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로부터 시작돼 주님 부활 대축일 저녁기도까지 이어지는 성삼일(聖三日)은 성주간과 부활 시기 안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구원 역사의 최고 절정이고 완성인 주님의 파스카 신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경축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성삼일 동안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 묻히심과 부활하심을 특별한 예식으로 기념한다. 성삼일의 전례와 의미들을 살펴본다. ■ 성삼일의 의미 나기정 신부(대구 매호본당 주임)는 「성지주일·성삼일-예절준비와 해설」(가톨릭신문사)에서 “성삼일은 사순 시기의 마지막 절정과 주님 부활 대축일이 연결돼 있는 지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 기간은 인간 구원을 위한 구원의 정점으로서 특별한 의의를 지닌다”고 밝힌다. 부활 대축일이 교회 생활 절기의 절정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크고 깊으신 사랑을 드러내 주는 결정판이라고 할 때, ‘성삼일은 여기에 가장 근접한 준비 기간이자 파스카 신비가 집약된 기간’이라는 설명이다. 「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1969)은 “인류 구원과 하느님의 완전한 현양 사업을 그리스도께서 주로 당신의 파스카 신비로 완성하셨으니, 곧 당신께서 돌아가시어 우리의 죽음을 소멸하시고 당신께서 부활하시어 생명을 되찾아 주셨으니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삼일은 전례주년의 정점으로 빛난다”고 그 중요성을 밝힌다. ■ 성삼일 전례 +주님 만찬 성목요일 성목요일 저녁에 거행되는 ‘주님 만찬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을 기념한다.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바라보면서 주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 제자들과 만찬을 하시며 빵과 포도주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나누신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미사 주제는 주님 만찬을 기념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사가 지니는 모든 의미 곧 주님의 새로운 파스카, 십자가의 제사, 일치와 사랑과 나눔의 식사, 새 계약, 주님의 현존 등이 최고로 표현돼야 한다. 발씻김 예식은 최후의 만찬 때 겸손과 봉사, 애덕을 가르치시고자 제자들 발을 씻기신 일에서 비롯된다. 신앙인들에게는 그 모습을 본받아 사랑의 계명을 되새기고 실천하라는 뜻으로 전해진다. 미사에서 사제는 백색 제의를 입는다. 또 제대는 성목요일 특성에 맞게 소박하게 장식된다. 특별한 점은 이날 대영광송 때 성당 종과 제대 종을 치고, 이후 파스카 성야 미사의 대영광송 전까지 타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나무로 만든 딱따기를 사용한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때에 교회의 슬픔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오르간과 악기 연주는 성가를 돕는 반주에만 사용할 수 있다. 윤종식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는 “성삼일 기간 동안 타종과 오르간 연주를 하지 않는 것은 수난 시기에 십자가와 성상들을 보자기로 가리고 ‘눈의 재(齋)’를 지키는 것으로 여겼듯, 일종의 ‘귀의 재(齋)’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 데서 나왔다”고 풀이했다. 미사 후에는 ‘수난 감실’에 성체를 모셔가는 행렬이 시작된다. 성금요일까지 밤샘을 하며 드리는 성체조배는 예수께서 ‘한 시간만이라도 나와 함께 깨어 기도할 수 없느냐’(마르 14,37)고 하신 요청에 대한 응답이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깊이 기억하고 묵상하는 날이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으심이 절정에 달하는, 1년 중 가장 비장한 날이라 할 수 있다. 교회가 미사를 드리지 않는 유일한 날이다. 오랜 관습에 따라 고해성사와 병자 도유를 제외하고 모든 성사를 거행하지 않는다. 주님 수난 예식만 거행되며 단식과 금육이 실천된다. 예식은 ‘요한의 수난 복음’(18-19장)을 입체낭독하는 말씀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로 이어진다. 십자가 경배는 ‘거룩한 십자가를 보여주는 예식’과 ‘거룩한 십자가 경배’로 구성된다. 십자가를 보여주는 예식에서 십자가는 보라색 천으로 덮인다. 특히 이날 제대는 십자가·촛대·제대포 없이 완전히 벗겨둔다. 사제들은 검은색 제의 대신 순교자들의 색인 붉은색 제의를 입는다. 「성지주일·성삼일-예절준비와 해설」에 따르면 4세기 말 예루살렘의 그리스도인들은 성금요일에 십자가 조각을 현시해 경배했고, 7세기 로마에서는 ‘예루살렘십자가성당’으로 행렬하고 주님 말씀을 들은 다음 십자가 경배를 했다고 한다. 그 내용이 십자가 경배의 중심 예식으로 자리잡았다는 것. 교회는 이날 그리스도의 죽음을 묵상하면서 부활을 준비한다. 그 수난과 죽음은 부활의 영광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러한 뜻에서 ‘복된 수난’이라는 전례적 표현도 쓰인다. +성토요일·파스카 성야 이날 교회는 주님의 무덤 옆에 함께하면서 수난과 죽음, 또 저승에 가심을 묵상한다. 깊은 침묵과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부활의 실현을 바라고 기다린다. 제대는 벗겨진 상태이며 미사도 드리지 않는다. 고해성사와 병자 도유를 제외하고 모든 성사를 거행하지 않고 ‘노자성체’만 모실 수 있다. 성토요일 밤인 파스카 성야는 ‘모든 성야(전야제)의 어머니(Mater omnium sanctarum vigiliarum)’로 모든 밤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밤이다. “주님께서 그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려고 밤을 새우셨으므로,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도 대대로 주님을 위하여 이 밤을 새우게 되었다”(탈출 12,42)는 말씀처럼 하느님 말씀을 들으며 주님을 기다리는 밤이다. 또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고 주인을 기다리는’(루카 12,35-37 참조) 것처럼 깨어있는 밤이다.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대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초대교회에서는 루카 복음의 권유처럼 부활 성야를 깨어 기념했다고 한다. 이후 서방교회에서 10세기에는 전례 거행이 오후로, 14세기에는 오전으로 옮겨지며 부활 첫 미사가 아침에 봉헌되기도 했다. 비오 12세 교황이 1955년 성주간 전례를 개정하면서 파스카 성야가 밤으로 복원돼 그 의미를 되찾게 됐다. 파스카 성야에 사제는 백색 제의(祭衣)를 입는다. 「성주간 파스카 성삼일」(한국천주교주교회의)은 “성야 예식은 모든 장엄한 예식 가운데 가장 드높고 존귀하다. 모든 교회는 하나가 되어 한마음으로 이 예식을 거행한다”고 밝힌다. 전례는 크게 ‘빛의 예식’ ‘말씀 전례’ ‘세례 전례’ ‘성찬 전례’로 구성된다. 사제는 빛의 예식에서 새 불을 축성하고, 파스카 초에 ‘A’(알파)와 ‘Ω’(오메가), 그 해의 연수를 표시하고 불을 켠다. ‘처음과 마지막이며 시작과 끝이신 그리스도께서 오늘도 내일도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시며 구원의 길로 이끄신다’는 의미다. 이어서 공동체는 말씀 전례를 통해 하느님께서 계획하시고 이루신 구원 역사를 듣고 마음에 새긴다. 아울러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부활’의 날을 맞이하며 교회 새 지체들이 새로 태어나는 세례식 혹은 세례 때 약속을 새롭게 하는 세례 서약 갱신식을 가진다. 이러한 새로 태어남의 삶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성찬 전례로 완성된다.

초대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 주교(杜峰·레나도·프랑스명 René Dupont)의 장례미사가 4월 14일 오전 11시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주례, 전·현직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장례미사에 참례한 사제·수도자·신자들은 70여 년 사목활동을 통해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적 약자와 농민들을 진심으로 품어줬던 두봉 주교의 삶을 돌아보며 하느님께서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내려주시기를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 4월 10일 두봉 주교의 선종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는 경건한 분위기 속에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안동교구 신자들은 지구별로 빈소를 찾아 위령기도와 선종미사를 봉헌했다. 선종 다음날인 4월 11일부터 빈소를 방문한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은 소박하고 가난한 교회를 표방하며 한국교회를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고인이 하느님의 품에 안겨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전국 각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들도 빈소에 속속 도착해 조문을 이어갔다. ◎… 두봉 주교의 장례미사가 봉헌된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한국교회에 큰 발자취를 남긴 두봉 주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수많은 신자들이 운집했다. 장례미사가 봉헌된 성당에 자리가 부족해 들어오지 못한 신자들은 본당 측이 야외에 특별히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장례미사에 참례했다. ◎… 장례미사에는 그동안 두봉 주교가 한국 사회에 미친 큰 영향력을 보여주듯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준석(안드레아) 개혁신당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등 정·관계를 비롯해 불교·유교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례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 장례미사 직전 안동교구가 전한 두봉 주교의 마지막 순간은 신앙인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4월 6일 뇌경색 증상으로 입원했던 두봉 주교는 4월 10일 오후 선종 직전 병문안을 왔던 안동교구 사제단에게 눈을 돌려 “성사”라고 힘겹게 말을 건넸다. “고해성사를 뜻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예”라고 답한 두봉 주교는 고해성사를 마친 뒤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고 전해진다. 이어 그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감사를 연이어 표시했고, 그때마다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뻗는 특유의 몸짓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호흡이 불안정해지며 주님의 품에 안겼다. ◎… 영성체 후 이어진 고별식은 두봉 주교 약력 및 각계 조전 소개, 고별사, 고별예식, 감사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은 조전을 통해 “평생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해주신 따뜻한 마음과 호탕한 웃음을 기억하자”며 “두봉 주교님께서 머지않은 장래에 시복·시성되실 수 있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고별사를 통해 두봉 주교의 선종에 깊은 애도를 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전을 대독하며 “두봉 주교님께서 보여주신 열정과 봉사의 삶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애도 메시지도 이어졌다.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하셨던 두봉 주교님은 저의 인생에 있어서도 거울 같은 분이셨다”며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모든 신앙인들을 두봉 주교님께서 인도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애도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소외된 이웃과 농민들을 위해 열성을 다하셨던 두봉 주교님의 삶은 격동의 한국사의 산증인과 같은 분이었다”며 “인자하신 주 예수님을 닮으셨던 분, 모든 신앙인에게 큰 귀감이 되고 영적 모범이 돼 주셨던 두봉 주교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파리 외방 전교회 한국지부장 하대건(크리스토프 베라르) 신부는 “두봉 주교님을 병원에서 뵀을 때 눈빛으로 미소지으셨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우리의 소중한 형제였던 주교님은 하느님의 사랑을 나눔으로써 더욱 빛나셨던 분”이라고 밝혔다. ◎… 사제단 대표로 고별사를 한 최숭근(비오·안동교구 울진 북면본당 주임) 신부는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셨을 때 우리보다도 한국을 더 사랑하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봤다”며 “우리 사제들은 주교님의 뜻을 받들어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수도자 대표로 고별사를 한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윤요한 관구장 수녀는 “주교님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이 은총이었다”며 “우리 수도자들도 주교님 뜻을 이어받아 기쁘게 ‘희망의 순례자’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안동교구 평협 송규흠(아오스딩) 회장은 “예수님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우리를 품어주시던 그 사랑이 그리움으로 남는다”며 “주님에 대한 열정과 우리 신자들에 대한 사랑을 항상 기억하겠다”고 고인을 기렸다. ◎… 장례미사 고별식 마지막 순서에서는 두봉 주교가 선종하기 정확히 1년 전인 지난 2024년 4월 10일에 녹음된 고인의 음성 메시지가 성당 스피커를 통해 전해졌다. 평소 예수님의 사랑을 외치며 “감사합니다”를 유쾌하게 연호했던 고인의 음성이 성당 내에 울려 퍼지자 신자들은 웃음과 함께 눈물로 고인을 기렸다. ◎… 이어진 고별예식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가 진행했다. 장례미사 후에는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들이 안동교구 농은수련원 성직자묘지로 이동해 하관예절을 진행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아기… 죽이지… 마세요….” 음성 꽃동네의 뇌성마비 생명 운동가 오요한(요한) 씨가 들릴 듯 말 듯 힘겹게 입을 떼 아기(태아)를 죽이지 말아 달라고 외친 호소가 영혼의 메아리가 돼 모두의 마음에 울려 퍼졌다.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위원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생명대행진 조직위원회(위원장 차희제 토마스)와 4월 12일 서울 보신각 공원에서 ‘우리는 왜 행진하는가-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제14회 생명대행진 2025’를 개최했다. 참가자 350여 명은 구호 ‘생명 존중, 태아 보호, 모성 존중’을 외치며 종각역,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사거리 등을 지나 총 3.1km의 구간을 한 시간가량 행진했다. 식전 행사에서 오요한 씨와 1분 발언을 한 재단법인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신상현(야고보) 수사는 “오요한 씨는 뱃속에 있을 때 어머니로부터 유산 당할 위기를 겪고 태어나 3살 때 꽃동네에 버려졌는데, 가톨릭의 핵심 영성은 용서하는 사랑이라는 강론을 듣고 어머니를 용서했다”며 “요한씨는 중증 장애인으로 태어나도 행복하며 장애인도 태어날 권리가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 생명대행진에 4번째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문창우 주교는 축사에서 “우리의 행진이 더디기는 하지만 오늘도 우리의 가족인 태아의 인권 존중을 위해 우리는 위대한 한 걸음을 용기 내어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희제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태아를 위해서, 도움이 필요한 산모를 위해서, 그리고 죽음의 문화를 떨치고 일어나 주님의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행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장 유덕현(야고보) 아빠스는 “개인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받은 묵주를 소중히 간직하는데, 하물며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은 우주보다 귀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 이사장 오웅진(요한 사도) 신부는 “8살 때 길에서 죽어가던 이를 보고 생명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 다짐한 이후 이제껏 생명 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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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구 또래사도, “소년 최양업 닮은 사도 되자”

20년째 청소년 사도를 양성하고 있는 청주교구 또래사도가 올해는 ‘소년 최양업’의 삶을 따라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활동에 집중한다. 청주교구 청소년사목국(국장 이효종 야고보 신부)은 올해 ‘소년 최양업처럼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을 주제로 21기 또래사도를 양성한다. 이는 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가 발표한 2025년 사목교서의 내용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과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팀워크를 배우고 이웃사랑을 실천코자 2006년 발족한 또래사도는 20년 동안 청소년 사도를 양성해 왔다. 또래사도의 실천목표는 예의범절을 아는 ‘사람다움’, 전례와 기도에 잘 참여하는 ‘신자다움’, 학업에도 충실한 ‘청소년다움’,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또래다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매일 쇄신하는 ‘사도다움’ 등 다섯 가지다. 3월부터 7개월간 진행되는 양성과정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봉사자의 자질에 대해 배운 또래사도들은 매년 1월 해외선교체험을 통해 실천목표들을 삶 속에서 구현한다. 또한 본당 안팎에서 또래들과 친교를 나누고 ‘또래멘토’ 등으로 활동한다. 1년간의 또래사도 활동은 청소년들이 신앙 안에서, 그리고 세상 안에서 더욱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20기 또래사도 김지효(17·릴리아나) 양은 “또래사도 양성과정과 해외선교체험까지 마무리한 후에 저의 변화는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가 아닌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또한 하느님이 보이지 않아도 항상 제게 힘을 주시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하느님의 부르심과 사랑을 느끼며 제 삶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청소년사목국장 이효종 신부는 “또래사도 양성과정을 통해 예수님과 만나는 신앙체험을 한 학생들은 또래사도 졸업 후 본당과 교구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신앙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며 “올해는 청주교구 또래사도들이 ‘소년 최양업’처럼 하느님의 뜻을 곰곰이 생각하며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에 더욱 다가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 선종] ‘기쁘고 떳떳하게’…한국교회에 남긴 발자취

솔직담백하고 열린 마음. 생전 두봉 주교가 강조했던 사제로서의 모습이다. 20대 젊은 시절부터 전쟁으로 초토화된 한국 땅에서 선교하며 사회적 약자와 농민의 편에 서서 정의를 외쳤다. 항상 소탈하고 떳떳한 모습으로 주님 사랑을 전한 그는 신앙인들은 물론 국민 전체에게 진한 감동을 주며 존경받아 온 한국교회의 큰 어른이었다. 한국교회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 하나로 70여 년 사목활동에 임해온 그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 ‘기쁘고 떳떳하게’ 두봉 주교는 1929년 9월 2일 프랑스 오를레앙교구의 가톨릭 가정에서 3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대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1950년 21세에 파리 외방 전교회에 입회하고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1953년 6월 29일 사제품을 받았다. 그와 한국의 인연은 한국교회 복음화 사명을 받고 1954년 12월 한국 땅을 밟으면서부터다. 처음 사목활동을 시작한 곳은 대전교구 주교좌대흥동본당이었다. 보좌신부로 힘차게 첫발을 내딘 그에게 당시 주임이었던 고(故) 오기선(요셉) 신부가 한국식 이름을 지어주게 된다. 그의 프랑스 이름이던 ‘뒤퐁’을 음차한 두봉(杜峰)이었다. ‘두견새’와 ‘봉우리’를 뜻하는 이름, 두봉 주교는 그렇게 한국 땅에서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을 사랑한 프랑스인’으로 70여 년 삶을 이어가게 된다. 대전교구에서 사목하던 그는 1969년 5월 신설된 안동교구의 첫 교구장으로 임명된다. 1969년 7월 25일 주교품을 받고 안동교구 발전을 위한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았다. 교구장이었음에도 두봉 주교에게는 특별한 문장이나 표어가 없었다. 다만 안동교구 사명 선언문인 ‘기쁘고 떳떳하게’는 그가 선종 직전까지도 강조하고 소중히 여겼던 ‘사제로서의 사명’이었다. 2023년 사제서품 70주년을 맞아 본지와 나눈 인터뷰에서 그는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아야합니다. 기쁘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 불의 앞에 사회 정의를 외치다 이렇듯 두봉 주교의 신앙은 내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는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며 불의에 맞서 정의를 지킨다는 것이었다.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그는 농민들의 편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유신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1977년 10월 30일, 안동교구는 주일미사 대신 공소예절로 대치하고 교구장 두봉 주교를 포함한 전 사제단이 신자 800여 명과 함께 안동문화회관 내 동부동성당에서 합동미사를 봉헌했다. 당국의 인권 유린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두봉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법과 양심’을 주제로 강한 어조로 정부를 비판했다. 유신정권의 심기를 건드린 두봉 주교에게 엄청난 압박이 가해졌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이후로도 굴하지 않았다. 그러던 1979년 5월 5일,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오원춘 분회장이 보안기관에게 납치돼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군청에서 농민들에게 보급한 감자종자가 불량인 것이 대대적으로 드러나면서 이 사실에 항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농민회 임원이 농민을 위해 나섰다는 이유로 영양군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납치돼 포항과 울릉도로 끌려가 모진 일을 당한 것이다. 두봉 주교는 즉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정부의 탄압에 항거하는 전국 특별기도회를 시작했다. 기도회에 참석했던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이 강조한 “이 땅에서 민주주의를 행하는 것” 바로 그것이 두봉 주교가 꿈꾸던 ‘진정한 한국의 미래’였다. 유신정권은 1979년 8월 18일 두봉 주교에게 ‘자진출국’할 것을 명령했으나 그는 이를 당당하게 거부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10월 26일, 민주주의를 행하지 않았던 유신정권은 스스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 소탈했던 삶, 넘쳤던 한국 사랑 6·25전쟁으로 황폐화된 한국 땅에서 사목활동을 시작한 그는 안동교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이 땅의 사회·문화 발전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사회적 약자와 농민을 위한 돌봄 시설과 기관 설립이 이어졌다. 한센병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한 그는 1973년 경북 영주시에 ‘다미안 의원’을 개원하게 했다. 1978년에는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가 창립해 가난한 농민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나섰다. 미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에도 힘을 기울였다. 1969년 상지여자실업고등전문학교가 설립됐으며 이는 현재 가톨릭상지대학교의 발판이 됐다. 신자와 지역민을 위한 문화 사업을 위해 1973년 안동문화회관을 설립해 지역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일평생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목활동에 매진했던 그의 삶은 ‘소탈’ 그 자체였다. 1990년 은퇴 후 경기도 행주공소에서 지내던 그는 현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의 간곡한 요청으로 2004년 경북 의성군 봉양면 도원리에 자리잡았다. 소박한 텃밭을 일구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던 그에게 ‘신자·비신자’라는 구별은 없었다. 찾아오는 이들에게 한결같은 밝은 표정으로 대하며 진심을 주고받았다. 안동교구의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고령의 몸을 이끌고 참석해 농민들과 함께 꽹과리를 치며 즐기는 등 소탈한 모습으로 모든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주님을 모시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고마운 일입니다. 주님을 모시는 우리 모두는 항상 빛나는 존재입니다. 항상 떳떳하십시오.” (2023년 사제서품 70주년을 맞으며 본지와 나눈 인터뷰 대화 중) ◆ 두봉 주교 약력 ◆ 1929년 9월 2일 프랑스 오를레앙에서 출생 1947년 4월 20일 오를레앙시 쌩끄로아 고등학교 졸업 1949년 6월 오를레앙 대신학교 철학과 졸업 1950년 파리외방전교회 가입 1951년 6월 파리외방전교회 대신학교 신학과 졸업 1953년 6월 29일 사제서품 1954년 6월 로마 그레고리안 대신학교 대학원 신학과 졸업 1954년 12월 19일 ~ 1955년 5월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 신부 1955년 5월 ~ 1965년 5월 대전 대흥동본당 보좌 신부 1965년 5월 ~1967년 8월 대전교구청 상서국, 상서국장 신부 1967년 9월 ~ 1969년 6월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신부 1969년 5월 29일 교황 바오로 6세 명에 의해 제1대 안동교구장으로 임명 1969년 7월 25일 주교수품 및 교구장 착좌식 1970년 10월 ~ 1984년 11월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 1981년 10월 ~ 1984년 11월 주교회의 사목주교위원회 위원장 1984년 11월 ~ 1990년 주교회의 사목주교위원회 위원 1985년 10월 ~ 1990년 주교회의 교리주교위원회 위원 1987년 11월 ~ 1990년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 1990년 10월 6일 안동교구장 사임, 은퇴 1990년 12월 2일 안동교구장 이임 2025년 4월 10일 선종

[사제서품 50주년] ‘금경축’ 축하합니다

◆ 서울대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성유축성미사 후 - 장소 :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 대상자 : 홍성만(미카엘) 신부,염수완(야고보) 신부, 이원규(마태오) 신부, 김광식(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이종남(라이문도) 신부 ◆ 대구대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성유축성미사 중 - 장소 :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 - 대상자 : 천광성(바오로) 신부, 장정식(마티아) 신부 ◆ 광주대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광주대교구 임동 주교좌성당 - 대상자 :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송현섭(베드로) 신부, 고재영(야고보) 신부, 이성규(라파엘) 신부 ◆ 전주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 장소 : 전주교구 중앙주교좌성당 - 대상자 : 박중신(시몬) 신부, 범선배(라우렌시오) 신부, 이태주(알로이시오) 신부, 엄기봉(베드로) 신부 ◆ 춘천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 장소 : 춘천교구 주교좌죽림동성당 - 대상자 : 맹석철(바오로) 신부 ◆ 대전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성유축성미사 후 - 장소 : 대전교구 주교좌대흥동성당 - 대상자: 조장윤(베르나르도) 신부, 조규식(요한 세례자) 신부, 우희수(발타살) 신부, 윤종학(베르나르도) 신부 ◆ 부산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성유축성미사 중 - 장소 : 부산교구 주교좌남천성당 - 대상자 : 오남주(프리모) 신부, 강영돈(라우렌시오) 신부, 박승원(니코메데스) 신부, 김정수(대건 안드레아) 신부 ◆ 청주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성유축성미사 후 - 장소 : 청주교구 내덕동주교좌성당 - 대상자 : 신순근(비오) 신부 ◆ 수원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성유축성미사 중 - 장소 :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 - 대상자 : 최덕기(바오로) 주교, 방구들장(대건 안드레아) 신부, 윤민구(도미니코) 신부, 김광남(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 마산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1시 성유축성미사 후 - 장소 : 마산교구 주교좌양덕동성당 - 대상자 : 안명옥(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 서정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강영구(루치오) 신부, 조영희(아나니아) 신부 ◆ 안동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1시 성유축성미사 중 - 장소 : 안동교구 주교좌목성동성당 - 대상자 : 조종율(베르나르도) 신부 ◆ 제주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성유축성미사 중 - 장소 : 제주교구 주교좌중앙성당 - 대상자 : 이대원(미카엘) 신부 ◆ 의정부교구 - 축하식 :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성유축성미사 중 - 장소 :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 - 대상자 : 이기헌(베드로) 주교, 조원행(야고보) 신부, 이성만(토마스) 신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새 BI 공개…“‘나눔 문화’ 확산 박차”

“나눔은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오승원 이냐시오 신부, 이하 본부)는 ‘나눔이 일상이 되는 문화'를 확산하고자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공개했다. 본부는 이번 리뉴얼로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고, 본부의 비전을 명확히 전달하고자 정체성과 실천 방향도 정비했다. 새로운 로고에는 소통 방식의 간소화된 시대에 맞게 ‘운동본부’ 명칭을 생략했다. 로고의 단조로운 형태는 ‘담대함', 기울어진 구성은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 높낮이가 다른 정렬은 ‘행동하는 나눔’, 성체 마크의 상징성은 ‘따뜻함’을 표현한다. 기존 성체 마크의 ‘모두의 생명이 되고자 쪼개진 빵’과 ‘하늘과 땅,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십자가’라는 의미를 이어가되,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간결한 구조로 재해석했다. 슬로건에는 개인의 실천과 공동체의 연대로 나눔의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나로 시작되는 나눔’은 나눔이 ‘나’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으며, ‘MOVE AS ONE’은 모두 하나 돼 움직이는 연대를 상징한다. 본부는 영문명도 재정비했다. 기존에는 ‘One Body One Sprit(OBOS)’으로 쓰였다. 본부의 정체성에는 ‘Sprit’보다 ‘Heart’가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고,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One Heart One Body(OHOB)’로 영문명을 재정비했다. 본부는 새로운 BI를 홈페이지, SNS, 리플렛, 포스터, 행사 배너 등 다양한 제작물에 적용할 예정이며, 협력 기관에 브랜드 가이드를 제공해 일광성 있는 운영 체계를 갖춰갈 계획이다.

종합

“기타 선율에 주님 사랑 담아 따뜻한 울림 전해요”

서울대교구 양천본당(주임 염기철 베드로 신부)에는 음악 초심자 상관없이 모여 기타를 연주하고, 음악적 탤런트를 교회 봉사에 쓰는 교우들의 모임이 있다. 2015년 5월 결성된 본당 음악 동아리 ‘소리통’(단장 노영기 바오로)이다. 15명 회원이 금요일과 주일마다 모여 기타와 노래 연습을 하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미사와 주일 새벽미사에서 본당 신자들을 위해 연주 봉사를 하고 있다. 본당 구성원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동체를 지향하기에 ‘소리통’이라는 한국적인 이름을 붙였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가톨릭 전례 음악을 대중적으로 쉽게 풀어 나가자는 뜻에서 주로 미사곡과 생활 성가 특송을 연습하지만, 신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가요와 팝송도 연주하고 부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타 동호회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신앙을 나누는 데 있다. 노영기 단장은 “본당과 교회 공동체 일원으로서 서로 격려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역할이 소리통의 운영 취지”라고 설명했다. ‘소리(복음)를 전하는 통’이 될 수 있도록 소리통은 본당 미사나 행사 연주·공연을 넘어서도 활동하고 있다. 매년 1회 전국 성지를 순회하며 미사 연주 봉사를 해 오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지역 복지회관에서 소외 이웃을 위해 연주하기도 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버스킹을 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가톨릭 신앙을 거부감 없이 알리기도 했다. 오영미(이레나) 총무는 “본당 너머로 사랑 실천을 넓혀가고자 하기에, 단원 중 대부분인 직장인들이 특히 믿음에 활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삶과 업무에 쫓기면 타성적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등 누구나 자칫하면 수동적이 될 수 있는 신앙생활. 단원들은 멋진 선율을 이룰 때 감동을 느끼고, 또 이를 교우들에게 선보이며 은혜로움을 주고받으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소리통의 지도를 맡고 있는 박서희(아우구스티노) 씨는 “정성 담아 연습한 곡으로, 우리와 마찬가지로 위로를 찾아 성당에 오는 신자들에게 소소한 격려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건 단원들 모두의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지향으로 서로 맺어진 깊은 유대감도 우리에게 신앙을 ‘울림’으로 느껴지게 한다”며 기타를 들어 보였다. 소리통은 올해 10주년을 맞아 활동 범위를 넓히고자 새로운 회원들을 모집하는 한편 전국 곳곳으로 더 자주 연주 봉사를 나가고자 한다. 노 회장은 “연주 봉사 기회를 주고자 하는 전국 성당과 성지 어디든 찾아가 기타 선율 속 녹아든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문의 : 010-3577-2405 소리통 노영기 단장

서울대교구 가락동본당 부활 상징물 콘테스트

서울대교구 가락동본당(주임 김명은 요한 사도 신부)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구역별 부활 상징물을 직접 만드는 콘테스트를 열고 친교와 화합의 장을 꽃피웠다. 총 23개 구역 중 19개 구역이 참가하는 등 예상을 넘은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이번 콘테스트에는 계란과 퀼트, 밀랍 초,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소재와 방법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표현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구역 신자 212명 전원의 자필 서명 혹은 허락받은 대필로 벽을 꾸미고 성체가 그려진 밀랍 초와 LED 초 등을 출품한 23구역의 김혜정(마리아 막달레나) 구역장은 “사람이 만나 통성명하는 것은 서로 이름을 기억해 줄 사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반장들과 함께 각 가정에 직접 방문해 서명을 받았다”며 “모두가 함께하는 기쁨의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하며 무엇이든 혼자 하던 내 모습에서 벗어나 공동체 지향으로 부활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17구역은 <주님은 나의 목자>와 <최후의 만찬> 두 작품을 계란으로 만들었다. 민경희(체칠리아) 구역장은 “작품을 만들며 친해진 구역 신자들과 성지 순례도 다녀올 정도로 끈끈한 사이가 됐다”며 “수상 결과를 떠나 함께한 이 시간과 과정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혼자 작업한 퀼트 닭과 계란 인형을 준비한 20구역 윤금자(스텔라) 구역장은 “상황이 여의치 못해 공동 작업을 못했지만 대표자라도 작품을 내면 구역 신자들이 보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마련했다”며 “바느질 한 땀 한 땀마다 구역 사람들을 한 명씩 떠올리며 그분들의 건강을 기도하고 부활을 묵상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콘테스트 담당 및 평가자 중 한 명인 박인영(아녜스) 여성 총구역장은 “평소 봉사를 안 하고 숨어 있던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냉담 교우들이 성당과 모임에 나오고, 기존에 봉사하던 분들은 더 단합되는 기회가 됐다”며 “출품을 못한 구역은 미안함에 부활 청소를 더욱 열심히 참여하는 등 활동에 자극제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본당 주님 부활 대축일 성야 미사 후 개최되는 시상식 때 수상을 못하더라도 작업 과정에서 이미 모두 더 큰 선물들을 받았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영유아 사목 활성화 방안 모색

한국교회에서 영유아 사목의 필요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으나 본당에서 그 실천이 구체화한 경우는 드물다. 본당 영유아 사목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회는 어떤 실천에 나설 수 있을까.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원장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4월 1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영유아 신앙 교육의 사례 발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성공적 영유아 사목을 펼친 두 본당 사례를 살피며 각 본당에서 영유아 사목이 뿌리내리게 할 접근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먼저 2024년 당시 인천교구 시흥 은계본당 주임이었던 김용수 신부(마태오·2027 WYD 인천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 차장)가 펼친 본당 영유아 사목 사례가 소개됐다. 김 신부는 ▲생애주기 사목에서 단절된 세대인 영유아 자부모들에게 소속감을 주는 영유아분과 및 영유아 자부모회 신설하고 ▲영유아 부모 간 교류와 신앙·육아 동반이 가능하게끔 사제가 직접 영유아 대부모를 선정하고 ▲성당 내 유아실 사용 금지, 영유아 배려석 마련 등 사목을 펼쳤다. 그 결과 본당은 영유아를 환영하는 분위기로 전환했다. 미사 중 아이가 울어도 눈총을 주지 않고 오히려 아이를 반기는 신자가 다수가 됐다. 아이들은 형제와 놀이공간이 없는 현실을 벗어나 성당에서 미사를 보며 신앙을 배웠다. 변화를 감지한 부부들이 신앙을 회복해 주일미사 참례자는 600명까지 늘었다. 김 신부 부임 초기 참례자는 350명 정도였다. 김 신부는 발제에서 “화려한 기술로 채우지 않고, 교회가 이미 지닌 보화인 ‘성사’ 참여를 우선으로 영유아와 그 부모를 초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존재로 치부하기보다, 언제든 맞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교구 청담동본당 문화홍보분과 영유아독서팀(팀장 이정민 마리안나)이 2023년부터 펼쳐온 영유아 신앙 교육을 위한 자체 프로그램도 소개됐다. 현재 ‘그림책으로 예수님을 만나요’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고, 영유아들이 성당에서 부모·조부모 등 보호자와 그림책 등을 읽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영유아들은 성당에서 양육자와 시간을 보내면서 성당을 어려서부터 익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책 속의 신앙적 메시지를 접하며 부모의 믿음을 자연스럽게 이어받고 있다. 이정민 팀장은 발제 중 “유아세례 후 주일학교에 오기까지의 5년가량 공백기도 발생하지 않으며, 책과 공간과 읽어줄 사람만 있으면 돼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세대살림연구소 정준교(스테파노) 소장은 “영유아 사목을 이제껏 하지 않던 세대 사목으로 여겨 임기응변식으로 접근하지 말고, 본당별로 필요한 구조 개편, 영유아들이 교회를 체험하고 신앙 체험을 하게 해줄 사목 공동체 구성 등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