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심성에 딱 맞는 피정 프로그램 “인기” 예수마음 호칭기도로 마음과 정성 모아 성령께 자신 맡겨 몸 기도, 절 기도, 걷는 기도 등 일부 동양적 수련법 도입
『… 예수 마음의 사랑이여, 제 마음을 불사르소서…』널찍한 마루바닥에 편안한 자세로 정좌한 사람들이 나지막히 「예수 마음」을 읊조리며 기도를 하고 있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났음에도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침묵은 오랫 동안 이어졌다.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예수마음배움터(관장=권민자 수녀)에서 마련한 「예수마음 호칭 기도를 통한 영성 수련」 피정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성심수녀회가 운영하는 이 피정은 2박3일, 4박5일 등 단기에서 8박9일, 40일 피정까지 평신도는 물론 수도자, 성직자, 개신교 신자와 목사들도 참여하는 영성 수련으로 호응을 받고 있다.지난 1993년부터 시작된 이 피정 프로그램은 특히 동양적인 수련법을 일부 도입해 한국인의 심성에 맞도록 체화, 그리스도의 풍요한 영성을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이 수련법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예수 마음 호칭 기도」라는 짧은 기도를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반복함으로써 성령의 역사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단순한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좀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영적인 민감성을 키운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도입된 수련법 중 하나가 이른바 「몸 기도」이다. 온 몸을 서서히 움직이면서 기도를 하고 그 움직임의 중간에 정좌의 자세로 기도에 몰입한다. 그러나 이같은 몸 기도는 단지 몸을 살리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정신을 집중하고 정성과 마음을 모으는 준비로서 이뤄진다.매일 아침 하느님께 올리는 「절 기도」 역시 동양적 예법과 정신을 경배로 이끌어들인 수련법이다. 큰 절은 우리 나라를 포함한 동양의 문화와 전통에서 가장 큰 존경심을 표현한다. 이 같은 공경의 자세를 반복함으로써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연다는 것이다.「걷는 기도」 역시 하느님께 마음을 향하는 수련의 일부이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의 신비를 예민하게 느끼고 온갖 피조물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소리를 듣는다. 이 같은 동양적 수련법을 일부 도입한 피정에서 기도 시간은 50분 동안의 예수 마음 호칭 기도와 10분간의 성서 봉독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강의와 개별 면담과 상담을 통해서 참가자들은 자기 내면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자신을 부르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식별하도록 지도된다.참가자들은 『피정이 끝나도 계속 예수 마음 호칭 기도를 할 생각이다』, 『하느님을 깊이 만날수록 더 자유를 느끼는 것 같다』, 『이처럼 단순한 기도를 통해 예수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관장 권민자 수녀는 『불교 선방이나 단학, 기수련 등은 성령의 역사를 배제한다』며 신자들이 이러한 수련법에 몰두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온 마음으로 하느님 체험을 향해 나아가는 영성 수련에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