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헌재 공정한 판결 내릴 것…존중하고 받아들여야”

이승환
입력일 2025-03-06 16:34:50 수정일 2025-03-06 16: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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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탄핵심판을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입장문’ 발표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7대 종단 지도자 협의체인 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 의장 진우 스님, 이하 종지협)는 3월 5일 ‘탄핵심판을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우리 국민, 정부, 정치권 모두는 국가적 위기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하나 되어 나아갑시다’를 제목으로 한 입장문에서 종지협은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국무총리 탄핵소추 가결, 현직 대통령 구속과 내란죄 기소, 그리고 헌법재판소 심리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가 국가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국제적 신인도가 추락하고 경제적 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들의 불안과 불편도 극심하다”며 현 상황을 깊이 우려한 종지협은 “그러나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국민들 사이까지 깊은 상처로 번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종지협은 “헌법이 존재하는 한, 그 결론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야 한다”며 “민주주의는 절차의 힘으로 세워지는 것이며, 그 절차를 거부하는 순간 우리의 길은 막힐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의 최후의 보루로서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이고 국민, 정부, 정치권 모두 그 결정을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며 “오직 그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종지협은 “대한민국은 위기의 순간마다 지혜와 품격으로 극복해 온 민족”이라며 “이번 시련 또한 우리 모두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화합과 안정,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통합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이 땅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고 국민이 하나 되어 상처를 치유하며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입장문은 종지협 공동대표의장 진우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고경환 대표회장,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유교 최종수 성균관장, 천도교 윤석산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 등 6명의 공동대표 명의로 발표됐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대한민국, 하나 되어 나아갑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무거운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가결, 현직 대통령의 구속과 내란죄 기소, 헌법재판소의 심리까지 이어지며 우리의 국가는 거센 소용돌이 속에 놓였습니다.

국제적 신인도는 추락하고, 경제적 손실은 날로 커지며, 국민들은 불안과 불편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것은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국민들 사이까지 깊은 상처로 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양극화의 벽이 높아질수록 서로의 말은 점점 닿지 않고, 이해와 대화의 길은 좁아져만 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단 한 사람의 나라가 아니며,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온 나라입니다.

지금 이 순간,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의 최종 심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헌법이 존재하는 한, 그 결론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야 합니다. 민주주의란 절차의 힘으로 세워지는 것이고, 그 절차를 거부하는 순간 우리 모두의 길은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의 최후의 보루로서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 정부, 정치권 모두는 그 결정에 승복해야 합니다. 오직 그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다툼을 멈추고,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의 진영논리에 갇힌 극단적 주장을 멈추고, 국가적 위기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여야가 서로를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손을 맞잡을 때입니다.

이제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서로를 미워하고 불신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국민 모두가 함께 걸을 길을 모색하며,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에 몰두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위기의 순간마다 지혜와 품격으로 극복해 온 민족입니다. 이번 시련 또한 우리 모두의 힘으로, 그렇게 이겨낼 것입니다.

종교계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이 땅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기를, 국민이 다시 하나 되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할 수 있기를, 우리의 민주주의가 온전히 지켜지고, 대한민국이 대통합을 이루는 그날을 위해 우리는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함께 가는 길, 그 길 끝에는 반드시 희망이 있습니다.
 


2025년 3월 5일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 진 우(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공동대표 고경환(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공동대표 나상호(원불교 교정원장)
공동대표 최종수(유교 성균관장)
공동대표 윤석산(천도교 교령)
공동대표 이용훈(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공동대표 김령하(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