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일 오전 11시 30분경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바라보는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하여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서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아울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이루어왔고 한국 교회는 지난 세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한국 교회와 국민의 요구에 진심을 다하여 응답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10시 25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발표하고,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계엄령 발표 1시간 만에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11시경 ‘국회·의희·정당 등의 일체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발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즉시 국회 본회의를 소집했고, 의원들은 국회에 집결하며 계엄령 해제를 위한 긴급 대응에 나섰다. 헌법 제77조 5항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할 경우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계엄군의 국회 진입 시도가 이어졌으나 의원들은 4일 오전 1시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했고, 결의안은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우 의장은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에 따라 계엄령 선포가 무효화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전 4시30분 무렵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 요구를 수용해 비상계엄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담화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됨에 따라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다. 아래는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 전문 <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바라보는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 > 지난밤에 있었던 비상계엄 사태로 많은 국민께서 놀란 마음에 밤잠을 설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국가의 통치 행위와 행정 절차는 시급성이 있지 않는 한 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국민들에게도 알려져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국회 의결에 따라 비상계엄이 해제되었지만 불과 6시간 만에 해제할 상황이라면 애초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이었는지 의문입니다. 군사 정권 시절에나 선포되었던 계엄령이 2024년 오늘 대한민국에 선포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 외부의 적이 침략하거나 전쟁의 위협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도 않은 현실에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하는 것이 최고 통수권자로서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하여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서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희생을 치르며 이루어왔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지난 세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한국 천주교회와 국민의 요구에 진심을 다하여 응답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4년 12월 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 용 훈 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2021~2024)의 ‘최종 문서’(Final Document)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의 통상 교도권 문서에 포함될 것”이라며 보편교회 전체가 이 문서를 ‘통상 교도권 문서’로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11월 24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서명한 ‘최종 문서에 관한 공지’를 통해,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주교들이 이 최종 문서를 바탕으로 21세기의 시노드적이고 선교적인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각 지역 교회와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상적으로 세계주교시노드가 폐막된 후 교황은 후속 사도적 권고를 발표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시노드 폐막 후 별도 사도적 권고 없이 시노드 대의원들이 제출한 최종 문서를 교황의 통상 교도권 문서로 승인했다. 한국 주교회의는 11월 22일과 29일 시노드 최종 문서와 교황 공지의 한글 번역본을 주교회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에서도 최종 문서의 교도권적 성격을 받아들여 시노달리타스에 바탕을 둔 선교적 교회 건설을 위한 ‘이행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11월 25일 공개한 이 공지에서 2021년 10월 시작돼 3년이 소요된 시노드 여정을 회상하며 “우리는 성령께서 이 시대의 교회에 말씀하시는 것을 귀 기울여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문서가 “하느님 백성에게 경청하고 목자들이 식별함으로써 형성된 여정의 결실을 모은 것”이며 시노드의 여정은 끝난 것이 아니라 “최종 문서를 소중히 여기며 지역 교회들과 그 연합들 안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최종 문서가 ‘엄밀한 규범’은 아니지만, “문서에 포함된 권위 있는 지침들을 ⋯ 다양한 맥락에서 이행하도록 불림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다양한 법적 및 교회적 절차를 통해 지역교회의 맥락에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수한 경우에는 새롭고 창의적인 사목 및 선교적 과제를 실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황은 각 지역교회 주교들은 5년 단위 교황청 정기방문에서 해당 지역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최종 문서의 이행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지난 2019년 4월 불에 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이하 대성당)이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약 5년 8개월의 복원 작업을 거친 대성당은 12월 7일 재개관식과 8일 미사를 봉헌하고 일반에 공개된다. 화재 당시 빠른 대처로 그리스도의 희생을 상징하는 ‘가시면류관’ 등 주요 성물과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화를 피했지만,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로 만들어진 지붕 대부분이 전소됐다. 이후 프랑스 정부가 2000여 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복원에 매진한 결과, 대성당은 이전의 모습을 되찾게 됐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대성당의 재개관을 앞두고 수많은 시선이 파리로 쏠린 가운데 의정부교구 통합사목국장 겸 건축신학연구소장 강한수(가롤로) 신부와 대성당이 지닌 건축적, 역사적 가치와 복원의 의미 등을 살펴봤다. 높은 천장·뾰족한 첨탑 두드러진 초기 고딕 건축 기법 집약체 대성당의 상징 스테인드글라스 ‘오순절 성령 강림’ 의미 담은 현대 작품으로 일부 교체 예정 초기 고딕 양식의 정수 1163년 짓기 시작해 1345년 완성된 대성당은 초기 고딕 양식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작은 창문과 두꺼운 벽이 특징인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높은 천장과 뾰족한 첨탑이 두드러진 고딕 양식으로 변화한 가운데 높이 35m, 폭 38m, 길이 122m 규모의 대성당은 건축 기법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다수 성당의 약 1.5배에 달하는 크기다. 당시 성당은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외부 벽면에 ‘버팀벽’(buttress, 버트레스)을 덧대 벽의 하중을 지탱했는데, 대성당은 일반적인 버트레스가 아닌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치 모양의 ‘공중 버팀벽’(flying buttress, 플라잉 버트레스)을 설계해 벽을 더 높이 쌓았다. 공중 버팀벽으로 벽면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벽을 높이 올릴 수 있게 되자 커다란 유리창을 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벽에 그리는 프레스코화에서 유리창에 그림을 그리는 스테인드글라스가 발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 신부는 “대성당은 초기 고딕의 모든 건축 기법이 집약된 건축물”이라며 “대성당을 지으면서 이룬 건축적 성과 덕분에 고딕 양식이 더욱 발전해 이후 전성기·후기 고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톨릭국가 프랑스의 중심 대성당은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녔다. 과거 영국과의 백년전쟁 중이던 1431년 헨리 6세의 즉위식과 이후 1456년 잔다르크의 명예 회복을 위한 재판도 대성당에서 열렸다. 하지만 대성당은 1789년 프랑스대혁명 등을 겪으며 크게 훼손됐고, 대성당의 의미와 가치도 추락하고 말았다. 심한 파손으로 대성당이 헐릴 위기에까지 처하자 이를 안타까워한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노틀담의 꼽추(원제: 파리의 노트르담)>를 펴냈다. 소설이 인기를 끌고 성당 복구에 대한 여론이 이어지면서 1845년 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의 주도로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우리가 기억하는 대성당의 모습은 이때 완성된 것. 이후 대성당은 가톨릭국가인 프랑스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성당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때문에 대성당의 화재는 프랑스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전문가가 복원에 매달려 무너진 첨탑과 지붕을 다시 세우며 이전 모습을 되찾았지만, 복원은 2026년까지 계속된다. 앞마당과 정원 등을 비롯해 일부 복원 작업이 남았으며, 특히 스테인드글라스의 교체가 예정돼 있다. 완전 복원은 2026년까지…일부 스테인드글라스 교체 예정 특히 복원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대성당의 상징과도 같은 스테인드글라스를 교체하는 것이었다. 파리대교구장 로랑 울리히 대주교가 스테인드글라스 일부를 현대 작품으로 교체하고, 기존 작품은 향후 건설될 박물관에 전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를 마크롱 대통령이 받아들이자 ‘문화유산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프랑스 정부는 복원 계획을 그대로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스테인드글라스 재설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2026년까지 교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외신 등을 종합한 결과, 교체 대상은 대성당 남측 경당 7개 중 6개의 스테인드글라스다. 현재 남측의 성 요셉,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 클로틸다, 성 빈센트 드 폴, 성녀 제네비브, 성 디오니시오, 성 폴 첸 등 7개 경당에서 형상이 묘사된 작품이 설치된 곳은 토마스 아퀴나스 경당이 유일하며, 6개 경당에는 장식용 패턴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돼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 경당엔 ‘이사이의 그루터기’를 담은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데, 바로 이를 중심으로 오순절 성령 강림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6개 경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새롭게 꾸민다는 것이다. 강 신부는 이에 “경당이 봉헌된 성인들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고하는 이사야의 예언(이사 11,1-4)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예언에 나오는 주님을 경외하는 것과 지혜, 슬기, 용맹 등 은사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스테인드글라스를 채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 신부는 “성모 마리아를 지칭하는 ‘노트르담’ 성당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맞춰 재개관을 한다고 하니 기쁜 마음”이라며 “스테인드글라스 교체를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가지만, 큰 의미가 없던 장식용 작품들을 성경 속 성령 강림을 나타내는 연속된 작품들로 채우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판단은 작품이 완성된 후에 할 수 있겠지만 기존의 것과 조화로운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최근 공개된 노트르담대성당 내부 모습 : https://www.instagram.com/reel/DC9WFotsUNc/?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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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 대체하는 ‘상대적 종신형’ 도입안 제시

사형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형벌로 가석방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는 상대적 종신형이 제시됐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11월 29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인권에 기반한 사형제도의 대체형벌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대체형벌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주현경 교수는 가석방을 불허하는 종신형에 대해 “인간의 자유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는 물론이고 자유를 잃은 자의 공포가 끝없이 지속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인간존엄에 반한다”며 “또한 범죄자의 재사회화라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형벌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교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무기징역형의 경우 최소 형집행기간 20년이 지나면 가석방할 수 있다”며 “현행제도를 유지하되 가석방 절차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 생각되며 만약 새로운 대체형벌제도로서 반드시 더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최소 형집행기간은 유기징역의 상한인 30년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도 형벌에 대한 국제 원칙을 토대로 상대적 종신형에 힘을 싣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장박가람 본부장은 “수감의 목표는 사회복귀를 포함해야 하고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처벌은 금지돼야 한다고 규정하는 국제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며 “이를 대체할 형벌 체계로서 정기적인 심사를 통해 가석방 가능성을 부여하는 상대적 종신형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선태 주교는 이번 세미나를 주관하며 “첨예한 찬반논쟁에도 불구하고 사형제도를 폐지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권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논의는 사형제도를 폐지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대신하는 형벌제도는 어떻게 마련돼야 할지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불과 같은 60년 역사는 교회사 연구 새 도약의 바탕”

올해 환갑을 맞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프란치스코 신부)가 한국교회의 참된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세계 속의 한국천주교회사를 써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11월 29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 주례로 설립 6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사 중 열린 기념식에서는 모범사원 표창장 및 감사장과 특별공로패를 수여했다. 연구소 설립 60주년 기념준비위원회 위원장 강병규(프란치스코) 재단이사는 “그동안 연구소는 많은 연구자들을 양성, 배출하고 교회의 역사에 관한 자료발굴과 함께 주목할 만한 연구 업적을 쌓아 왔다”며 “이처럼 연구소는 단순히 과거 기록을 넘어서 우리 신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불과 같은 존재로 60년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과 함께 한국교회 발전에 학술적인 뒷받침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더욱 적극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요비 주교는 강론에서 “한국교회사연구소는 교회의 보물과 같은 소중한 신앙의 역사와 유산들을 발굴하고 수집, 연구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며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만이 하느님 말씀의 씨앗을 이 땅에 뿌리 내리고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앞으로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964년 8월 17일 가톨릭대학교 부설연구기관으로 첫발을 내디딘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교회사 연구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 활동에 전념했다. 그 결과 1985년 3월에는 한국 최초로 부록편을 포함하여 세 권으로 된 「한국가톨릭대사전」을 간행했으며 1988년 3월 25일 사단법인으로 거듭났다.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 발표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해 그 결과들을 정기 학술 간행물인 「교회사연구」와 월간지 「교회와 역사」를 통하여 널리 알리는 한편, 각종 교회사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간행함으로써 교회사 연구의 내실을 다지는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 1991년 발족한 ‘한국교회사연구동인회’도 평신도들에게 교회사 연구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996년 12월 10일 재단법인을 설립한 이후 교회사 연구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으며,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보다 많은 자료들을 수집해 정리했다. 1994년부터 「가톨릭대사전」을 발간하기 시작해 2006년 4월 총 12권을 완간했다. 또한 근대사 연구에 꼭 필요한 「뮈텔 주교 일기」를 모두 번역하여 8권으로 간행했다. 6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사연구소는 60주년 기념 논문 공모사업을 비롯해 지난 10월에는 한국교회사 최초 통사인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의 의의를 돌아보는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아울러 올해는 「한국천주교회사」 개정판을 발간할 계획이다.

“대통령 책임 묻는다” 전국 사제 1466명 시국선언

전국 교구와 수도회·사도생활단 사제 1466명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대통령의 사명을 저버린 책임을 물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하자고 촉구했다. 사제들은 11월 28일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제들은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두운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선언문 발표 배경을 밝혔다. 이어 “5000년 피땀으로 이룩한 겨레의 도리와 상식, 홍익인간과 재세이화(在世理化)의 본분을 팽개치고 사람의 사람됨을 부정하고 있으니 한시도 견딜 수 없다”며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사회의 기초인 친교를 파괴하면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조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도 그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제들은 또한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이라며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국선언문에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와 전주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 청주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를 비롯해 전국 교구 사제 1330명과 수도회·사도생활단 사제 130명, 오스트레일리아 사제 1명 등 총 1466명이 이름을 올렸다.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 <천주교 사제 1466인 시국선언문>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주셨던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로마 3,23) 1.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2.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습니다.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입니다. 3.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창세 11,6) 하는 비탄에 빠지고 맙니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 그이에게만 던지는 물음이 아닙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로마 7,19) 인간의 비참한 실상을 두고 가슴 치며 하는 소리입니다. 하느님의 강생이 되어 세상을 살려야 할 존재가 어째서 악의 화신이 되어 만인을 해치고 만물을 상하게 합니까? 금요일 아침마다 낭송하는 참회의 시편이 지금처럼 서글펐던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나는 내 죄를 알고 있사오며 내 죄 항상 내 앞에 있삽나이다 … 보소서 나는 죄 중에 생겨났고 내 어미가 죄 중에 나를 배었나이다.”(시편 51,5.7) 4.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입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입니다.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입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입니다.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입니다.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다니 7,7)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는 통에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친 선열과 선배들의 희생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양심과 이성은 그가 벌이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5. 그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므로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마르 7,21-22)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오천년 피땀으로 이룩한 겨레의 도리와 상식,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본분을 팽개치고 사람의 사람됨을 부정하고 있으니 한시도 견딜 수 없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사회의 기초인 친교를 파괴하면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조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도 그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버젓이 나도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오,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6. 그가 세운 유일한 공로가 있다면, ‘하나’의 힘으로도 얼마든지 ‘전체’를 살리거나 죽일 수 있음을 입증해 준 것입니다. 숭례문에 불을 지른 것도 정신 나간 어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이기로 말하면 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요, 우리야말로 더 큰 하나가 아닙니까? 지금 대한민국이 그 하나의 방종 때문에 엉망이 됐다면 우리는 ‘나 하나’를 어떻게 할것인지 물어야 합니다. 나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웁시다. 아울러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합시다. 헌법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합시다! 7.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아무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입니다. 2024.11.28. 하느님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며 천주교 사제 1,466인

종합

‘뚝딱뚝딱’ 고쳐 쓰면 ‘싱글벙글’ 지구가 웃어요

생활필수품 중 하나인 우산은 철과 알루미늄, 플라스틱, 합성 섬유 등의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져 분리배출도 재활용도 어려운 물건이다. 하지만 살이 부러지거나 하면 그냥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1년에 버려지는 우산 살대는 파리 에펠탑 23개를 쌓을 수 있는 양이다. 우리나라만 생각할 때도 연간 4000만 개 우산이 소비되는데, 그냥 버리면 이산화탄소 유해가스가 276만8000톤 배출된다. 환경 문제를 생각해서 잘 고쳐 쓸 방법은 없을까. 11월 24일 서울대교구 구파발성당(주임 차동욱 시몬 신부) 대강의실에서는 ‘고장 난 우산, 셀프 수리 기초' 강좌가 열렸다. 11월 한 달 동안 매 주일 본당이 마련한 ‘수리수리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구멍 난 옷 수선을 위한 다닝 스티치’(11월 3일)과 ‘마우스, 키보드, 이어폰, 선풍기 등 소형 가전 분해 청소 수리법’(11월 10일), ‘안 쓰는 액세서리를 활용한 소품 만들기’(11월 17일)에 이어 마련된 강좌에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15여 명이 함께했다. 강의를 듣고 실제 우산 수리에 나선 참석자들은 “가정에서 직접 고치고 쓸 수 있는 것들을 배워서 실생활에 매우 쓸모가 있는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본당 하늘땅물벗이 주관한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물건을 수리할 권리와 수리하며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물건이 고장나면 새로 사는 것이 더 저렴한 시대에서 경제적 비용이 아니라 환경적 비용을 고려하는 올바른 ‘선택’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신자들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이날 우산 수선 프로그램은 가장 빨리 신청이 마감된 경우다. 하늘땅물벗은 “대부분 고장 난 우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버린 경험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안 쓰는 액세서리 활용 강의는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창고에 버려졌던 명품 의류 장신구를 재활용해 목걸이를 만들고, 쓰지 않는 넥타이로 허리띠와 초커를 제작해 보는 경험은 참가자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행사를 기획한 최윤정(베아트리스) 씨는 “쉽게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어떻게든 고쳐서 사용하려던 과거 어르신들 모습은 이제 우리와 지구의 생존을 위해 더욱 중요한 실천임을 돌아보게 한다”며 “이번 캠페인이 그런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파발본당은 2022년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차동욱 신부는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기후와 환경은 가장 먼저 돌보고 실천해야 할 복음 활동으로 생각한다”며 “평소에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직접 배우는 자리를 통해 환경 문제를 기억하고 소중하게 다루는 의식을 지니게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제주교구 신제주본당, 동티모르 선교지에 후원 성금 전달

제주교구 신제주본당(주임 고병수 요한 신부)이 동티모르 선교 지역에 후원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신제주본당은 11월 28일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가 선교하고 있는 동티모르 파히소이 분원에 성금을 전달했다. 파히소이 분원에서 활동하는 최 데레사 수녀는 3년간 신제주본당에서 소임했다. 고병수 신부는 “신자들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티모르 선교 지역을 위해 마음을 한데 모았다”며 “앞으로도 우리 신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선교 지역에 계신 신부님, 수녀님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관심을 가지는 신앙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교회가 과거엔 선교사를 받는 등 도움 받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신자들의 작은 정성을 모아 가난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가 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본당은 성금을 모으기 위해 여성연합회 주관으로 직접 만든 생강청을 비롯해 달걀, 초, 견과류 등을 판매했다. 본당에 따르면, 본당 신자뿐 아니라 모금 소식을 들은 비신자들도 동참해 힘을 보탰다. 이렇게 모인 성금 1000만 원은 우기로 축대가 무너져 현지 아이들을 돌볼 공간을 잃는 어려움에 처한 파히소이 분원 유치원을 복구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다. 성금을 대리 수령한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대전관구장 김영숙(안나) 수녀는 “최 데레사 수녀님이 소임했던 본당에서 큰 후원을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또 무엇보다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 성금에 힘입어 수녀들이 소임지에서 더 열심히 선교하리라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는 2017년부터 동티모르 파히소이 분원 등에 수녀를 파견해 현지에서 유치원과 여학생 기숙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파히소이 분원이 이번 우기로 큰 피해를 입자 복구를 돕던 수녀회 소속 수녀가 발가락 골절 부상을 입기도 했다.

청소년들 맑은 영혼으로 수놓은 ‘천상의 하모니’

한국 최초 그레고리오 성가와 무반주 합창 전문 청소년합창단으로 창단했던 ‘뿌에리 깐또레스’(Pueri Cantores)가 30주년을 맞아 세계가 감동했던 솜씨를 다시 한번 선보였다. 대구대교구 가톨릭음악원(담당 김현섭 요셉 신부)은 소속 합창단 뿌에리 깐또레스의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제34회 성음악 발표회를 12월 1일 대구대교구 대봉성당에서 열었다. 현재 단원과 졸업생들이 나란히 무대에 선 이번 공연은 뿌에리 깐또레스의 어제와 오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뿌에리 깐또레스 현 단원들의 합창에 이어 졸업생 음악인들의 독주와 독창, 졸업생들로 구성된 합창단 ‘뿌엘레 깐또레스’의 합창이 이어졌다. 창단 당시부터 뿌에리 깐또레스를 이끌어오고 있는 김정선 수녀(가타리나·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가 지휘를 맡은 가운데, 졸업생 음악인들도 지휘에 나섰다. 공연의 백미는 뿌에리 깐또레스와 뿌엘레 깐또레스가 합동으로 선보인 핸드벨 연주였다. 공연은 가톨릭음악원 합창단을 포함한 모든 출연자들이 이번 공연 주제이기도 한 곡 <Te Deum>(사은 찬미가)과 가톨릭성가 <주 천주의 권능과>를 합창하면서 마무리됐다. 김현섭 신부는 “맑은 영혼과 순수한 음성으로 부르는 우리 어린이들의 노래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천사들의 노래를 닮은 것이 아닐까 싶다”며 “가톨릭음악원과 뿌에리 깐또레스를 위해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뿌에리 깐또레스는 1994년 당시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바울로·1935~2021)의 권고를 받아들인 김정선 수녀가 청소년 단원들을 조직하면서 시작됐다. 1997년 서울과 대구에서 개최한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대구 지하철 참사 1주년 추모제 전곡 연주, KBS 열린음악회 성탄 특집 공연, 대구대교구 사제서품식과 주교서품식, 교구장 착좌식과 같은 교구 주요 미사의 전례음악을 담당하는 등 교회 안팎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또 교황청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등 3명의 교황 앞에서 공연을 펼쳤으며, 벨기에와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여러 차례 초청연주회를 열었다.

박해받는 부르키나파소에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 한국지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지부장 박기석 요한 사도 신부)가 올해 12월 1일부터 2024년 1월 10일까지 부르키나파소를 지원하는 ‘2024년 대림·성탄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ACN 한국지부를 비롯한 전 세계 23개 국가지부는 박해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고 기도할 방법을 찾는 부르키나파소의 모든 이를 지원하고자 캠페인을 시작했다. 서아프리카 국가 부르키나파소는 이슬람교도가 인구 60% 이상으로, 2015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지하디스트) 무장단체 테러의 주요 무대가 돼 피난민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다. 2023년에는 폭력 사태로 200만 명 넘는 국내 피난민이 발생했고 그중 그리스도인의 피해가 극심하다.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수도 와가두구와 북부주(Nord) 주도 와이구야 등 주요 도시 간 연결을 재구축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국토 40% 이상이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상황이다. 와이구야교구의 쥐스탱 키엔테가 주교는 “소수집단인 그리스도인들은 이슬람교를 강제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굴복하지 않고 일부는 죽음마저 받아들인다”며 “우리는 박해마저 무릅쓰며 신앙을 지키고자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년에만 50만 명 이상 국내 피난민이 몰려든 와가두구대교구는 부르키나파소 카리타스 OCADES와 함께 피난민들과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세계적 지원이 절실하다. 동부 파다응구르마교구는 테러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 중 하나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농업 생산이 끊어져 식량도 고갈됐고 도시 봉쇄로 생필품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피해도 심각해 큰 도움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학교 4000개 이상이 문닫아 70만 명 학생이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 서부 누나교구에는 3만 명 이상의 피난민이 있으며 그중 80% 이상은 아동 청소년이다. 이에 ACN 한국지부는 ▲와가두구대교구 내 24개월 미만 영유아 300명을 위한 영양식(3달 10만 원) 지원 ▲파다응구르마교구 내 피난민 가정 3530여 가구를 위한 식료품(4달 23만 원) 지원 ▲누나교구 내 그리스도인 피난민 학생 200명을 위한 학비와 교과서(한달 2만 원) 지원까지 총 1억3400만 원가량의 지원금 확보를 목표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지부장 박기석 신부는 “가톨릭교회는 위기에 처한 부르키나파소에 물질적, 영적 지원을 제공하는 몇 안 되는 기관 중 하나”라며 “박해에 멍든 나라에 평화의 씨앗이 뿌려질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 후원: 우리은행 1005-303-232450 (예금주 (사)고통받는 교회 돕기 한국지부) ※ 문의: 02-796-6440 ※ 캠페인 안내: www.churchinneed.or.kr/christmas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