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종교적 축복의 도구 될 것” 사명 다짐
[바티칸 CNS] 전 세계 예술인들이 2월 16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예술인들과 문화 세계를 위한 희년’ 순례에 참석해 미사를 봉헌했다. 예술인들은 이 자리에서 예술이 종교적 축복의 도구가 돼야 한다는 사명을 다졌다. 예술인들과 문화 세계를 위한 희년 순례에는 100개국 이상에서 다양한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희년 순례에 참석한 예술인들에게 전한 서면 강론에서 “예술인들은 고통의 세계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진리를 드러내며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사명을 가슴에 안고 종교적 축복을 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청 문화교육부 장관 주제 톨렌티누 데 멘돈사 추기경은 예술인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를 주례하면서 교황의 서면 강론을 대독했다. 교황은 예술이 인간 사회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예술은 사치가 아니라 인간 영혼의 필수적인 요소이고,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책임감의 표현이며, 사람의 행동을 촉구하는 호소이자 울부짖음”이라고 말했다.
멘돈사 추기경은 예술인들을 위한 희년 미사를 시작할 때 예술인들과 문화계 종사자들을 축복하면서 그들을 ‘문화적 예언자’, ‘평화의 전달자’라고 부른 뒤 예술인들의 사명을 상기시키는 기도를 바쳤다. 또한 예술인들의 근본적인 사명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대신 내 주고, 사람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희망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멘돈사 추기경은 19세기 러시아 작가 피오도르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아름다움은 세계를 구원할 것이다”(Beauty will save the world)라는 유명한 말을 인용한 뒤 “세계를 구원하는 아름다움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선포된다”고 말했다.
16일 저녁, 성 베드로 대성당 문이 닫혀 대중들의 출입이 제한된 이후 희년 순례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성문(聖門)을 통과하는 의식을 진행하고 성 베드로 대성당 내부의 예술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침묵 속에 기도를 바쳤다. 멘돈사 추기경은 12일 예술인들을 위한 희년 순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예술인들과 성 베드로 대성당은 신앙과 역사, 예술적 영감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