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의료 공백 사태 해결 촉구 담화 발표

이승환
입력일 2025-03-24 15:48:02 수정일 2025-03-24 15: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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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하고 대화하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은 당면 의료 사태 속 중요한 가치
“정부·의료계·국민 모두 갈등 넘어 화해와 공존의 길 찾도록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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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24일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함께 걸어가며 경청하고 대화하는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 정신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 국민 모두가 상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갈등을 넘어 화해와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해와 공존을 위한 성찰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제목의 담화에서 이 주교는 “2024년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으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제는 무관심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이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갈등은 의학 교육과 의료 현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 이 주교는 “전공의 수련 과정이 중단되고, 신규 의사 면허 취득자와 전문의 자격 취득자가 줄어들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충원에도 비상이 걸리는 등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주교는 헌법 제36조 제3항을 언급하며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사회 국가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국민의 우려는 커져가고 있으며, 이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를 촉구하며 이 주교는 “정부는 응급·필수·지역 의료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과정이 현장의 의료인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되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에 젊은 의학도들과 의료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 “정부는 국민과 의료계를 설득하고 협력하여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며, 의료계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우리 모두는 이 사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 개혁이 국민의 생명권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깊이 성찰하고 열린 마음과 성숙한 자세로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주교는 “한국교회는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건강권을 존중하면서, 모든 이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혜로운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사랑을 되새기는 사순 시기 여정 속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하고 행동하며, 의료 사태가 정의롭고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