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상상력 제공, 현실이탈 조장 내면ㆍ자아일깨워주는 역할 필요 가족적 분위기속에 시청각언어로 대화방법 찾아야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홍보분과위원회가 주최한「전자시대의 젊은이와 신앙」「전자시대의 윤리특성」「전자문화에서의 효과적인 신앙전달 방법」강연회가 한국여성개발원에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렸다.
프랑스 이룡대교구 교리교육연구소 소장인 삐에를 바뱅 신부를 초청한 이번 강연회는 매일을 전자매체 속에 살아가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에 대해 많은 방안들이 제시됐다. 다음은 바뱅 신부의 강의를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註>
전자오락, 위커맨, 디스코텍, 네온사인 등 전자매체에서 하루종일 지내는 젊은이들은 현란한 이들 매체로 인해 이성적인 사고보다는 감각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에 현시대의 복음화는 바로 전자문화 속에서 젊은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에 그 해결방법이 있는 것이다.
또한 영성을 강조하는 오늘의 교회는 젊은이들과 서로 대화하려면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ㆍ영화ㆍTV 등 시청각언어로서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청각 분야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마샬 맥루헌 교수는 전자문화의 특성인 통신ㆍ감지ㆍ교육방법 등의 변화로 인해 전기ㆍ전자매체가 새로운 스승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갈파했다.
또한 그는 젊은이들에게 막대한 정신적ㆍ육체적 영향을 끼치는 매개체는 영화배우나 TV 탈랜트, 운동선수가 아니라 바로 전자매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전자매체가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상상력을 제공하고 조명ㆍ음향 등을 동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도록 이끌며 이로써 현실을 떠나게 만드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맥루헌 교수는 전자문화의 혁신적요소를 네가지로 지적했다.
그 첫번째 요소는 감성ㆍ감정 지향적이며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하고 느낌을 소중히하는 경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 대신 젊은이들은 전자매체의 영상과 소리에 이끌려 점점 더 가속적ㆍ격정적인 것을 요구하게 된다. 수도회도 느낌과 감성을 영성과 조화시키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할 가장 큰 문제이다.
두번째는 젊은이들은 자유로와지길 원하기 때문에 선택의 자유가 확대돼 시청자가 왕인 문화가 형성돼 정치가 경제를 통제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시청자가 독재자로서 지배하는 변화를 초래한다.
하지만 이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TV나 영화의 프로그램도 시청률이나 관람객에 의해 좋고 나쁨이 가려지는 다수의 횡포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세번째는 전자매체의 전파성 확대로 국경이나 장벽의 의미가 없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TVㆍ라디오ㆍ영화 등의 전자매체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시에 보고들을수 있어 젊은이들에게 다른 나라를 동경하고 한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을 사라지게 한다.
네번째는 형식적인 면보다 같은 신앙ㆍ영성ㆍ취미를 소유한 이들이 모여 작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존재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따스한 가정적인 분위기를 원하게 된다. 한국교회가 역점으로 두어야 할 부분이 바로 이점이다. 한국교회는 유럽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가족적인 따뜻한 분위기와 전통을 그런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 역점을 둔다면 미래의 교회전망은 밝다.
이렇듯 전자문화권내의 언어는 지금껏 존재해온 글자가 아니라 소리와 행동이 중요시되는 진동(Modulation)이 핵심이며 내용보다는 언어의 바이브레이션이 젊은이들에겐 메시지 역할을 한다.
메시지는 이데올로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주는 것으로 교사로서 학생들과 대화하길 원한다면 그들을 감동시켜 그들이 느끼도록 돕고 떼제공동체와 같은 소그룹으로 서로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진동은 우리 머리에서 분석하는 지적인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에 와 닿는 것이기에 전자매체의 자극 특성을 이해하고 인간의 감각을 통해 느끼는데 그 주안점이 있다.
오늘날 전자매체는 삶의 일부분으로 정착되고 있기에 잘 활용하면 삶을 충만케하는 양념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에겐 신앙의 맛을 내는 소금으로서 전자매체를 이용한다면 종교교육도 개인의 회심을 일으키는 것보다 느낌을 주는 것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전자매체는 젊은이들을 감각ㆍ감성적으로 변화시킬 뿐 아니라 윤리적인 특성 또한 변화시키고 있다. 혼란한 전자매체로 인해 잠재의식 속에 합리성ㆍ논리성을 잃게 돼 사람들을「토막진 인간」으로 만들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비정상적인 일들이 오늘날에는 당연시되고 젊은이 중심의 인간상으로 변해갈수록 노인들이 소외되고 있다.
복음에서의 이상적인 인간상은 젊은이나 노인이 아니라 어린이가 주인공이기에 전자문화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잉 진동과 획일적인 윤리관 속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들을 이끌고 가듯 상징적 인물이 필요하다.
상징적 인물은 자신이 굳건하게 흔들림이 없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를 말하며 현대에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마더 데레사, 로제 수사, 소화 데레사, 대처수상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세상의 소리를 다 듣고 자기 스스로 통합, 일치를 이루는 사람들이며 자유스럽고 내면 깊숙이 오늘날의 어려움을 고민한다.
또한 영성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방향을 설계하고 혼란적인 삶과는 반대되는 도전, 저항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들은 보이지 않는 영(넋)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좋은 것을 강하게 체험한 사람들이라서 자신 안에 현존하는 나쁜 것을 선택하지 않는 체험적 영성이 충만해져 있다.
젊은이들에게 전자문화의 홍수 속에서도 굳건히 설수 있도록 자신의 존재의식을 일깨워주는 레이더 같은 상징적인 사람을 교회는 양성하고 예수 그리스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삶을 충만케 해주어야 그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있는 것이다.
내면의 일깨움없이는 전자문화권에서 신앙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교회 지도자들은 전자문화 속에 자라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내면ㆍ자아에 일깨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서 그들을 돕고 내면화되도록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