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건강 회복 중인 교황…한 달 만에 모습 공개

박지순
입력일 2025-03-19 09:16:34 수정일 2025-03-19 09:16:34 발행일 2025-03-23 제 343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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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이후 처음으로 미사 집전
SNS 통해 감사 메시지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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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6일 로마 제멜리병원에 마련된 경당에서 미사를 공동집전하고 있다. 교황이 2월 14일 제멜리병원에 입원한 이후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제멜리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사진이 3월 16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교황이 호흡기 질환 치료를 위해 제멜리병원에 2월 14일 입원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교황청은 3월 16일 오전 제멜리병원 안에 마련된 경당에서 미사를 공동집전하는 교황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교황이 제멜리병원에 입원한 이후 미사를 공동집전한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교황은 입원 기간 중 매일 영성체를 하고, 주일마다 미사에 참례했을 뿐 집전하지는 않았다.

교황청은 교황이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신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27초 분량 음성 메시지를 3월 6일 공개했지만, 교황은 아직 삼종기도를 바치기 위해 창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16일에는 1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제멜리병원 앞마당에 모여 교황을 위해 삼종기도를 바치며 교황이 창밖으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교황은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날 정오에 삼종기도 메시지를 통해 “많이 어린이들이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는 어린이들을 만날 날을 항상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교황은 11일에는 입원 중인 상황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진행됐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후속 실행 과정을 3개년 간 진행할 것을 승인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15일 서한을 통해 “세계주교시노드의 새 국면은 그동안의 논의 사항들을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본당과 교구, 주교회의, 신앙 공동체 차원에서 적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2028년 10월 교황청에서 모임이 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레크 추기경은 각국 주교들과 주교회의 대표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로서는 세계주교시노드가 소집되지는 않을 것이고, 지금까지 걸어왔던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발걸음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13일 병상에서 교황 선출 12주년을 맞이했다. 교황은 의료진들과 선출 12주년을 축하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교황은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청은 13일 발표에서 “교황이 의료진들의 도움을 받으며 조촐한 선출 12주년 축하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교황을 위해 케이크와 초를 준비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교황의 쾌유와 축하의 의미를 담아 보낸 수백 통의 카드도 축하 분위기를 더했다.

교황청은 12일 발표에서는 “흉부 엑스레이 촬영 결과 교황님이 계속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도 “의료진들은 교황의 폐렴 증세가 완전히 치료됐다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황은 9일부터 14일까지 바오로 6세 홀에서 진행된 교황청 소속 성직자들을 위한 사순 피정에도 영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피정 참석자들이 교황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카푸친회 로베르토 파솔리니 신부는 교황청 사순 피정 매일 묵상을 담당하면서 13일에는 교황에게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선출 12주년이 되는 특별한 날에 교황님께 깊은 애정과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파솔리니 신부는 이어 “12라는 숫자는 성경에서 완전성이나 충만함을 의미하기에,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교회와 세상에 준 완전한 선물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사순 피정 13일 저녁 묵상 중에는 교황청 경신성사부 차관 비토리오 프란체스코 비올라 대주교가 “교황청과 전 세계에서 하느님 백성들의 기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는 영적인 친교에 참여하는 것을 기뻐한다”며 “희년을 맞아 교황님이 우리에게 당부한 평화와 우애의 소식을 선의를 지닌 모든 나라와 사람들에게 전파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사람들이 주님의 제자가 되고, 복음의 증인이 되며, 하느님 나라의 건설자가 되는 소망이 자라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교황의 건강 회복을 위한 묵주기도는 교황청 사순 피정 기간 중에는 오후 6시에 바오로 6세홀에서 열렸지만 3월 14일부터는 기존대로 오후 7시30분에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