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23일 노인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유엔 기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 1024만4550명이 전체 주민등록인구인 5122만1286명의 20% 이상이 된 것이다. 2017년 노인인구가 14%인 고령 사회에 진입한 지 7년 만이다. 2024년 4월 주교회의에서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6.1%로 이미 초고령 상태였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사회 전체가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사회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제대로 제시할 필요성이 생겼다. 초고령 사회 속 교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에는 안락사 확산, 노인 소외, 저출생 등이 있다. 교회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이제는 ‘존엄사’라며 그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안락사는 현재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위스 등에서 허용하고 있다. 2024년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이 우리나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력존엄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4%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회는 안락사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2024년 4월 선언문 「무한한 존엄」 52항에서 “자살하려는 사람이 자살하도록 돕는 것은 그것을 요청한 사람의 존엄성에 대한 객관적인 범죄”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노인 소외와 고독사 등의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1월 3일 발표한 「2024년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1인 세대 중 65세 이상이 29.6%를 차지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2023년 고독사 중 60대 이상의 비율은 50.3%였다. 교회는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제정해 노인 사목에 힘쓰고 있다. 2024년 ‘제4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주제는 ‘다 늙어 버린 이때에 저를 버리지 마소서’(시편 71[70],9 참조)였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일 삼종기도 말미에 “노인을 홀로 버려두는 데 익숙해져서는 안 되며 세대 간 ‘동맹 맺기’를 통해 노인을 저버리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령 사회의 원인 중 하나는 저출생이다. 2024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4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24년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30대 이하는 절반 수준이었다. 그 이유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경제적 어려움이 61%, 행복하기 힘든 사회라는 이유가 56% 등으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허용)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4년 5월 로마에서 열린 저출산 대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신생아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첫 번째 지표”라며 “심각하게 고민해서 가정 친화적인 정책들을 내놔야 하고, 특히 여성들이 자녀 양육과 직장 일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노인사목팀 담당 나종진(스테파노) 신부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저출생과 맞물려 매우 빠르게 가속되고 있다”면서 “사회적 제도나 시민들의 의식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앞으로 세대 갈등, 노인 소외의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는 노인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행보에 발을 맞추어 ‘세대 간 연결’이라는 사목적 목표를 가지고 유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아세례를 받는 유아 또는 아기는 ‘아직 철이 들지 않아 스스로의 신앙을 고백하지 못하는 나이의 아이’를 말한다(교황청 경신성사부 「유아 세례 예식 지침」 1항). 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따르면 2023년 0~4세 신자는 2만4860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만9949명보다 50.2% 감소했다. 저출생의 결과가 크지만 ‘아이에게 종교의 자유를 주고 싶다’ 등의 이유로 부모가 유아세례를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아세례는 왜 받아야 하며, 하느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유아들의 세례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아기들도 원죄를 갖기 때문에 유아세례는 중요하다. 시편 51장 7절은 “정녕 저는 죄 중에 태어났고 허물 중에 제 어머니가 저를 배었습니다”라며 잉태된 순간부터 비롯되는 원죄를 한탄하는 내용이 나온다. 교회는 교회법 제867조 1항과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47조 등을 통해 부모에게 아기의 출생 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세례받게 하며 생후 100일을 넘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5)고 하셨다. 여기에는 어린이들도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이 교회의 해석이다. 이때 세례는 유아를 대신해 부모 등 교회의 신앙을 통해 이루어진다. 「유아 세례 예식 지침」 1항은 “유아들은 부모와 대부 대모와 참석한 신자들이 고백하는 교회의 신앙으로 세례를 받는 것이다”라고 명시돼 있다.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다른 사람들이 신앙을 바탕으로 치유의 은혜를 베푼 사례가 많이 나온다. 예수님께서는 중풍 병자를 평상에 뉘어 데려온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병자에게 용서받았음을 선포하시며(마태 9,2 참조), 백인대장의 믿음에 근거해 그의 병든 종도 고치신다.(마태 8,5-13 참조) 탈출기에도 자손들에게까지 파스카 예식을 물려주면 하느님께서 맏아들의 생명을 지켜주신다는 약속이 나온다.(탈출 12,24-28 참조) 모든 인간은 원죄 갖고 태어나 세례 통해 더러워진 본성 씻고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야 세례는 유아를 대신해 부모와 교회 신앙 통해 이뤄져 유아세례, 생후 100일 넘기지 말 것 권고 믿음 깊은 인물을 통해 집안 전체에 세례를 주는 것은 성경에도 나오는 이야기이다. 바오로는 그의 말을 귀담아 듣던 리디아의 온 집안 식구에게 세례를 주고(사도 16,15 참조), 베드로는 고르넬리오의 집안에 구원의 말을 전한다.(사도 11,14 참조) 또한 바오로는 감옥에 갇혔을 때 간수와 온 가족에게 세례를 베풀고(사도 16,33 참조), 스테파나스 집안 사람들에게 세례를 준다.(1고린 1,16 참조). 이 기록 가운데 유아와 어린이는 세례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은 없다. 때문에 부모는 유아세례 때 아기의 신앙 교육을 의무적으로 약속한다. 「유아 세례 예식」 중 부모는 아기를 신앙의 정신으로 길러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교육할 의무를 알고 있다고 답한다. 「유아 세례 예식 지침」 3항과 5항에도 세례성사를 실제로 완성시키려면 유아들이 나중에 철이 들었을 때 세례 때의 신앙 교육을 받아야 하며, 부모도 하느님을 알도록 교육하고, 견진성사와 성체성사를 받도록 준비시킬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사랑하셨다. 제자들이 예수님께로 오는 어린이들을 막자 꾸짖으시며,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루카 18, 16)라고 하셨다. 이러한 어린이들의 세례와 구원은 마땅한 것이다. 신자들은 신앙으로 아이들을 교육함으로써 죄에 물들지 않고 하느님께 받는 이 생명이 날로 더욱 풍요해지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유아 세례 예식」 참조). “우리는 자녀들이 자라서 신앙을 이해하고 스스로 세례를 청하기를 바라야 할까요? 하지만 이것은 성령에 대한 믿음이 없음을 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한 아기에게 세례를 주면 성령이 그 아기 안에 임하시기 때문입니다. 그 성령께서는 아기가 훗날 꽃피우게 될 그리스도인의 덕성들을 키우실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모두에게 특히 모든 아기들에게 기회를 주어야만 합니다. 이들의 삶 전체를 인도해주실 성령을 맞아들일 이 기회를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세례 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프란치스코 교황 2018년 4월 11일 수요 일반알현 중)

쉴 틈 없는 세상살이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이 많다. 언제 어디든 함께하시는 분임을 청년들도 모르지 않지만, 저물녘까지 이어지는 사회생활과 항시 오감을 곤두세우는 미디어 때문에 청년들은 내면에서부터 말을 걸어오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갈피를 잃는다. 착한 목자 수녀회는 청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내면의 하느님께 귀 기울이는 시간으로 2022년부터 서울·춘천에서 매달 하루 청년 기도모임 ‘잠시멈춤’(담당 박은희 효주 아녜스 수녀)을 열어왔다. 부산스러운 현실 속 ‘쉼’을 잃은 청년들에게, 하느님이란 어쩌면 휴식의 모습으로 다가가 위로하시는 분이 아닐까. 빛과 소리, 생각마저 비워낸 침묵에 잠겨 ‘쉼’이신 하느님과 비로소 대화를 나누는 기도모임 현장을 다녀왔다. ■ 소요 벗어나 찾은 고요 12월 26일 퇴근 시간 무렵, 연말 분위기의 서울 명동 번화가는 온통 빛과 소음으로 번져 있었다. 꺼질 줄 모르는 전광판 속에는 원하지 않아도 이목을 잡아끄는 연예인과 상품의 형상들이 즐비했다. 눈을 감지 않고서야 피할 길 없는 이미지의 폭격, 그 밑으로 들썩이는 상점가, 골목골목을 하나로 엮으며 일렁이는 크리스마스트리 불빛에 행인들은 더한층 들떠 소음을 쏟아냈다. 흥분해 떠드는 사람들의 소음은 호객을 목적으로 틀어진 가요 소리, 최대치 음량으로 쿵쿵대는 광고 방송과 맞물려 마치 밀물처럼 온통 시내를 감치고 있었다. 귀를 막아도 들리는 소음 그 한복판을 가로질러 10여 명 청년이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 영성센터로 발길을 향하고 있었다. 7시30분,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스마트폰이나 OTT 영상을 보며 식사할 시간이지만 이렇듯 저녁 시간을 바친 건 그간 삶에서 절실했던 침묵을 찾아서다. 그런 청년들을 기다렸다는 듯 영성센터 강당에는 침묵의 환경이 준비돼 있었다. 한 사람씩 들어가 누울 크기의 A자 텐트(초막)들이 설치돼 있고, 그 앞에는 LED 기도 초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초막들 앞에는 소리 없이도 온기를 자아내는 모닥불이 꾸며져 있었다. 불꽃을 닮은 붉은 천, LED 줄 전구, 나무토막들이 어우러져 만든 불이었다. 청년들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각자의 텐트로 들어가 앉아 침묵하며 준비 기도를 바쳤다. 곧 불이 꺼지고 고즈넉한 어둠이 뒤덮었다. 꼼지락거림도 큰 소리로 느껴지게 하는 고요함…. 그 속으로 다 같이 몸과 마음을 맡겼다. 삶에 지친 청년들 침묵 찾아 모여 고요함에 몸과 마음 맡기는 시간 하느님 통해 참된 휴식·해방 체험 ■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시편 46,11) “이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사정으로 애쓰고 있는 우리는 지금 이 시간 하느님께 모여왔습니다. 오늘 하느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외딴곳으로 온 너희는 좀 쉬어라.’” 미션 파트너 청년의 안내를 따라 30분간 ‘몸의 기도’가 시작됐다. 청년들은 초막 안에 편안하게 누웠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나를 찾고, 살펴보고, 감사함을 의식하는 몸과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숨 고르기부터 시작했다. 몸의 각 부분이 언급될 때마다 그동안 영혼과 함께 고생한 육신을 위해 머물러 봤다. 머리, 눈, 코, 입, 귀, 어깨, 가슴, 손, 허리, 다리와 발, 생식기…. 어느 기관이든 기억이 머무는 곳에 멈춰서 대화를 청했다. 나를 생각하게 하는 머리…, 나의 머리에 있는 계획들은 하느님의 계획과 일치하는 생각들일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만물을 보게 하는 눈…, 나의 눈으로 하느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와 이야기가 들리는 귀…, 이런 들림 속에 나를 아프게 했던 소리를 하느님께 봉헌하며 흘려보내 볼까. “지금까지의 내 삶의 기쁨도, 슬픔도, 행복도, 아픔도…. 모든 순간을 묵묵히 함께해 온 나의 몸. 여러분은 이런 여러분의 몸과 얼마나 자주 소통을 하시나요.” 청년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아와 생각을 ‘잠시 멈추고’ 육신에 집중했다. 이렇듯 진정 멈춰 세우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기도모임이 시작된 것도 사실 “아무것도 안 하는 피정이 절실하다”는 청년들의 하소연에 수녀들이 귀 기울이면서부터였다. 경쟁적인 세상살이, 매순간을 둘러싼 미디어를 벗어나 쉬고 싶어하던 청년들은 “신앙생활조차 뭔가(봉사, 염경기도)를 해내야만 하는 과업처럼 다가와 진정한 휴식을 체험하지 못한다”고 말해왔다. 치유의 음악이 끝나자 종이 세 번 울렸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청년들에게 스크린 속 메시지가 소리 없이 다가왔다. 자기 자신을 비워낸 청년들 가슴에 파고든 건, 소리 나는 말과 복잡한 고찰보다도 묵직하게 아로새겨지는 침묵의 위로였다. ‘쉼의 시간을 통해 여러분은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떨쳐내려고 해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고민, 걱정들로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나요? 괜찮습니다. 이 모든 순간에 주님은 이곳에, 나와 함께하십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십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기도모임을 마친 청년들은 끝으로 모닥불 주변에 소그룹으로 둘러앉아 그날의 묵상을 나눴다. 감각과 생각 양쪽으로 ‘나’를 멈추게 두지 않는 세상, 청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오히려 하느님은 우리가 그러한 멈춤 속에서 당신을 만나러 오길 기다리고 계셨다는 걸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수녀회 미션 파트너로서 수녀들과 더불어 기도모임을 인도하는 정해미(인덕 마리아) 씨는 “애써 새로운 영적 탐구까지 시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그렇게 온전히 자기 자신을 비우고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잠시멈춤’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전에는 힘들면 의지를 잃고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성격이었다”는 정 씨는 “어쩌면 그건 내가 뭔가를 해 보여야만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렇게 나를 비우는 게 습관이 되자 힘듦 속에서도 의미를 놓지 않는 강건함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침묵으로 말씀하시는 하느님 뜻을 알아듣는 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내가 나부터 비우면 그분은 어떻게든 나를 변화시킬 테니까요.” 1년째 매달 기도모임에 나오는 9년차 직장인 김세레나(세레나) 씨는 “내가 입은 상처를 못 보게 하는 것도 나였다는 것, 그런 나를 멈춰서 그걸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예전에 김 씨는 시련이 닥치면 더 아등바등 매달리는 성격이었다. 그래야 할 이유는 물론 자신의 힘겨워하는 내면조차 잊었던 것이다. 김 씨는 “그때는 하루하루가 이유도 모르고 버거웠다면 지금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정표를 볼 줄 알게 됐다”며 웃었다. 담당 박은희 수녀는 “하느님을 만날 때조차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도모임에서 참된 휴식과 해방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요뉴스

“진영 논리 벗어나 여야 함께 국가 위기 극복해 나가야”…정순택 대주교, 국회의원들에게 당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신자 국회의원들에게 “그리스도를 믿는 국회의원으로서 당장의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통해 여야가 함께 국가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가톨릭신도의원회(회장 김병기 이냐시오 의원)는 1월 7일 국회 본관 경당에서 2025년 신년미사를 봉헌했다.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국민의힘 나경원(아셀라)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안드레아) 의원 등 여야 의원들과 국회 내 신자 직원 등 50여 명이 참례했다. 이날 미사는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던 공수처와 대통령경호처의 충돌 등 일련의 국가적 사건들로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봉헌됐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지난 12월 초 갑작스럽게 촉발된 정치적 격동 속에서도 어김없이 새해는 밝았다”고 운을 뗀 뒤 “국제적인 신뢰도 하락과 국내 경제의 어려운 상황은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가해 골목 상권이 얼어붙고 결국엔 서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야를 막론하고 민주적, 헌법적 절차에 따라 하루빨리 정치적인 안정을 되찾아 다시금 세계 문화를 선도하던 국가에 걸맞은 모습으로 회복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당리당략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큰 틀에서 보고 생각하며 머리를 맞대는 자세를 가지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미사 후에는 새해를 맞아 신도의원회 결성총회와 조찬시간이 마련됐다. 총회에서 김병기 의원이 회장으로서 2025년에도 신도의원회를 이끌게 됐다.

교황청 역사상 첫 여성 장관 탄생

[외신종합] 교황청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탄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6일 이탈리아 출신인 꼰솔라따 선교 수녀회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60)를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수도회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브람빌라 수녀는 2023년부터 수도회부 차관으로 일해 왔다. 교황은 같은 날 수도회부 장관 직무대행(pro-prefect)에 살레시오회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추기경을 임명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아르티메 추기경이 수도회부 장관 직무대행 직책을 부여받은 이유와 그의 역할이 수도회부 장관과 어떻게 구분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장관 직무대행 임명이 장관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제시된다. 교황청 수도회부는 2022년 6월 5일 발효된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에 의해 출범했다. 전체 라틴 교회 내에서 승인된 축성 생활의 형태로 사는 복음적 권고의 실천, 사도생활단의 생활과 활동에 관련된 실천을 증진하고 고무하며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임 교황청 수도회부 장관 브람빌라 수녀는 전임 장관인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에 이어 수도회부를 이끌게 됐다. 아비스 추기경은 2011년부터 수도회부 장관직을 수행해 왔다. 브람빌라 수녀는 교황이 12월 초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위원으로 임명한 두 명의 여성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브람빌라 수녀는 1965년 3월 27일 이탈리아 몬자에서 태어나 수도회 입회 전 간호학을 전공한 뒤 1988년 꼰솔라따 선교 수녀회에 입회했다. 2008년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1년부터 2023년까지 꼰솔라따 선교 수녀회 총장으로 일했다. 교황청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는 수녀 약 60만 명, 수도회 사제 12만8500명, 수사 약 5만 명이 활동하고 있다. 서원한 수도자가 소속된 수도회를 탈회하거나 탈회하도록 요청받은 경우에는 교황청 수도회부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전쟁으로 아빠 잃은 아이들 미래 응원해요”

“지구촌 어딘가에 아이의 꿈을 마음껏 응원해 줄 수 없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엄마들의 간절한 소망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더해주세요.”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이하 본부)가 연말연시를 맞아 내전으로 고통받는 우간다의 한 마을을 종합 지원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우간다 오모로 마을 ‘모자건강 및 자립센터’ 건립 프로젝트인 ‘엄마의 품 아이의 꿈’ 캠페인이다. 본부는 오랜 내전과 빈곤, 질병으로 고통받는 오모로 마을 주민들의 건강과 자립을 돕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남수단 국경 인근에 있는 오모로 마을은 전쟁과 난민 유입의 여파로 삶의 터전이 무너졌다. 남편을 잃은 여성과 고아, 미혼모가 많고, 의료 시설과 위생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때문에 아이들은 질병에 취약한 상태이며, 엄마들은 안전한 출산과 양육에 필요한 기초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본부는 캠페인을 통해 마을에 모자건강 및 자립센터를 세워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의료지원 ▲보건교육 ▲기술교육 등 자립을 위한 종합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안전한 출산과 양육을 위한 보건위생 교육과 의약품 지원은 엄마들의 건강을 지키고 아이들의 생존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재봉 기술과 영농 교육이 이뤄지면 지역 여성들은 안정적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가족 전체의 생활 수준 향상으로 이어져 공동체가 함께 자립으로 다가가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방송인이자 본부 홍보대사인 서현진(오틸리아) 씨는 캠페인 응원 영상을 통해 “엄마가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은 세상 어디에서나 같다”며 “마을 아이들이 꿈꾸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돕자”며 많은 이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2024년 12월 13일 시작된 캠페인은 올해 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본부 홈페이지(obos.or.kr)에서도 후원에 참여할 수 있고, 본부 후원 계좌를 통해서도 후원금을 입금할 수 있다. 무통장 입금 시 후원자명 앞에 ‘우간다’를 붙여야 한다(예시: 우간다홍길동).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684-077777 예금주: (재)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문의: 02-774-3488 ※‘엄마의 품, 아이의 꿈’ 캠페인 안내 페이지: obos.or.kr/html/dh_board/views/3849

달콤한 ‘유혹의 덫’ 끊고, 다부진 ‘희망의 끈’ 동여매다

‘금연하기’,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 감량 3kg’, ‘금주하기’, ‘책 100권 읽기’ 등... 2025년 희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1월을 맞아 다시금 새해 결심을 한다. 올해는 특히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표어에 맞춰 갖가지 희망을 안고 한 해를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모든 악을 끊어 버렸던 세례 때의 결심을 다시금 해보는 사람이 많다. 나는 과연 끊어 버릴 수 있을까? 다양한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일산 카프성모병원(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병원장 박우리 안젤라 전문의)을 찾아봤다. 희망으로 끊어내다 “건설 현장에서 수십 년을 일했어요. 그런데 대학을 졸업한 20대 토목기사들이 와서 잘난 체를 하더군요. 현장에 대해선 내가 더 잘 아는데 맞지 않은 주문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죠.” 명상으로 시작된 ‘고위험 상황 분석 및 대처’ 강의 시간. 박진수(가명) 씨는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오늘 강의는 중독에 의한 신체적 불편함에 대한 내용이었다. 알코올 중독자는 보통 단주 시 불면증과 우울증, 불안이 온다고 설명한 장은화(아녜스) 교육상담부장은 “교대 근무이거나 긴장감이 높고, 대민 업무를 보는 중장비 기사, 소방수, 경찰 등에도 음주 위험 강의를 나간다”고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는 핑계고 변명거리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모든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 중독에 걸리진 않거든요. 운동이라든가 다른 취미 활동을 통해서 스트레스 관리를 많이 하죠. 나 같은 경우 술이 쉬워서 그쪽으로 풀었던 것 같아요.” 김민학(가명) 씨의 날카로운 지적과 자기반성이 이어졌다. 강의실은 농담이 오갈 정도로 분위기가 밝았다. 정의철(가명) 씨는 “병원의 강의 프로그램이 워낙 좋아 중독된 것으로 손이 갈 때마다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며 ‘뇌와 중독’, ‘마음 챙김’, ‘감정 관리’ 등을 추천했다. “얼마 전 12월 25일 성탄 때 세례를 받았어요. 세례명은 임마누엘(가명)이에요.” 치료 중이었음에도 성탄과 관련된 세례명으로 영세를 한 참가자도 있었다. 그들 가운데에서 ‘끊어 버립니다.’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났다. 중독에서 해방되도록…다양한 중독 예방·치료 프로그램 제공 개원 20주년이 된 일산 카프성모병원은 한국중독연구재단(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이 설립하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에서 운영하는 알코올 중독 중점 치료 병원이다. 입원과 외래 치료,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외에도 담배, 약물, 행위 중독 클리닉도 진행한다. 연간 1만여 명의 환자들이 내원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입원 치료의 경우 10년 이상의 경험이 축적된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10여 종의 교재를 통해 진행된다. 알코올 중독을 이해하기 위한 ‘뇌와 중독’, ‘중독의 이해’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술을 끊기 위한 마음을 키우는 ‘회복을 시작하는 마음’, 다시 술 마시지 않기 위한 준비로 ‘재발 예방 교육 프로그램’, ‘고위험 상황 분석 및 대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미술치료, 음악치료, 명상, 요가 등 예술 요법과 대안 요법도 운영하고 있다. 산책이 가능한 테라스와 화초, 사계절 운동이 가능한 강당 등이 있어 답답함을 덜어주며 매주 진행되는 가족교육과 전문가를 통한 가족 상담 또한 가능하다. 매주 봉헌되는 천주교 미사에 신자와 비신자 누구나 자율적으로 참여해 영적 회복을 돕는 것은 물론이다. 중독, 완전한 절제 권해 담배, 술, 음식, 스마트폰, 게임 등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더욱 중독이 쉽다. 이것을 완전히 끊는 것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할까? 박우리 병원장은 대부분의 문제가 자신이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상태에서 발생한다며 완전히 절제할 것을 권한다. 박 병원장은 “자제를 할지, 완전히 끊어낼지에 대해서는 얼마나 많이 마시고 오래 했는지가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조절과 절제 능력이 보전되어 있는지 아니면 상실됐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자제 노력은 대부분 원래의 습관대로 돌아가게 되므로 되도록 완전히 끊어버릴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병원장은 “중독 질환은 가능한 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직장 및 가정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중독의 문제를 겪는, 즉 고도 적응형 환자들의 방문이 증가하고 있으며 젊은 층의 유입도 굉장히 많은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을 앞두고 자가 진단을 통해 내원한 20대 후반 한 남성은 일상생활의 어려움은 없지만 조절력에 문제가 있는 듯해 완전한 단주를 결심한 뒤 수년간 잘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독은 그 사람의 관계나 욕구 등의 문제가 모습을 바꿔 나타난 걸 수 있어요. 다른 누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없지요. 내 안의 소리,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변화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종합

희년 기념 ‘특별 세례’로 상인 신자들에 큰 호응

서울대교구 남대문시장(준)본당(주임 이정훈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이 2025년 희년을 기념하며 ‘특별 세례’를 준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5월 31일 본당 성모의 밤을 기해 거행될 특별 세례는 예비신자 교리 교육 방식을 시장 상인들 여건에 맞도록 조정해서 눈길을 끈다. 예비신자들은 천주교 군인 교리서 「가까이 더 가까이」(군종교구)와 「어르신을 위한 교리서」(가톨릭출판사) 중 자신에게 맞는 교리서를 골라 공부한 후 인도자와 함께 8회 인증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아침·저녁기도 봉헌과 주일미사 참례도 8회 인증이 필요조건이다. 특별히 주일미사 참례는 이정훈 신부의 인증이 있어야 한다. 이번 희년 특별 세례는 시장이 삶의 일터인 이들에게 시선을 맞춘 것이라는 면에서 호응이 크다. 본당 선교분과 조영순(수산나) 분과장은 “시장 일을 하며 예비신자 교리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교리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성당에 가까워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당은 8회 인증을 마친 예비신자들에게 세례 전 집중 교리 교육을 통해 4대 교리 및 성사·전례 등 신자 생활에 필수적인 교리를 보강할 예정이다. 이번 특별 세례는 지난해 설립 25주년을 맞은 본당이 자체적인 희년을 기념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있다. 또 시간상 정규 예비신자 교리반 참석이 어려웠던 시장 상인들에게 자연스레 입교를 권면하는 기회가 되면서, 선교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정훈 신부는 “천주교회에 호감이 있었지만, 시간 여건상 선뜻 교리반에 나오지 못했던 분들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일단 성당에 나오는 모습 자체가 주변에 예수님을 알리는 큰 표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신부는 “설립 사반세기로 희년을 맞은 본당 공동체가 지역 복음화를 향한 몫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담 없는 청년 모임 ‘우정이 모락모락’

“오늘 반상회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식사 한 끼와 다과를 함께하는 걸로도 같은 청년끼리 유대감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특유의 느긋한 분위기가 좋아서, 앞으로도 반상회가 열릴 때마다 부담 없이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토요일인 1월 4일, 서울 시흥동에 있는 청년 주말 식당이자 공유공간인 ‘청년공간 모락모락’(공간지기 신광식 알로이시오, 이하 모락모락)에서 열린 반상회는 이렇듯 여느 때처럼 청년들이 부담 없이 한 끼를 나누고 느슨한 공동체를 맺는 시간이 됐다. 이날 모인 청년 7명은 저녁 6시30분 김치찌개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매니저들이 손수 구운 군만두와 머핀, 직접 내린 드립 커피를 나누며 긴장을 풀고 담소를 나눴다. 취미, 고향, 직장에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며 겪은 고충 등 소소한 화제들에 걸친 대화는 8시 무렵까지 이어졌다. 모락모락은 2024년 11월부터 매달 첫째 주 토요일은 청년들이 무료로 함께 식사하고 음료와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자리로 반상회를 열고 있다. 다소 끈끈한 인간관계까지는 부담스러워 혼자 와서 식사만 하고 가는 청년들이 더 머무르면서 다른 청년들을 만나고, 가벼운 친밀감을 바탕으로 느슨한 인간관계를 맺게 해주기 위해서다. 공간지기 신광식 씨는 “청년 여럿이 조를 이뤄 집밥을 요리하고 나누는 ‘집밥클래쓰’ 같은 프로그램은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어울리기 좋아하는 청년이 많이 참여하지만, 크게 외향적이지 않은 청년들은 참여하기 망설이는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간관계에 적극적이지 않은 청년들도 1인 가구로 살아가면서 겪는 소소한 일상, 이런저런 고충을 나눌 상대를 찾는다는 것을 모락모락 매니저들은 청년들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파악했다. 비대면 소통에 익숙한 청년들이지만, 결국 ‘면대면의 소통’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세 번의 반상회 모두 참석한 청년 김은송 씨는 “친구들이 있어도 각자 바쁘니 불시로 만날 수는 없어 SNS로 대화하지만, 결국 밀접한 정서를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억지로라도 들떠야 하는 모임과 달리 그때그때 모인 사람들과 가볍게 ‘칠아웃’(Chill Out, 딱히 하는 것 없이 긴장을 푸는 것)하면 된다는 게 반상회의 매력”이라며 웃었다. 이렇듯 반상회는 청년들이 아무 이유 없이 모여도 되는 ‘사랑방’이다. 부담 없이 와서 식사 후 큰 테이블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듣고 싶은 음악을 선곡해 틀고 매니저들이 직접 만든 간식을 나누며 대화하다가 가면 된다. 반상회를 전담하는 송원용(베드로) 매니저는 “반상회는 느슨한 형태의 공동체 관계의 출발점”이라며 “단골 청년들이 ‘매달 첫째 주 토요일은 모락모락에서 밥 먹으러 모이자’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적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년공간 모락모락은 평신도 공동체 CLC(Christian Life Community)를 중심으로 한마음인 사람들이 함께 만든 사회복지법인 ‘사랑의힘’(이사장 최혜란 막달레나)이 운영하는 청년 주말 식당이자 공유공간이다. 최소 비용 3000원에 제공되는 김치찌개 식사뿐 아니라 청년들이 함께임을 느끼고 더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좌 및 프로그램을 열어 청년들을 환대하고 있다.

한국가톨릭학교장회, 캐나다 워털루가톨릭교육청과 협약

한국가톨릭학교장회(회장 최인각 바오로 신부, 이하 학교장회)는 1월 6일 캐나다 워털루가톨릭교육청(Waterloo Catholic District School Board, WCDSB)과 협약을 맺고, 가톨릭학교 교육의 증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워털루가톨릭교육청은 1836년부터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구현하고자 워털루, 키치너, 케임브리지 지역에 있는 가톨릭학교들을 관할해온 교육청이다. 43개의 초·중학교와 6개의 고등학교를 관할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국제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학교장회 산하 학교들이 워털루가톨릭교육청이 운영하는 다양한 가톨릭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또한 필요에 따라 워털루가톨릭교육청의 프로그램을 국내에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장회는 지난해 워털루가톨릭교육청과 교류하면서 협약을 준비해왔다. 특히 지난해 5월 28일 마산에서 열린 가톨릭학교장회 총회 중에는 워털루가톨릭교육청 댄 위트(Dan Witt) 부청장이 방문해 워털루가톨릭교육청에 관해 설명하고 또 한국가톨릭학교 교육현장을 견학하는 등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학교장회 회장 최인각 신부는 “워털루의 가톨릭교육청과 교류하면서 우리나라에도 가톨릭교육을 위한 교육청 역할을 하는 기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면서 “이번 협약을 통해 워털루가톨릭교육청이 지닌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한국가톨릭교육현장에도 소개하고, 교류해나가면서 가톨릭교육 증진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