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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아동’ 건강권, 전국 교구 힘 합쳐 지킨다

이형준
입력일 2025-02-25 13:43:12 수정일 2025-02-25 13:43:12 발행일 2025-03-02 제 343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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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업무협약(MOU) 체결, 네트워크 활용해 미등록 이주아동 의료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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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희망날개' 업무협약식에서 참석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형준 기자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채 국내 곳곳에서 체류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 의료 지원을 돕기 위해 전국 각 교구의 이주사목위원회가 함께 힘을 합친다.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위원장 유상혁 요한 세례자 신부, 이하 서울 이주사목위)는 2월 2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80차 정기회의 중 각 교구 이주사목위원회와 ‘미등록 이주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을 위한 의료비 지원사업’(희망 날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희망 날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공모사업으로, 서울 이주사목위가 공모에 최종 선정되며 사업을 주관하게 됐다. 서울 이주사목위는 사업의 규모 면에서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를 통해 전국 각 교구와의 협력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업무협약을 제안, 이날 협약이 성사되며 원할한 사업 시행을 위한 전국 교구 네트워크 구축에 첫발을 디뎠다.

사업 내용은 0세부터 6세까지의 미등록 이주 아동들을 대상으로 매월 초 심의위원회를 통해 지원대상자를 선정한 후 진료병원에 응급·중증 의료비 최대 500만원, 임신·출산비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업 기간은 올해 2월부터 12월까지며, 공동모금회 사업이 연장될 경우 2027년까지 자동 연장될 예정이다. 지원 항목과 지원비 최대한도는 향후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협약을 체결한 각 교구 이주사목위는 신청을 원하는 이주민들을 진료병원, 이주민 쉼터 등 유관기관에 체계적으로 연결해 주고 신청서 작성방법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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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유상혁 신부(왼쪽)와 광주대교구 황성호 신부가 2월 20일 서울 중곡동 주교회의 대회의실에서 업무협약서에 도장을 찍고 있다. 이형준 기자

이날 참석한 교구별 이주사목 담당 신부들은 유상혁 신부의 사업 설명을 듣고 앞으로의 구체적인 협력 방식, 각 위원회와 연결돼 있는 지역 병원과의 추가적인 업무협약 체결 등에 대한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로 했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더 많은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의료비 지원 혜택이 돌아가는 효과는 물론 교구 간 네트워크를 강화, 향후 지원사업의 입법화도 기대하고 있다.

유상혁 신부는 사업 추진 배경에 대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교육의 기회는 물론이고 사회적·물리적 폭력과 범죄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고 적절한 의료혜택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업은 이 아이들의 ‘생명’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고, 교회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 하나가 생명의 수호인 만큼 사업의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의 02-953-0468 미등록 이주아동 지원사업 '희망날개'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