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제공 대화로 귀가유도 순수한 뜻 오해 수차례 고발당해 수도회 복지단체 위탁희망
가출 청소년들의 탈선을 부추기는 범죄의 온상으로만 지적됐던 만화방이 불량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사랑의 방으로 운영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만화방은 바로 서울 용산구 동자동 동자동주유소 맞은편에 위치한 ‘공간만화’방으로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을 상담을 통해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집이 없는 청소년들에겐 교회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보호시설에 위탁시키는 등 청소년 선도를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에 서울역 주변에서 얼어 죽는 7~8명의 행려자들과 수백 명에 달하는 가출청소년 중 단 한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에서 만화방을 열게 됐지요”
공간만화방(대표=박창광·스테파노·52세)의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오흥석(스테파노)씨의 말처럼 돈을 받고 영업을 하는 만화방이 아닌 청소년 선도를 위해 설립된 공간만화.
그래서 공간만화는 서울역 주변에 즐비한 수십 개의 만화방과는 달리 세면장과 세탁실, 식사준비실, 에어컨, 침실 등 최고급 시설을 갖추고 집나온 가출 청소년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가 일단 청소년들이 찾아오면 가장 자연스런 대화로 안심시키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만화가 생긴 것은 추위가 한창 시작될 때인 지난해 11월. 박창광씨는 전세금과 권리금, 시설비품비 등을 합한 약 6천여만 원을 들여 이 집을 마련했다.
현재 공간만화를 찾는 손님들은 매달 평균 1천여 명에 달하며 그 중 가출 청소년은 10여 명에 불과 하지만 공간만화를 꾸려가는 박창광씨의 희망은 이들 중 단 한 명만이라도 선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공간만화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잠을 재워주고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벌겠다는 뜻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공간만화가 겪는 애로는 운영에 따르는 적자가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잠을 재워줬다는 이유로 인근 지역 만화가게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고발을 당하고 벌금을 무는 일이었다.
“인근 지역에서 떠도는 가출청소년을 선도하기 위해선 만화방이 꼭 필요한데 개인적으로 운영하기는 매우 힘이 듭니다. 수도회나 복지단체가 맡아 가출 청소년과 길거리에서 동사하거나 굶어죽는 행려자를 위해 전문적으로 운영됐으면 합니다”
무료급식소의 효시인 서울 용산의 ‘베들레햄의 집’을 설립 운영하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강화도에서 쉬고 있는 공간만화의 실질적인 운영자 박창광씨는 공간만화를 아예 복지단체가 맡아 청소년 선도를 위한 순수한 무료만화방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쉽게 주인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