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요셉의 해’를 선포했다. 교황의 성 요셉의 해 선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자들에게 성 요셉 성인을 더 잘 알고 성인에게 의탁해 현재의 고통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성 요셉의 해는 올해 12월 8일부터 내년 12월 8일까지 이어진다.
교황은 요셉 성인의 보편 교회 수호성인 선포 150주년 교황 교서 「아버지의 마음」(Patris Corde)에서 “모든 신자들이 성 요셉의 모범을 따라 하느님의 뜻을 완수하기 위해 일상에서 신앙생활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교황 교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성 요셉의 역할을 부각시킨다면서 “바로 성 요셉이 조용히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를 보호하고 사랑했던 것처럼 대유행에 맞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요셉처럼 숨은 영웅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요셉 성인은 고난의 때에 우리를 위해 전구하고 지지하며 안내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성 요셉의 해를 통해 자선과 겸손으로 가정을 위해 봉사한 성 요셉의 역할을 다시 재조명하길 바라고 있다. 교황은 “우리 세상은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양아버지로 성 요셉을 오랫동안 공경해왔다. 1870년 비오 9세 교황은 요셉을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고, 성 요셉은 임종하는 사람들의 수호자이며 노동자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직을 시작하면서부터 성 요셉에 대한 신심을 강조해왔다. 교황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이었던 2013년 3월 19일 교황에 즉위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복음 안에서 성 요셉은 강하고 용기있으며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의 마음은 아주 자상하다”면서 “이것은 성인이 영적으로 아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성인은 남을 배려하고 동정심을 갖고 타인에게 열려있으며 사랑이 아주 많은 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교황의 문장 오른쪽 포도 모양의 ‘나르드 꽃’이 있는데, 이 꽃은 남아메리카에서 전통적으로 성 요셉을 상징한다. 교황은 즉위하던 해인 2013년 5월 1일 성찬 전례 감사기도 2·3·4 양식에 성 요셉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교황은 2015년 필리핀 사목방문 당시 책상 위에 성 요셉 상을 두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교황은 당시 “나는 성 요셉을 아주 좋아한다”면서 “그는 조용하지만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내 책상 위에는 잠자는 성 요셉 상이 있는데, 성인은 잠에 들었을 때에도 교회를 생각하고 계신다”면서 “걱정거리나 어려움이 생기면 요셉 성인에게 쪽지를 써서 잠자는 성 요셉상 밑에 넣는데, 성인은 꿈을 꾸며 해결해 주신다”고 말했다. 잠자는 성 요셉 상은 우리나라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
또 교황은 성 요셉 대축일을 앞둔 올해 3월 18일 일반알현을 주례하며 가톨릭 신자들에게 역경의 시기에 성 요셉에게 의지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교황은 “일터와 가정에서 늘 주님을 찾고 사랑한 성 요셉을, 성경에서 의롭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다고 표현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항상, 특히 고통 중에 그의 이름을 부르며 여러분의 삶을 이 위대한 성인에게 의탁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