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단체

“지역사회 나눔 실천, 종교 넘어 한마음으로”

박주현
입력일 2025-02-25 13:43:16 수정일 2025-02-25 13:43:16 발행일 2025-03-02 제 343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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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 주민 봉사단체 ‘해울봉사회’, 음식 만들어 소외 이웃에 나눔
지역사회 주민과 인천교구 만수2동본당 신자들 모여 2017년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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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울봉사회 회원들이 2019년 2월 인천 계양구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모여 시설 이용인들을 위한 만두를 빚고 있다. 해울봉사회 제공

해울봉사회(회장 박종득)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만두를 빚고 음식을 나눠 ‘함께’라는 가치를 전하는 인천 지역 주민 봉사단체다. 아침 해가 뜰 때 이슬에 맺힌 맑은 물방울이라는 ‘해울’이라는 말의 뜻처럼 종교를 초월한 순수한 나눔의 정신에 공감하는 열린 공동체다. 가슴속 봉사의 열정을 품은 지역사회 주민들과 인천교구 만수2동본당(주임 한산동 마르코 신부) 신자들이 모여 2017년 결성했다.

회원들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모여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직접 만두와 만둣국을 만들어 대접하고,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을 거동이 불편한 이웃들의 집으로 배달하는 등 활발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20여 명 회원이 활동 중이며, 가톨릭 신자를 비롯해 개신교 신자, 비신자 주민 등 ‘이웃을 위한 섬김’의 뜻을 가진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많은 봉사 가운데 음식 나눔을 중심으로 한 건 ▲지속 가능하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직접 만든 음식은 상대에게 ‘우리가 당신을 살핀다’는 의미를 전달하며 ▲회원들부터 음식을 단순한 기부품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하며 공동체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만두를 만들어 나누는 이유는, 만두가 정성과 온기가 전해지는 ‘나눔’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은실(유스티나·만수2동본당 노인분과장) 회원은 “많이 만들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나눠 주기 알맞고, 반죽을 치대고 속을 채우고 하나하나 빚는 정성이 담기고, 뜨거운 국물의 온기로 한 끼 식사 이상의 정서적 위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울봉사회는 ▲복지 사각지대 이웃 ▲독거노인 및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가정 및 의료취약계층 ▲ 한부모·저소득 가정에게 따뜻한 집밥(만두, 만둣국, 도시락)을 만들어 직접 가져다주고, 말벗이 되어주는 등 정서적 돌봄을 펼친다.

복지 사각지대 이웃은 소득이나 가족관계 등 기준을 약간 초과해 공적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해 별다른 도움을 받기 어렵다. 혼자 살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들, 장애인들은 혼자 식사를 준비하기 힘들어 영양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장기 질환을 앓는 취약계층은 건강을 위해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한데, 제대로 챙기지 못해 병이 악화하는 일이 많다. 부모 도움 없이 혼자 끼니를 챙기는 한부모·저소득 가정 아이들은 한창 성장기에도 잘 챙겨 먹지 못한다.

해울봉사회는 단순한 배식 봉사를 넘어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배달과 함께 짧은 안부 인사, 대화 나누기, 건강 체크를 병행한다. 인간에게 음식보다 더 필요한 것은 관심과 대화이기에 정서적 교류를 빼놓지 않는다.

“먹는 것은 순간이지만, 나눔은 영원히 남습니다.”

박종득 회장은 “우리가 매달 만두를 빚고, 만둣국을 끓이고, 도시락을 싸는 행위는 그저 배고픔이라는 본능을 해결하는 행위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존엄을 챙기는 가장 인간적인 돌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인간은 결코 ‘혼자 먹는 삶’으로 만족할 수 없다”며 “누군가에게 따뜻한 한 끼 건네고 음식을 나누는 ‘연결되는 사랑’을 함께 실천하자”고 전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