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 주교들을 비롯한 전국 교구와 수도회의 사제와 수도자 3463명이 3월 30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대통령 파면 결정을 촉구했다. 사제들은 ‘헌법재판소는 국민에게 승복하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헌법재판소의 교만으로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고,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사제들은 이어 헌법재판소를 향해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묻는다”며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길 바라며, 이것은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촉구했다. 사제들은 또 “주권자인 국민은 법의 일점일획조차 무겁고 무섭게 여기는데, 법을 관장하고 법리를 해석하는 기술 관료들은 마치 법의 지배자인 듯 짓뭉개고 있다”며 “미력한 사제, 수도자들이지만 불의의 문을 부수고 거짓의 빗장을 깨뜨리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시국선언문에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전주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 등 주교 9명, 사제 2118명, 수도자 1336명이 올렸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천주교 사제·수도자 3462인 시국선언문 헌법재판소는 국민에게 승복하라! 1. 어두울 때마다 빛이 되어 주시는 분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치유와 회복이 절실한 모든 분에게, 특히 산불로 쓰라린 아픔을 겪고 계신 많은 분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있기를 빕니다. 불안과 불면의 혹한을 견디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기다렸던 봄에 이런 재앙을 당하고 보니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2. 울창했던 숲과 집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 것처럼 일제와 싸우고 독재에 맞서 쟁취했던 도의와 가치들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작년 그날 마음에서 지운 윤석열 씨를 새삼 거론할 필요가 있겠습니까마는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는 대통령의 수족들이 우리 역사에 무서운 죄를 짓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3. 먼저 공직의 타락입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는 “국회가 선출한 3인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것은 헌법상의 의무 위반”이라는 헌재의 결정을 듣고도 애써 공석을 채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헌재의 결정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내려진 법적 판단이니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민을 훈계합니다. 총리의 이중적 처신은 헌법재판소가 초래한 것이기도 합니다. “피소추인이 헌법수호와 법령을 성실히 준수해야 할 의무(헌법 제66조, 제111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했다”고 말한 뒤, 그렇다고 “파면할 만한 잘못”, 곧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직무에 복귀시켰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었지만 죄인으로 볼 수 없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서울중앙지법이 내란수괴를 풀어주고, 검찰총장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맞장구치는 자신감이 대체 어디서 생겨났겠습니까? 대한민국을 통째로 태우려던 불길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를 넘어 사법 쿠데타로 번졌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4. 그 다음은 헌법재판소의 교만입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납니다.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입니다.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습니다. 화재를 진압해야할 소방관이 도리어 방화에 가담하는 꼴입니다. 여덟 명 재판관에게 묻겠습니다.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가타부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재판관들에게 성경의 단순한 원칙을 전합니다.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십시오.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입니다. 5. 주권자인 국민은 법의 일점일획조차 무겁고 무섭게 여기는데 법을 관장하고 법리를 해석하는 기술 관료들이 마치 법의 지배자인 듯 짓뭉개고 있습니다. 서부지법에 난입했던 폭도들 이상으로 법의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합니다. 아무도 “이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신명 4,4)고 자부할 수 없습니다. 잠자리에 들어도 대부분 잠들지 못하는 날, 듣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 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악마를 대적하십시오.”(1베드 5,8-9) 정의 없는 국가란 ‘강도떼’나 다름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만도 못한 ‘사자들’이 우리 미래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6. 머리 위에 포탄이 떨어졌고, 땅이 꺼졌고, 새싹이 움트던 나무들은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 멀지 않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많은 분들이 밤낮 낮은 데서 궂은일 도맡아 주고 계시므로 올해 민주 농사는 원만하고 풍요로울 것입니다. 화마도 태울 수 없고, 내란 세력도 빼앗을 수 없는 귀한 마음으로 약한 존재들을 보살핍시다. 미력한 사제, 수도자들이지만 저희도 불의의 문을 부수고 거짓의 빗장을 깨뜨리는 일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2025년 3월 30일 아름다운 하느님 나라를 꿈꾸며 사순절 제4주일에 천주교 사제·수도자 3462인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재)바보의나눔, 4월 30일까지 ‘산불 피해 긴급구호 모금’ 대구대교구 모든 본당 2차 헌금…교구 사회복지회, 경북 의성 산불 현장 찾아 식사 지원 봉사 대구가톨릭대, 산불 피해 학생 대상 특별 장학금 지급 막대한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경남 지역에 따뜻한 위로와 정성이 모이고 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해 주교회의와 각 교구는 긴급 구호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2차 헌금과 위로 미사도 이어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28일 전보를 통해 “희생자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에 위로와 치유, 그리고 굳셈의 축복을 주시기를 하느님께 간구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3월 26일 위로 메시지를 통해 “한국 천주교회 모든 구성원은 하느님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힘을 주시고 새로운 희망을 북돋아 주시도록 기도하고 있다”며 “한국 천주교회는 한시라도 빨리 모든 산불이 진화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며, 피해 복구와 재건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춘계 정기총회에서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주교회의와 각 교구가 긴급 구호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대교구도 전국적인 대형 산불로 큰 피해와 함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한 위로와 애도 메시지를 발표하고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위로와 애도 메시지에서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희생된 모든 영혼의 영원한 안식을 빈다”며 “삶의 터전을 잃고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주님의 위로와 치유의 손길이 함께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오승원 아냐시오 신부, 이하 본부)와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사장 구요비 욥 주교)은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3월 27일부터 4월 30일까지 ‘산불 피해 긴급구호 모금’을 하고, 이를 통해 2억 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한다. 바보의나눔은 긴급구호 기금 1억 원을 피해 지역이 속한 교구 및 지역 사회복지기관 등을 통해 나누기로 했다. 이와 함께 3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2025 산불 피해 지원 특별 모금’도 진행한다. 기부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www.obos.or.kr)와 바보의나눔(www.babo.or.kr)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각각 참여할 수 있다. 대구대교구는 3월 26~27일 공문을 통해 모든 본당이 경북 지역 산불 피해자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2차 헌금을 실시해 달라고 공지했다.교구 내 각 본당은 3월 30일(사순 제4주일) 또는 4월 6일(사순 제5주일) 2차 헌금을 한다.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국장 김기진 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3월 26일부터 경북 의성 산불 현장 이재민들을 위한 식사 지원에 나섰다. 사회복지회 은퇴 및 현직자로 구성된 ‘OB봉사단’을 주축으로 한 봉사자들은 이재민 대피소로 운영되고 있는 의성군 유니텍고등학교에서 밥과 국, 밑반찬 등 도시락을 직접 조리해 제공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성한기 요셉)도 산불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구가톨릭대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덜고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피해 학생들에게 최대 1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특별취재팀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산불 피해 긴급구호 모금 바로가기 ※ (재)바보의나눔 산불피해 지원 특별모금 바로가기 ※ 안동교구 2차 헌금 계좌: 농협 301-0316-4127-41 재단법인천주교안동교구유지재단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 이행단계에 들어선 한국교회 안에서 시노달리타스가 ‘문화’로 정착하려면 ‘성령 안에서 대화’ 등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자주 만나 대화하는 장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구현하는 전례의 정착과 평신도의 주체성을 높이기 위한 교회의 법과 규범·제도의 변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할 한국교회 사목 환경을 돌아보며 최종 문서의 적용 가능성을 성찰하기 위해 3월 28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강당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안동교구 가톨릭 문화와 신학연구소 담당 정희완(요한 사도) 신부는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담론이 교회 안에서 공적으로 자주 언급된다면 시노달리타스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며 “‘성령 안에서 대화’처럼 주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자주 만나 대화하는 장이 한국교회와 교구, 본당 차원에서 얼마나 많이 이뤄지고 있는지가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 신부는 이와 함께 “시노달리타스 실현의 장인 성체성사가 더욱 시노달리타스적 방식으로 거행되기 위해 전례 규범에 대한 교도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최종 문서 27항을 인용해 “시노달리타스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전례 거행 방법에 대한 성찰을 맡을 연구 그룹의 설립이 요청된다”고 전했다. 평신도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인식의 전환과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알렉산데르) 신부는 “시노달리타스가 교회의 본질을 새롭게 형성하는 과정이라면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백성을 ‘위계 속으로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교계 구조가 ‘하느님의 백성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평신도의 정체성과 사명을 교회의 ‘진정한 주체’로서 완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평신도는 세례의 본질적 성격에 따라 ‘진정한 주체’가 되고, 세례성사는 교회에서 단순히 의무만이 아니라 권리를 부여한다”며 “교회가 이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평신도와 서품 성직자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불평등한 사회 모델을 반영하는 제도적 교회 모델에 머물게 되고 ‘참여와 공동 책임’의 교회는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최종문서의 이행 단계에 들어서며 한국교회가 마련한 시노드 관련 모임이 지나치게 사제 중심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발비나) 선임연구원은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로 임명된 이들을 비롯해 현재 교회가 ‘성령 안에서 대화’ 모임을 경험하도록 추진하는 우선 대상은 주로 사제”라며 “시노드 정신이 하느님 백성의 친교를 강조하고 성령 안에서 대화 역시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나누는 대화임에도 한국교회는 여전히 사제 중심, 사제 우선으로 소개하고 확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사제들이 먼저 경험하고 그 사제들을 통해 다른 구성원에게 확산하는 방식은 여전히 ‘가르치는 교회’와 ‘배우는 교회’의 구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힌 이 선임연구원은 “수도자와 평신도가 단순히 시노드 여정에 초대된 손님이 아니라 그 직무를 책임지고 전문성을 높여갈 일꾼으로 함께 양성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제1발제에서 최종문서가 어떤 신학적 전망 안에 있는지, 시노달리타스 실현 과정(Synodal process)은 어떤 신학적 기초를 갖는지 살펴본 서강대학교 최현순(데레사) 교수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이기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이 공동체가 ‘교회적’ 공동체라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 다른 공동체와의 올바른 관계성을 정립하는 일”이라며 “이런 기초 위에서라야 식별, 결정, 수행, 책임 있는 설명과 평가라는 시노달리타스의 전 과정이 ‘교회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주교시노드의 가장 큰 열매는 시노드 자체가 보여준 ‘방법론’일 것”이라며 “「최종 문서」가 제안한 이 과정들을 한국교회, 각 교구와 본당이 마주한 구체적인 사안을 가지고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목자와 신자들이 함께 작업해야 하며 이것이 보편교회가 제안한 시노달리타스 개념의 일종의 ‘토착화’ 작업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 김정용(베드로) 신부도 “세계주교시노드에서 지지되는 핵심적인 지향의 하나는 시노달리타스의 토착화와 관련되어 있다”며 본당, 교구, 한국교회 차원의 토착화 방법을 소개했다. 김 신부는 본당 사제 대상 체험 연수 등을 열어 본당 차원에서 시노달리타스 정신과 문화가 수용되고 확산되도록 여건을 우선 마련하고, 교구의 사목 현안에 따른 대화·식별의 과정을 갖는 교구 시노드 개최를 교구 차원의 토착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최종 문서 과제 이행을 위한 연구와 기획, 시노달리타스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전례 거행 방법에 대한 연구는 주교회의 등 한국교회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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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교회’ 실현 속도 낸다…주교회의·각 교구에 ‘시노드 팀’ 구성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명칭 ‘가톨릭 미디어 콘텐츠 대상’으로 변경 ‘한국 천주교회 주일학교 교리교사 양성 지침’, '방송 미사에 관한 지침’ 승인 교구대회 원활한 준비 위해 모든 교구에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구성 주교회의·각 교구, 산불 피해 주민 돕기 위한 긴급 구호금 지원 한국교회가 ‘시노드 교회’ 실현에 속도를 낸다. 주교회의와 각 교구에 ‘시노드 팀’을 만들고, 평신도·수도자·성직자가 함께하는 교구별 시노드 모임을 열어 친교와 참여, 사명의 시노드 정신 확산의 기폭제로 삼는다. 본당 사제들을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로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2025년 춘계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으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이어질 시노드 이행 단계 동반과 평가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교구별 시노드 팀과 주교회의 시노드 팀을 각각 구성하기로 했다. 시노드 관련 주교회의 대표 주교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맡는다. 아울러 평신도·수도자·성직자가 함께 참여하는 시노드 모임은 교구 차원에서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전국 단위 시노드 모임은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에서 양성한 사제들로 교구 차원 모임이 활성화된 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은 6월 17일부터 2박3일간 ‘관계와 소통’을 주제로 개최한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는 단행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이용훈 주교는 26일 열린 교계 기자단 간담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시노드 교회 실현이 교회의 미래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계신다”며 “누구보다 본당 사제들이 신자분들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경청하며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교회의는 아울러 이번 정기총회에서 사회홍보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의 명칭을 올해부터 ‘가톨릭 미디어 콘텐츠 대상’으로 바꾸기로 했다. 신문·방송 등 언론뿐 아니라 뉴미디어와 공연예술 등 대중문화 전반의 우수한 작품을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해, 시상 부문도 ▲방송영화(TV, 라디오, 영화) ▲뉴미디어(인터넷 및 모바일 콘텐츠) ▲신문잡지출판(신문, 잡지, 출판 등) ▲공연예술(연극, 뮤지컬, 공연 등) 등으로 확대했다. 교리교육위원회가 제출한 ‘한국 천주교회 주일학교 교리교사 양성 지침’도 승인했다. 교리교육위원회는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인 주일학교 학생들의 복음화와 그들의 신앙 여정을 동반하는 교리교사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에 발맞춰, 보편교회가 제시하는 교리교사 양성에 기초해 한국교회가 공통된 지향과 기준에 따라 양성에 나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각 교구 청소년국의 교리교사 양성 실태를 조사해 지침을 마련했다. 44쪽 분량의 지침은 올해 8월경 출판될 예정이다. 미디어 종사자들과 전례 담당자들이 방송 미사를 제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신자들이 방송 미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한 ‘방송 미사에 관한 지침’도 정기총회에서 승인됐다. 주교회의는 이밖에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WYD) 교구대회의 원활한 준비를 위해 모든 교구가 ‘교구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현재 수원, 인천, 청주, 제주교구 등이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교구대회 준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올해 11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리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복음화위원회 주최 ‘제2회 아시아 선교 대회’에는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손삼석(요셉) 주교, 문창우(비오) 주교, 김주영(시몬) 주교, 김종강(시몬) 주교, 서상범(티토) 주교,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가 사제·수도자·평신도들과 함께 한국 대표단으로 참석하기로 했다. 2028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제54차 세계성체대회 한국 대표에는 정신철 주교가 선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정한 ‘콜카타의 성녀 데레사 동정 선택 기념일’(9월 25일) 전례문의 우리말 번역문을 승인하고 사도좌에 추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경상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안동교구와 마산교구 성당과 신자들의 피해가 속속 보고되는 가운데, 3월 26일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드리는 위로문’을 발표하고 “피해 복구와 재건을 위해 적극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주교회의는 정기총회에서 주교회의와 각 교구가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긴급 구호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평단협, 안중근 의사·독립운동가 위한 추모 미사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안재홍 베다, 담당 김연범 안토니오 신부, 이하 한국평단협)는 3월 29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안중근 의사와 천주교 독립운동가를 위한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추모 미사는 한국평단협과 독립기념관이 광복 80주년과 안중근(토마스)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마련한 ‘2025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 미사를 주례한 대전교구 천안신부동본당 주임 겸 천안동부지구장 곽명호(루카) 신부는 강론에서 “예수님께서 당신 하셔야 할 일을 아셨기에 십자가 죽음으로 가셨듯 안 의사도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기에 모든 두려움을 떨치고 의거를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독립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안 의사를 비롯한 독립 유공자들에게 큰 빚이 있다”며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계승해 나라를 굳건히 하고 평화를 이루는 것이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 나가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추모 미사 후에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뮤지컬 형식으로 담은 다큐콘서트 ‘도마 안중근과 어머니 조마리아’ 공연도 열렸다. 한국평단협 안재홍 회장은 광복 80주년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충청남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한편 ‘2025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행사는 4월 16일까지 독립기념관 경내에서 이어진다.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특별기획전은 ▲독립운동에 헌신한 안중근 의사와 그 가문 ▲3·1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 ▲일제 말, 파시즘전쟁에 협력하지 않은 천주교인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도운 천주교 신부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전시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의 독립운동 관련 자료와 사진, 영상 등 총 66점이 공개된다. 특히 독립운동가의 회고, 수기, 일제의 재판 기록 등을 적극 활용해 천주교 독립운동가들의 생각과 독립 의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안중근 의사 손도장 찍기, 캘리그라피 쓰기 등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능하다.

“태어날 예쁜 아기와 함께 성가정 꼭 이룰래요”

“또복아, 주님 은총 많이 받고 쑥쑥 커서 건강하게 엄마, 아빠랑 만나자.” 임신부와 태아의 희년을 맞아 임신 중인 여성 100여 명이 태아 축복을 받았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3월 3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2025년 태아 축복식’을 거행했다. 이날 미사 중 진행된 축복식에는 배우자와 가족들이 함께하며 축하했다. 축복식에 참석한 박혜정(체칠리아·인천교구 연희동본당) 씨는 “신앙을 물려주신 양가 부모님들이 지난 혼배미사 후 다시 한데 모여 배 속의 아기와 함께 축복 미사를 드려 기쁘다”며 태명 ‘또복’이의 건강을 기도했다. 울산에서 비신자인 남편과 함께 축복식에 온 송성영(안젤라·부산교구 무거본당) 씨는 “태아의 상태가 조금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도하러 왔다”고 전했으며, 임신 19주 차인 김나혜(소화 데레사·서울대교구 잠원동본당) 씨는 “태어날 아기에게 축복을 주는 특별한 미사에 우리 부부와 아기가 모두 함께해 성가정을 이루는 은총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태명 ‘오복’이를 임신한 부인과 축복식을 찾은 조유세(대건 안드레아·수원교구 동판교본당) 씨는 “첫 아이와 부부가 소중한 추억을 쌓고 오복이가 주님 안에서 밝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례했다”고 말했다. 축복식은 초저출산 시대에 하느님의 선물인 아기를 교회와 사회가 환대하고 건강한 출산을 도우며, 새 생명을 맞이하는 성가정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강론에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새 생명의 은총에 감사드리면서 그분의 창조 사업에 함께 이바지하는 자부심과 감사, 기쁨을 이 미사를 통해 함께 가져달라”며 “아기가 하느님의 총애를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아기를 하느님과 교회의 품에 맡기고 신앙으로 잘 양육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축복식에서 모든 임신부에게 안수하며 태아들의 보호와 임신부의 건강을 간구했다. 또한 이날 참가 가정에는 정 대주교 명의의 ‘가정 축복장’과 배냇저고리 등 소정의 선물이 전달됐다.

[인터뷰] 주 네덜란드 교황대사 끝으로 퇴임한 장인남 대주교

“사랑합니다!” 1976년 청주교구에서 사제품을 받고 교현동본당 보좌를 끝으로 줄곧 청주교구를 떠나 있었던 장인남(바오로) 대주교는 지난 3월 20일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퇴임감사미사에서 교구민들과 사제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1985년 엘살바도르 서기관을 시작으로 교황청 외교관으로서 교황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했던 장 대주교는 2월 13일 네덜란드 교황대사를 끝으로 퇴임했다. 4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장 대주교는 교황청 외교관으로 지낸 시간을 “모든 것이 주님의 은총이었다”고 회고했다. 오랜 외국 생활 후 돌아와 한국 ‘촌놈’이 됐다는 일흔여섯의 사제는 한국에서 새롭게 펼쳐질 사제로서의 삶에 대한 기대감으로 눈빛이 반짝였다. ■ 순명하는 삶 청주교구 북문로본당(현 서운동본당)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장인남 대주교는 메리놀 외방 전교회의 외국인 신부들을 보며 사제 성소를 키웠다. “어린 시절 북문로성당에서 복사도 하고 친구들과 뛰어놀면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메리놀 외방 전교회 신부님들을 보면서 신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신앙생활을 이끌어 주는 사목자를 꿈꿨죠.” 장 대주교는 1976년 사제품을 받고 신자들 곁에서 사목하는 사제를 꿈꿨으나 1982년 유학길에 올랐다. 교황청 외교관학교에서 교회법을 공부한 뒤 1985년 주엘살바도르 교황대사관 서기관을 시작으로 40년간 교황청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그가 본당에서 사목을 한 기간은 1976년부터 교현동본당 보좌로 있었던 2년여 뿐이다. “당시 청주교구장이셨던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님의 배려로 유학길에 올랐지만,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우선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들었고, 교황청 외교관 활동을 시작하고서는 주재국의 외교관들과 만나는 업무를 주로 하면서 신자들과 만나는 사목에 대한 갈증도 있었죠.” 타지 생활로 마음이 약해질 때 힘이 돼준 것은 어머니의 신앙이었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제게 주님의 뜻을 따라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로 갈 수 있는 길을 여는 역할을 했던 요셉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니 겸손하게 순명하는 마음으로 잘 살아가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말씀이 제가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교황청 외교관 활동 중에 기쁨이 됐던 순간을 묻자, 장 대주교는 첫 임지였던 엘살바도르에서의 시간을 떠올렸다. “교황청 외교관은 신자들과 만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교관 업무가 없는 주말에 신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교구에 부탁을 드렸고 외곽지대에 있는 가난한 신자촌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었죠. 엘살바도르 신자들과 만나서 함께 기도했던 시간이 큰 기쁨으로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 13개 국가에서 찾은 주님의 선물 장 대주교는 1985년 엘살바도르 교황대사관 서기관을 시작으로 에티오피아, 시리아 교황대사관 서기관, 그리스와 벨기에 교황대사관 참사관을 마친 후, 2002년 대주교 임명과 동시에 방글라데시에서 교황대사로 활동했다. 이후 우간다,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네덜란드 등 총 13개 국가에서 교황청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방글라데시는 전체 인구 중 가톨릭신자가 0.3%에 불과하지만 신자촌을 이뤄 단단하게 신앙을 지켜나가는 모습인가 하면, 일찌감치 복음이 전파된 네덜란드는 인구의 20%가 가톨릭신자이지만 미사 참례자는 3%가 되지 않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신앙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신앙은 주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앙의 선물을 받은 우리는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과 2019년 미얀마와 태국에 있을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 사목방문을 준비했던 시간은 장 대주교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태국 방문은 큰 국가적 행사였습니다. 태국 왕가에서 환영식을 요청했으나 교황님은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원하셨죠. 전 세계 사목방문 일정으로 고된 와중에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신자들에게는 항상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셨어요. 낮은 곳에 있는 이들, 평범한 사람들 곁에 머물며 함께하시려는 교황님을 뵈며 제가 걸어가야 할 사목자의 길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 일흔여섯 사제의 눈빛, 다시 빛나다 10여 개 국가를 오갈 때마다 단출하게 짐을 싸는 장 대주교가 빼놓지 않고 챙기는 두 가지 물건이 있다. 어머니가 쓰셨던 오래된 묵주와 프랑스 교황대사관 참사관 시절 인연을 맺은 로렌조 안토네티 추기경이 선물한 주교반지다. “성 요한 23세 교황님이 끼셨던 반지를 가지고 계셨던 로렌조 추기경님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반지인데 너에게 소중한 유산으로 맡기겠다’며 제게 주셨습니다. 묵주도 어머니가 항상 가족을 위해 기도하셨던 것이죠. 반지와 묵주를 지니고 다니면 두 분이 항상 옆에 계시는 것 같아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제가 40년간 교황청 외교관이라는 중책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저를 위해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가족과 지인, 신자분들 덕분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40년 만에 돌아온 한국은 많은 것이 변해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꿈꿀 수 있기에 장 대주교는 앞으로 펼쳐질 사제의 삶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40년 만에 한국의 신자들과 만났으니 신자들과 함께 지내며 기도하는 것이 앞으로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입니다. 살아있는 동안 북한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북한에서 선교생활도 꿈꾸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에서 태어나신 부모님의 오랜 바람을 이뤄드리고 싶기 때문이죠. 북한이탈주민을 돕고 있는 교회기관과 손을 잡고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교황청 외교관으로, 고향을 떠나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냈을 장 대주교에게 남은 것은 ‘감사함’이다. “4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늘 주님의 은총이 함께했기에 참 감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제로서 주교로서 제대로 살지 못해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교회의 일꾼으로 살게 해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죠. 죽는 날까지 사제로 잘 살다가 주님이 부르시는 날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종합

서울 오류동본당, 사순 시기 ‘찾아가는 음악회’ 개최

서울대교구 오류동본당(주임 이기헌 요한 사도 신부)은 3월 29일 성당에서 사순 시기를 은혜롭게 보내기 위해 사단법인 전례예술원(원장 우상헌 요한 세례자) 주관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Obediens(순종하시다)’를 개최했다. 전례예술원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복음환호송 내용인 ‘순종하시다’를 주제로, 하느님께 순종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찬미를 드리는 음악을 선사했다. 이번 음악회는 모든 전례예술을 보전하고 정리하는 전례예술원 전속 교회음악 중창단 ‘칼 스콜라’(CAL Schola, 단장 이은숙 클라라, 지도 박원주 요셉 신부)의 공연으로 진행됐다. 공연은 그레고리오 성가 입당송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로 시작해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의 <어머니 서 계시네>(Stabat Mater), 고스(John Goss)의 <오 우리 구세주>, 루터(John Rutter)의 <아름다운 이 세상>, 마누엘(Ralph Manuel)의 <알렐루야> 등으로 꾸며졌다. 전례예술원은 신자들이 미사 전례의 거룩함과 부활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선곡했다. 칼 스콜라 단원들은 마지막 곡으로 <사랑의 송가>를 오류동본당 신자들과 함께 불렀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전례예술원 김자영(베아트릭스) 운영본부장은 “순종하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는 은총의 시간이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님 영광을 노래하는 기쁨을 많은 신자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더 자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향민 자녀 공동생활가정 ‘베타니아’ 설립 10주년 기념미사 봉헌

북향민 자녀들을 위한 공동생활가정 ‘베타니아’(시설장 이선중 로마나 수녀)는 3월 30일 서울 정릉동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본원 성당에서 전 의정부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 주례로 설립 1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베타니아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가 2015년 3월 30일 설립했다. 미사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정수용(이냐시오) 신부를 비롯한 민족화해 분야 사제단이 공동집전했으며, 베타니아 은인과 후원자 등 150여 명이 참례해 지난 10년간 북향민 자녀들을 헌신적으로 돌봐 온 베타니아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이기헌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북한에서 태어난 저는 지난 50년 동안 사제 생활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북향민들과 함께했을 때”라며 “세상에 지쳐 방황할 때 여러분들을 기다리시는 하느님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세상의 성공이 아니라 하느님만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신다”면서 “10년 동안 베타니아를 거쳐 간 이들과 은인들, 후원자들, 베타니아를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1932년 북한 평양에서 설립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6·25전쟁 중 남한으로 내려와 민족 분단의 아픔을 품고 있어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북향민 부모의 자립과 그 자녀들의 안정적 성장을 모두 돕는 것이 베타니아의 설립 목적이다. 이선중 수녀는 미사 후 이어진 기념식 인사말에서 “은인들 덕분으로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어 감사하다”며 “베타니아가 민족화해의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