.

“불의와 비리에 대해서는 거침없어야 하지만 나와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포용력이 없어진 것이 싫어요. 세상을 이야기하는 데에 따뜻하고 넓은 마음이 없고요.”

‘어떤 글이든 글에는 자기가 스며들게 된다. 나를 사랑하면 글도 아름다워진다’는 것이 평생을 글쓰기에 몸바쳐온 이 대표의 지론이다.

2006년 세례를 받은 그는 ‘투덜이’ 요나가 자신의 모습과 똑같기에, 흔치 않은 요나라는 세례명을 스스로 택했다. 고(故) 최인호(베드로) 소설가가 그의 대부다.

신앙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날카로운 비판가는 적극적인 신앙인으로 거듭났다. 바쁜 가운데서도 본당 20년사 편찬에 앞장섰고 한국일보 가톨릭 교우회 회장 및 가톨릭언론인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