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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김대중재단, 평전 「대주교 윤공희」 헌정

박효주
입력일 2025-03-24 16:32:08 수정일 2025-03-24 16:32:08 발행일 2025-03-30 제 343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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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와 전쟁, 분단과 독재 속 그리스도 평화 지켜온 생애 수록
윤공희 대주교 “앞으로 남은 하루하루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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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광주 라마다충장호텔에서 열린 평전 「대주교 윤공희」 헌정식에서 8대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왼쪽 세 번째)가 7대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오른쪽 네 번째)에게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사제로 살아온 75년 동안 버림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한 것 같아 축하받기보다는 스스로 반성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남은 하루하루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살아가겠습니다.”

광주전남김대중재단은 3월 20일 광주 라마다충장호텔에서 이날 사제 서품 75주년을 맞은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빅토리노·100)의 평전 「대주교 윤공희」(김형수 지음/592쪽/3만5000원/대중의책방) 헌정식을 개최했다. 윤 대주교는 광주전남김대중재단 최경주 대표와 저자 김형수 작가에게서 평전을 헌정 받은 뒤 “말은 날아가고 글은 머물러 남는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살아온 날들도 글이 되어 남아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대주교 윤공희」는 식민지와 전쟁, 분단과 독재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평화를 지켜온 윤 대주교의 생애를 60여 장의 사진과 함께 지면에 담았다. 특히 윤 대주교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보호하고 진실을 알렸으며, 전두환을 만나 사형 판결을 받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감형을 끌어냈다.

최경주 대표는 “이번 평전은 한국 현대사와 한국 교회사의 역사적 대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좌표를 제시해 준 책이다”라고 말했다. 김형수 작가는 “윤 대주교님의 성품에 2000년 가톨릭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느끼고 그것을 책에 녹여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북한에서 태어난 윤 대주교님은 여러 사건을 통해 현재 우리 삶에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느끼셨기 때문에 그에 평생을 몸 바쳐 살아오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헌정식에는 특히 전현직 광주대교구장 4명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축사에 나선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윤 대교주님은 고(故) 지학순 주교님과 함께 생사를 넘어 월남했고, 북한군 포로수용소에서 사목했으며, 로마 유학 시절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도 참여했다”며 “윤 대주교님은 우리 곁에서 오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계시다”고 덧붙였다.

제9대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는 헌정식 시작 기도에서 “윤 대주교는 70~80년대 우리나라가 독재적 억압의 어둠 속에서 절망할 때 생명의 존엄과 인간의 가치를 수호했다”며 “무엇보다도 1980년 5·18민주화운동 후의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보호하며 진실을 알리고 정의와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낸 주님의 착한 목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8대 광주대교구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는 건배 제의를 하며 “윤 대주교님은 항상 나에게 저 높이, 저 멀리 있는 등대이셨다”며 “늘 지금처럼 건강하게 지지 않는 별로 우리 교구에 남아 계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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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광주 라마다충장호텔에서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가 평전을 헌정 받은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효주 기자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